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
오자와 다카하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미토스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난 남자지만 화장품에 꽤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건 후천적으로 길러진 것인데, 근 6년간을 사귀어온 여자친구가 유난히 민감한 피부를 가지고 있어, 대충 아무거나 찍어바르면 바로 탈이 나버리는 체질의 소유자 이기 때문이다.

아무거나 찍어발라도 아무 이상이 없던 나아무거나 찍어바르면 뒤집어지는 여잘 만나 자연스레 천연화장품이나 천연비누등 자연 화장품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아무거나 찍어바르면 바로 탈이 버리는 여자친구의 피부가 유달리 특이한 것이 아니라 아주 뛰어난 경보체계를 갖추고 있다(?)라는 생각으로 천연덕스럽게 바뀌고 말았다.

왠 화장품에 그렇게나 유해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인지...

주방세제로 설겆이를 끝내고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는 강박같은 것을 갖고 있던 "깔끔떨던 나"는 그동안 주방세제(화장품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는 주방세제의 성분과 같다)를 얼굴에 줄곧 애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건강한 피부막을 강제로 뜯어내고 거기에 고무 라텍스같은 인조피막을 입히는 것이 이른바 명품화장품이 정체였던 것이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는 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을 뒤늦게 책으로 접하고 보니 집안에 있는 모든 화장품들이 때 아닌 전쟁통을 만나 난리가 났다. 조금이라도 오래된 것은 쓰레기 통으로 직행노선을 탔고, 로션이나 크림들은 구두 닦이용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동안 별 관심도 두지 않던 여자친구의 가내 수공업품인 천연 오이 스킨이 아직도 있냐고 넌지시 물어보는 단계에 까지 이르고 말았으니까... 때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高價를 자랑하는 명품 화장품들이 실제로는 그 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겠다.

다만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제품에 대한 성분조사와 소개만이 집중되어 있어서 아쉬웠다.(DHC! 너마저 ㅠㅠ 그동안 얼마나 애용해왔었는데...) 게다가 좋은 화장품이라는 것이 합성 계면 활성제가 안 들어간 것이라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어떤 제품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예시가 부족한 것이 흠이다.

모든 화장품을 일일히 다 손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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