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키노 > 기타 조인트 앨범 14선
한 분야에서 높은 수준에 있는 대가들이 서로 만나 잼을 교환한다는 것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정상(TOP)이 만나 그들만이 가진 깊고 풍부한 감성과 예리한 지성을 잼을 통해 표출함으로서 매니아들에겐 음의 세계의 또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타리스트들의 경우 다른 포지션에 비해 성격적으로 매우 자기주장이 강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명 기타리스트들끼리 만나 조인트 앨범을 낸다는 것은 크나큰 호기심을 줄 수 있다. 혹 협연이라기 보다는 일대 전쟁을 치르는 것은 아닌지 또는 또다른 빼어난 상대 기타리스트와의 협연을 통해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지 등등.
그렇다면 각 장르에서 정상을 달리는 최고의 기타리스트들이 만난 기타 조인트 앨범들은 어떤 것이 있고 또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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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Y BURRELL & JIMMY RAIN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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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버렐과 지미 레이니는 모두 재즈기타의 중요한 영역을 개척했던 인물들이다. 각기 모두 테크니션은 아니었지만 독특한 스윙 필링과 블루노트 프레이즈, 그리고 리듬웍 스타일은 많은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케니 버렐의 경우 독자적인 핑거링 스타일을 지니고 있어 현재까지도 기타 애호가들 및 연주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미 레이니도 지명도는 낮지만 소리없이 자신의 세계를 일군 실력파 중의 하나다. 이들의 기타 앙상블이 상큼하게 빛을 발하는 본작은 피아노의 맬 왈드론, 베이스의 덕 왓킨스, 드럼의 아서 테일러 등도 함께 해 그 매력을 더한다. 워낙 내성적으로 연주를 하기 때문에 언뜻 들으면 밋밋하고 특징이 없어 보일 수도 있겠으나 좀더 구속력을 요하는 감상법으로 접한다면 재즈기타의 다양한 코드웍이나 즉흥연주의 라인 만들기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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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OS SANTANA & JOHN MCLAUGHL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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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러플린과 카를로스 산타나는 모두 인도의 사상과 종교에 심취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각자 자신들의 이름까지 개명해가며 인도의 문명에 깊이 빠진 바 있는데, 이 앨범은 바로 그와같은 종교적 정열이 절정에 다다를 때의 작품이다. 수록곡 가운데에서도 'A Love Supreme'은 맥러플린과 산타나가 서로 주거니받거니하며 빠른 솔로를 펼치는게 인상적이다. 두사람의 연주 이외에 세션맨들의 호화로움도 컬렉터를 흥분시키기에 족하다. 학창시절에 이 음반을 처음 구입했는데 그 당시에는 이것을 구입하면서도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타 테크닉이나 추진력, 집중력 등 모든 점에서 산타나는 존 맥러플린의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 앨범에서는 정말로 의외다. 산타나의 기타가 맥러플린에 조금도 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두 사람의 공통분모인 종교적 열정을 너무 잘 표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적 유대와 음악적 열정이 모두 너무 잘 통하던 사이에서의 한판 잼이라 연주를 들어보면 스파크도 굉장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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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FRIPP & ANDY SUMM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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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프립과 앤디 서머즈라는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두 연주자가 만났다. 전자는 프로그레시브의 세계에서도 극단적으로 앞서가는 실험적 경향을 추구하는 인물이고 후자는 뉴웨이브 그룹에 몸담고 있으며 다소 대중적인 곡을 연주하긴 해도 실험성 강한 코드나 사운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났으니 오죽할까? 전체적으로 텐션 강한 연주가 진행되고 불협화음을 중심으로 낮설고 기이한 느낌을 주는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대학 시절 이 음반을 처음 구입했을 때엔 너무 어려워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음반꽂이에 쌓아두고 있다가 한참이 지나 다시 들어보니 매우 날카롭고 혁신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이 음반이 공개될 시점은 1980년대 초반이다. 이 당시에 이런 사고와 컨셉트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놀랍기 그지없다. 로버트 프립은 이미 킹 크림슨에서 1970년대 말엽부터 이 앨범의 단초가 되는 강렬한 텐션 코드에 대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가지 놀라움을 주는 것은 앤디 서머즈다. 물론 그가 즐겨 구사하는 add9 코드에 대한 애착이 여기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폴리스 시절에서 간간히 들을 수 있던 방식과는 또다르다. 산만한 듯하면서 공격적이며 도전적인 분위기와 낯설음의 미학이 절묘하게 혼재되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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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FRIPP & ANDY SUMM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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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프립과 앤디 서머즈가 두번째로 만났다. 그런만큼 전에 있을 법했던 시행착오도 많이 줄어들고 내용적으로도 더욱 알차야 함에도 충격의 강도나 신선도라는 측면에선 전작에 못 미친다. 물론 기발한 코드웍이나 이질적인 리듬에 대한 탐구, 의표를 찌르는 라인 등은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전작인 [I Advanced-]의 강렬한 임팩트에 비한다면 오히려 점잖아진 듯하다. add9 코드를 이용한 텐션 강한 코드웍과 음들간의 부조화를 즐기는 듯한 냉소적 태도 등은 여전하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앨범은 발상적으로는 매우 원시적인 충동성이 있으면서도 음악적으론 아카데믹하다. '이런 세계의 기타도 있구나'라는 점에서는 결코 실망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이 앨범 공개 몇 년 후 다시 세 번째 조인트를 만들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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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MCLAUGHLIN, AL DI MEOLA, PACO DE LUC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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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들어도 아찔한 3명의 무시무시한 테크니션들이 ‘기타 트리오’라는 이름하에 뭉쳤다. 슈퍼 기타리스트들의 이런 공식적인 만남과 프로젝트 팀으로서의 활약상은 이들이 처음이랄 수 있다. 이 앨범은 화합과 우애의 조인트라기 보다는 치열한 배틀넷에 가깝다. 첫 곡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온통 쏜살같은 애들립들이 난무하며 자 이래도 놀라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전개된다. 일렉트릭도 아닌 어쿠스틱 기타로 이만큼 초인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손힘을 구사하는 경우는 기타사상 전례가 없다. 크게는 플라멩코와 재즈의 이디엄으로 뭉친 트리오지만 애들립 스타일은 무정형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순간적인 느낌을 토해내는 것들이다. 1981년에도 이들은 [Friday Night In San Francisco]라는 실황앨범을 공개하기도 했고 1996년에도 재결성 기타 트리오 앨범을 공개했으나 완성도나 협연의 치열함이라는 관점에서는 단연 이 앨범이 최고다. 앨범 공개 몇 년 후 다시 세 번째 조인트를 만들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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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ERGE BENSON & EARL KLUG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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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벤슨과 얼 클루. 이 둘은 부러움을 살만큼 감미로운 퓨전기타를 연주하며 멜로디 감각 또한 탁월하다. 이 둘이 만났다는 그 자체에서 이미 어느 정도는 음악 스타일이 어떨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섬세하고 투명한 울림과 하모니, 아름답기 그지없는 멜로디, 바로 그런 것들이다. 아늑하고 도시적인 섬세함이 가득한 퓨전기타 듀엣집인 것이다. 나른하지만 날렵하게 달려드는 조지 벤슨과 클래식 기타주법에 기초한 얼 클루의 풍부한 화성의 보이싱이 멋진 앙상블을 이룬다. 하비 메이슨이 쓴 타이틀 곡 'Collaboration'에서 이들은 각자의 스타일을 최대한 발휘하는 가운데에서도 ‘합주’라는 룰을 결코 잊지 않는 프로다운 근성을 여지없이 보인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그런 상큼하고 편안한 작품이다. | |
CHET ATKINS & MARK KNOPFL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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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 기타의 상징적인 존재 쳇 애킨스, 그리고 포크와 컨트리, 락, 재즈 등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을 감성적으로 넘나드는 음유시인적인 연주자 마크 노플러가 만났다. 이 둘의 만남은 이미 그들만이 가진 개성적인 스타일의 교류로 인해 ‘합주’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쳇 애킨스는 마크 노플러의 기타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26살이나 되는 큰 나이차임에도 음악적으론 같은 출발 지점에서 대등한 협연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선배(쳇)는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는 후배가 더욱 적극적으로 연주를 펼칠 수 있도록 한껏 포용력있는 자세를 취하고 후배(마크)는 선배보다 앞서려 하지않고 끝까지 겸허한 자세로 선배의 영역을 충분히 존중하며 자기를 주장하고 있다. 'Poor Boy Blues'와 같은 인스트루멘틀은 물론 'There'll Be Some Changes Made'와 같은 노래에 이르기까지 전곡의 모양새가 그래서 참으로 아름답고 훈훈하다. 이들만큼 일렉트릭 기타를 가지고 내추럴한 맛을 살리는 톤을 구사하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거기에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 프레이징이나 코드 보이싱의 조화, 그리고 멜로디에 충실한 솔로패턴은 많은 젊은 연주자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기타리스트들에겐 과거의 유산처럼 되어버린 감이 있는 핑거피킹의 쓰임은 주목해 볼 만 하다. 수록곡들 대부분은 빌리 히긴스(Billy Higgins)나 돈 깁슨(Don Gibson), 장고 라인하트(Django Reinhardt) 등 전설적인 명인들의 곡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앨범 타이틀 역시 평생 기타에 몰두한 두 장인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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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tt Garsed & T.J. Helmeri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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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 가스드는 팝메틀 밴드 넬슨에서 연주했던 인물이다. 가공할 테크닉을 구사하는 그가 그런 평범한 팝락 밴드에서 활동했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사람을 리치 블랙모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의 연주 어디에서도 리치로부터 받은 영향을 찾아볼 순 없다. 숀 레인과 함께 당대를 대표하는 젊은 테크니션인 그가 T.J. 헬머리치와 만났다. 브렛 가스드가 거의 대부분을 화려한 레가토 주법으로 속주를 구사하는 반면 T.J. 헬머리치는 멜로딕한 어쿠스틱 기타로 현란한 테크닉의 브렛 가스드의 기타를 응수한다. 테크니션의 만남이라고 해 개인기 위주의 인스트루멘틀집이 아닌가 하겠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어떤 기타 인스트루멘틀 앨범보다 멜로디가 빼어나다. 브렛의 레가토 속주도 서정미와 멜로딕한 흐름을 잘 타고 있으며 T.J. 헬머리치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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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tt Garsed & T.J. Helmeri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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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d-]와 그다지 큰 차이점은 없다. 빼어난 테크닉에 기반한 노련한 라인 진행이나 멜로디 감각은 그대로다. 거기에 컨트리락의 전원적인 면과 퓨전락 스타일을 고루 받아들여 더욱 산뜻한 사운드를 구현하고 있다. 이 앨범을 들어보면 T.J. 헬머리치의 코드웍 기법들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은근히 나타나는 팝적인 멜로디들은 오히려 애교로서 받아들여진다. 테크니션들의 만남이 이렇게 앙징스러운 퓨전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앨범이 여실히 보여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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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RY CARLTON & LEE RITENOU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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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평론가들로부터 라이벌 관계로 인식되었던 이들이지만 사실 이들은 서로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 래리 칼튼이 리 릿나워보다 5살이 위다. 나이로 본다면 선배와 후배의 잼인 셈이다. 래리 칼튼이 일렉트릭 기타로 강렬한 락 필링의 퓨전재즈에 능한 반면 리 릿나워는 어쿠스틱 기타로 상큼하고 서정적이며 투명한 퓨전재즈 세계에 솜씨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는 서로가 강렬한 필링을 쏟아내며 솔로잉을 교환한다. 락적인 분위기와 마치 쳇 애킨스-마크 노플러 듀엣을 연상케 하는 영롱하고 아름다운 멜로딕 재즈에 이르는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크루세이더스(Crusaders) 때부터 래리 칼튼을 들어온 사람들이라면 이 둘의 조인트중 래리의 기타가 좀더 튀지 않을까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선입관일 뿐이다. 정말로 부드러운 연주가 무엇이고 멜로디컬한 하지만 기대 수준 이상의 퓨전기타의 세계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처음 이 앨범이 나왔을 때 너무 연주가 좋아 약 반년 정도를 계속 이것만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부드러움과 은유적인 것의 미학, 하지만 높은 수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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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 HOWE & RICHIE KOTZ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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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lt(Shrapnel, 19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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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좀 쳤다는 사람들이라면 1990년대 초반 이 두사람의 연주를 열심히 연습했었을 것이다. 둘다 테크닉에 있어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친구들이지만 엄밀하게 따진다면 그렉 하우가 한수 위에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리듬이나 리드 솔로잉, 아이템의 신선도, 창작력 등 모든 면에서 리치 코젠이 그렉 하우의 적수가 될 순 없다. 그 때문에 이 둘이 만나 조인트를 했다는 것은 그다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물론 대중적 인기도로 따진다면 그렉은 리치를 따라갈 수 없다. 어쨌든 둘은 만났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술적인 차이와 추구하는 음악적 성향 등 여러모로 편차가 커 만족스러운 앨범이 되진 못했다. 별다른 변화가 없이 속주 프레이즈를 구사하는 리치에 비해 그렉의 그것은 보다 다양하고 화려하다. 하지만 한사람이 잘한다고 해서 조인트 앨범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협연의 생기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공허한 테크닉의 난무와 종결없는 라인의 반복 뿐이다. 명색이 기타 인스트루멘틀리즘을 외치는 최고의 기타 전문 레이블인 Shrapnel 쪽에서 나온 수많은 기타 명반들에 비한다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빗나간 기획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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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SCOFIELD & PAT METHEN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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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존 스코필드와 팻 메쓰니라는 재즈계의 거목이 최초로 만나 레코딩을 했다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만나 레코딩을 하게되면 경쟁적인 연주공간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존과 팻은 잼 세션의 우선순위를 부드럽고 자연스런 ‘조화’에 두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건 물론 양자의 깊은 우정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정없이 목적적인 만남에 의한 잼이었다면 둘의 강한 개성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리라. 수록곡들은 두 기타리스트가 가진 강점들이 요소요소에서 최대한 발휘되어 존과 팻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어떤게 존의 연주이고 또 팻의 연주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존은 재즈계 최고의 모드 메이커답게 변화무쌍하다는 표현이 맞을만큼 탁월한 라인을 진행하며 팻은 서정적이며 감성적인 연주자답게 음을 시적으로 노련하게 배열한다. 누가 들어도 둘의 연주인지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The Road One'이다. 연주자들이라면 아마츄어나 프로 할 것 없이 모두 이 음반에서 얻을수 있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수확은 ‘라인 만들기’이다. 가히 ‘영감의 천재’들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악상과 애들립 배열은 탁월하다. 'You Speak My Language', 'Everybody's Party', 'I Can See Your House From Here' 등의 곡들에서의 라인전개는 특히 훌륭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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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 SATRIANI, STEVE VAI, ERIC JOHN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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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3(Epic, 1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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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락 기타리스트가 셋이나 모여 함께 잼을 하고 음반을 내며, 투어를 한 경우는 일찍이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재즈계에서 맥러플린-디 메올라-드루치아 등이 있었으나 그것은 어쿠스틱 기타의 향연이었다. 그런 점에서 G3는 일렉트릭 락 기타사의 엄청난 사건이다. 워낙 세계 최고의 슈퍼 기타리스트들인 만큼 한 곡만 들어봐도 각 연주자의 특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왼손을 중심으로 유려한 레가토 프레이즈를 쏟아내는 조 새트리아니, 맑고 영롱한 톤으로 섬세하고 물방울 튀는 듯한 재즈적이고 멜로디컬한 그리고 블루지한 프레이즈를 펼치는 에릭 존슨, 태핑과 얼터네이트 피킹, 아밍 등을 종합적으로 사용하며 색채적인 솔로잉을 구사하는 스티브 바이 등 이 세 명은 블루스라는 락 기타의 공통분모이자 출발 공식이기도 한 곳에 둥지를 틀고 잼을 벌인다. 누가 더 잘한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런 잼 플레이다. 실력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팽팽한 주거니 받거니지만 연출력이랄지 또는 좌중을 리드한다는 의미에서는 조 새트리아니에게 그 무게 중심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이 앨범이 등장하기 전 먼저 공개된 비디오 테입을 미국 취재 중에 재빨리 구해 본적이 있었는데 공연장에서 세 기타리스트가 잼을 할 때 조 새트리아니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번엔 내 차례다라고 알려 준다든지 아니면 같은 테마를 한번 더 돌리자 라든지 하는 등 조 새트리아니가 연주 전반을 리드하고 있었다. 이 앨범의 구성은 각자 자신들의 대표곡 3곡이 먼저 실려 있고, 이어서 프레디 킹의 'Going Down', 프랭크 자파의 'My Guitar Wants To Kill Your Mama', 지미 헨드릭스의 고전 'Red House' 등을 함께 모여 잼을 벌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티브 바이의 경우 국내에서는 그동안 헤비메틀 기타리스트 또는 테크닉을 앞세우는 연주자로 인식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겠지만 이 앨범을 들어보면 그가 블루스 역시 탁월하게 연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엄청난 세 명의 슈퍼 중의 슈퍼기타리스트들이 모인 프로젝트 이름치고는 G3라는 명칭은 너무 점잖고 평이하게만 들린다. 좀더 ‘삼빡’한 이름이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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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 KING & ERIC CLAPT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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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자켓을 보면 에릭 클랩튼이 운전석에 있고 B.B. 킹이 차의 가장 좋은 자리인 상석 즉 뒷자리에 있다. 파트너십이라는 개념 하에서의 조인트앨범이었다면 B.B. 킹은 에릭의 옆 자리 즉 조수석에 탔어야 할 것이다. 누가 봐도 이 사진에서는 에릭 클랩튼이 B.B. 킹을 ‘모시는’ 느낌을 받는다. 첫 곡에서 두 번째 곡까지만 들어도 온통 B.B. 킹 분위기 일색이다. 조인트 앨범이라기 보다는 B.B. 킹의 앨범에 에릭 클랩튼이 게스트로 맹활약을 한 정도의 성격이 짙게만 들린다. 워낙 에릭 클랩튼이 존경하고 좋아하고 또 자신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노대가가 B.B. 킹이라 그에 대한 존경심이 과도한 나머지 이 앨범이 ‘조인트’라는 것을 잠시 망각한 듯하게 들렸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Three O'clock Blues'에서부턴 상황이 전혀 다르게 변해간다. 비로소 B.B. 킹과 에릭 클랩튼이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만나고 있는 것이다. 전성기 때에 비해 이제 약간은 어눌한 B.B. 킹, 반면에 이제 물이 오를대로 오른 블루스를 연주하는 에릭 클랩튼이 블루스의 진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연출해낸다. 블루스 기타가 왼손의 승리라면 이 앨범은 한마디로 블루스 핑거링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기타 연주는 정말로 ‘죽인다’ 이보다 더 죽일수 있는 블루스 기타앨범은 아마도 당분간은 나오기 힘들 정도일 거라는 생각마저 든다. 한편으로 이 조인트 앨범은 펜더와 깁슨의 한판 치열한 접전이기도 하며 싱글코일과 험버커의 특성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 후배인 에릭 클랩튼이 B.B. 킹에게 “한수 부탁합니다”라는 식의 깍듯한 예의와 존경심을 갖고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블루스의 짙은 인간미와 선후배 사이의 교감이 잘 살아나는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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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 [Hot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