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자신이 이 과정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written by Nietzsche

 

인터넷을 통하여 촛불시위 과잉진압 동영상을 봤다.

동영상의 전부가 진실은 분명 아닐 것이겠지만,

시위대가 먼저 선동을 했든, 아님 진압대가 먼저 폭력을 휘둘렀든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은 공권력이란 탈을 쓴 잔혹한 폭력을 목격했다.

 

군화발에 짓밟힌 한 명의 여성의 모습에서

난 무력감과 타오르는 증오를 느겼다.

 

보수적인 언론의 사설을 무기로 언제나 나와 입씨름을 하시던

아버지도 요즘엔 별다른 말씀을 안하신다.

아버지도 느끼셨을 것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아버지가 그토록 옹호하시던 그들의 "당"과 정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촛불시위를 지켜보면서

폭력에 대해 비폭력으로 저항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촛불시위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우려가 든다

 

우리에겐 무도한 폭력에 응해 똑같은 폭력으로 그것을 응징한 경험이 거의 없다

아래로부터의 저항은 줄곧 기득권층이나 외세에 의해 진압되었고, 묵살되어왔다

그런 경험이 우리의 역사에는 수도 없이 많다.

성공한 혁명은 언제나 폭력이 함께 있어왔다. 그것이 전혀 옳지 않은 방법이었다해도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폭력에는 폭력으로!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게밈이론에서도 이런 Tic for Tat 전략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서 난 보복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다.

그런 무력감이 언젠가 절망감으로 바뀌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보복하지 않는 무력감은 <선>으로 바뀝니다

불안한 천박함은 <겸허>로 바뀝니다.

증오하는 사람들에게 복종하는 것은 <순종>으로

약자의 비공격성, 약자가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비겁함 자체

그가 문 앞에 서서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하는 것은 여기에서 <인내>

라는 미명이 되고, 또 저 미덕으로 불립니다.

복수할 수 없는 것이 복수하고자 하지 않는 것으로 불리고,

심지어 <용서>라고 불리기 까지 할 것입니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 중에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8-06-02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6-02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