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가끔 영화를 보다보면 인간의 모든 문제는 선택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같은 텍스트를 보더라도 다 각기 다른 것에 꽂히게 되는 것은 그것이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다라는 것은 바로 선택이다."

 

라는 절대명제가 나에게 유난히 힘을 발하는 것도 영화를 볼 때인 것 같다.

 

폴 베타니가 나오는 갱스터 넘버원을 볼 때도 난 그러했다.

난 텍스트에 집중하지 않고 오로지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복식에 관심을 맞추고 있었다.

그가 조직의 수장이자 갱스터들의 KING으로 묘사되는 프레디(데이빗 듈리스)를 묘사할 때처럼

 

"제기랄,, 구두를 좀 봐! 최고급 이탈리언 수제화로군. 보나마나 슈트도 최고급이겠지."

 

그리고 야심에 불타는 보잘것없는 건달이었던 베타니의 시선은

탐욕스런 눈빛으로 조직의 보스의 옷차림을 내리훑으며 지나간다.

그 시선의 종착점은 진주로 장식된 커프스링크와 넥타이 핀.

덩달아 보스를 향한 그의 끝없는 질투와 분노는 그 시선의 종착점인 넥타이 핀과 더불어 극대화되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내내 나의 눈도 베타니의 시선과 맞물려 돌아갔다

확실히 확인해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새빌로우의 맞춤양복일 것이 분명한

브리티시 슈트의 최고봉을 보는 것만으로도 질투가 났다. 머릿속으로 몇가지 계산이 지나갔고,,,




 


 

아마도 슈트 한벌만으로도 2만유로는 족히 나가야겠지. 헌츠먼앤서스같은 곳에 가서 맞춘다면 말야

스테파노 베멜이나 실바노 라탄지 같은

이탈리아 아르티자노(장인)에게 구두를 맞춘다면 250에서 300정도는 가볍게 넘어서겠지.

 

젠장 탐난다. 제길!

 

진주로 장식된 자신의 이름 첫 글자가 새겨지 커프스링크와 넥타이 핀은 또 얼마나 멋지던지...

 

갱스터 넘버원! 영화 그 자체로는 무지 좋았지만. 영화를 보는내내 마주쳐야만 했던

나의 속물적인 탐욕과의 싸움이 더욱 힘들었던 영화로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근데 왜 영화마다 갱스터들이 이리 멋지게 나와선 안되지 않을까?

대부의 꼴레오네는 얼마나 멋졌냐 말이야?

갱스터들이 정말 찌질하게 나오는 영화가 보고싶다.

진짜 무식한데다 입에 욕을 걸쭉하게 담고 살고, 매너는 개황인데다

무지 촌스러운 그런 갱스터가 나와야 사회순화가 좀 되지 않을까...

 

갱스터들이 멋지게 나오는 영화는 이제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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