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라, 그는 죽지도 않았고, 잠들지도 않았다-----

그는 삶의 꿈으로부터 깨어났을 뿐----

폭풍우치는 환영 속에서 길 잃은 자는 바로 우리.

유령들과 무익한 싸움만 지속하며

미친 듯한 황홀경 속에서 우리 영혼의 칼날로

베어지지 않는 공허를 내리친다.---<우리>는 썩는다

마치 납골당의 시체들처럼. 공포와 슬픔이

날이면 날마다 우리를 비틀고 우리를 소모시킨다.

그리고 싸늘한 희망들이 우리들 살아있는 육신의 진흙속에서

벌레들처럼 우글거린다.


셸리의 Adonais의 한 구절을 읽다 입술을 깨물어 버렸다. 비릿한 피맛이 났다.


이건 좋지 않다. 아주 좋지 않다.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질병과도 같다. 이 시는! 이 시는 나를 병들게 한다.


병들어 아프지 않기 위해 난 황급히 운동을 시작한다. 매달린다. 철봉에

그리고 당긴다. 하나 둘, 셋....

승모근과 활배근은 아직 당길 힘이 남아있다.

하지만 허약해진 팔이 날 지탱할 수 없다.


어느새 난 약해져 버린 것이다.


예전엔 16-20개 가량이나 했었는데 이젠 고작 8개에도 바들거리는 내 몸이 싫다.

약해져서 너무나도 약해져서, 치기어린 사내의 글귀에도 흔들거리는 것이다.

강해져야 한다.


서서히 스는 세상의 녹으로부터 나를 지켜야 한다. 기름칠을 해야 해.

바로 지금부터!

입안에서 퍼지는 비릿한 피맛이 투쟁에의 결의를 다지게 한다.


강해질꺼다. 나는!


모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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