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 토토는 동화가 좋아 10
김화요 지음, 김수영 그림 / 토토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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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김화요, 토토북)
-스포일러 주의

김화요 작가님은 5학년 1학기 도덕 1단원 수업을 하며 알게 되었다. 김화요 작가님이 쓰신 [내가 모르는 사이에]라는 책으로 도덕 수업을 했는데 아이들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다. 4학년 도덕에서 김화요 작가님 책으로 수업하셨다는 다른 선생님 말을 듣고 더 관심이 가게 된 차에, 토토북에서 서평단 신청 이벤트를 하고 있어 냉큼 신청했고 감사하게 선정이 되었다([내가 모르는 사이에]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에게 이 책도 깨알홍보를 했다. 아이들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후속작이냐며 관심을 많이 보였다.).

토토북에서 서평단 신청을 받을 때,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최악의 하루로 시작해도 최고의 하루가 된 이야기로 끝맺고 싶었다는 작가님 인터뷰를 보았다. 아, 여기 등장하는 아이가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가 최고의 하루를 맞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린이 서평단의 추천사도 살짝 봤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면 다른 세계로 가게 된다고 해서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궁금했다.

주인공 이름은 내 이름하고 비슷했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들으면 항상 ‘은하‘로 기억해서 일부러 내 이름을 더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어릴 때는 귀찮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귀찮게만 생각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은하의 최악의 하루는 등굣길에 넘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은 까져서 피가 철철 나고, 새 휴대폰은 작동되지 않는다. 급기야 단짝 친구와 싸우기까지 했는데, 선생님은 하교 직전에 가족과 관련된 글쓰기를 해오라는 숙제를 주시지, 친구와는 화해도 안 했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오지라퍼(?) 아주머니를 만났지, 집에 도착해서 엄마가 일찍 왔다고 좋아했더니 엄마한테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지, 4학년짜리 여자 아이한테는 버겁기만 한 하루다. 와, 나는 이렇게까지 소소한 일들이 제멋대로인 날은 없었는데, 4학년이 감당하기 너무 힘들었겠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은하는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급하게 탄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갇힌다(이제 하다하다 엘리베이터까지.). 비상벨을 눌렀는데 이상한 세계가 펼쳐진다. 엘리베이터가 가득한 세계로. 여기까지 봤을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과자 엘리베이터를 소개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이 많은 엘리베이터 세상은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를 떠올리게 했다. 작가님이 그 책에서 영감을 받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은하는 어떤 엘리베이터를 탈지 고르는 과정 중에 최악의 하루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들은 ‘기억 엘리베이터‘를 탄다. 은하는 세 개의 기억 세계로 여행한다. 뱃속에 있을 때, 1학년 학부모 참관수업 날, 여섯 살 생일날. 그리고 부모님이 은하에게 말해주지 않았던 비밀을 알게 된다. 그게 참 슬펐다. 때로 어떤 비밀은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는데, 은하가 이 비밀들을 알게 된 게 약이었을 수 있고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과연 좋은 점만 있었을까 싶어서. 때로는 부모님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싶은 때가 있는 덜 큰 어른이라 나도 잘 모르겠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을 마주할 때마다 세월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에 계속 모른 척하고 싶다.

🏷잊고 싶은 기억 속에는 내가 모르는 비밀 한 조각이 숨겨져 있었다.
˝엄마...˝
나는 가만히 엄마를 불러 보았다. 뒷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엄마에 대해 내가 잘못 알고 있는 조각들은 얼마나 될까? 놓치고 만 순간들은 얼마나 될까?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어쩌면 늘 나를..., 아니, 분명히 나를...(67쪽)

엄마를 원망하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나도 엄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조각들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엄마의 사정을 알았다면, 엄마를 더 이해할 수 있었을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오해들을 쌓으면서 사정을 말하지 않는 게, 참 모순적인 사랑의 모습이랄까.

🏷˝내가 보이지 않아도 나는 너를 보고 있을 거란다.˝
그 말을 하는 아빠의 눈빛이 너무나도 정확하게 내 눈에 머물렀다. 나는 마른침을 삼겼다.
˝응? 그게 무슨 말인데?˝
여섯 살의 내가 천진하게 묻자 아빠가 빙긋 웃었다.
˝네가 있는 모든 순간에 전부 내가 있을 거라는 얘기야. 그러니까 말이지....˝
아, 항상 그리웠던 목소리가 나를 어루만졌다.
˝잊어도 괜찮아.˝
참았던 눈물이 왈칵 흘러나왔다.
˝정말로 괜찮아, 은하야.˝(81쪽)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사랑하는 이들에게서 잊혀질까봐인 이유도 있지 않나. 그런데 잊어도 괜찮다니. 너무 슬펐다. 기억은 내게 어떤 의미이기에 이토록 슬펐던 걸까.

내가 수업하고 있는 아이들 중엔 은하처럼 어릴 때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신 아이가 있다. 이 아이에게 이 책이 어떨지 잘 모르겠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한 아이에게,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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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오! - 바다 생물의 집이 된 항공 모함 환경 그림책 고래와 펭귄 1
제시카 스티머 지음, 고디 라이트 그림, 박규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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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오!](제시카 스티머/고디 라이트 그림/박규리 옮김, 위즈덤하우스)
-부제: 바다 생물의 집이 된 항공 모함

이 책은 어른인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인간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책이다. 환경 문제의 문제성만을 꼬집는 책이 아닌, 환경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책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항공 모함인 ‘마이티 오‘의 본디 이름은 오리스카니였다. 6.25에도 참전했던 이 항공 모함은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하다가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되었다. 바로 바다 생물들의 인공 어초가 되어주는 것. 산호초가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에, 바다 생물들의 집이 되어 바다 생태계를 보전해 주는 것.

처음에는 항공 모함을 바다 밑으로 가라 앉히는 게 탐탁치 않게 여겨졌다. 또 하나의 쓰레기를 바다에 투척하는 게 아닌가 하고.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내가 너무 몰랐다는 것을 알았다. 마이티 오를 그냥 가라앉히는 게 아니었다. 기름과 연료를 제거하고, 갑판의 구리를 뜯어 내고, 내부 장식도 뜯고, 페인트도 벗기고, 할 수 있는 한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한 후에 바닷속으로 보내는 거였다.

바다로 가라앉힐 때도 그냥 가라앉히지 않았다. 배가 기울어지지 않도록 폭탄을 설치한다. 배를 가라앉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공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사후에도 계속 살펴보는 일을 했다. 배는 잘 가라앉았는지, 바다 생물들이 잘 정착하고 있는지, 마이티 오에 남아 있는 독성 물질들이 바다 생물에게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그림책 뒷부분에 산호초와 마이티 오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실려 있다. 그리고 활동책은 2학년 학생들이 [마이티 오!]를 읽고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지와 설명이 실려 있다.-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활동책을 통해 산호와 산호초를 구분한다는 것, 우리나라에도 인공 어초가 있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사천시 앞바다, 울진 앞바다, 강릉 앞바다에 인공 어초가 있다고 한다!

어차피 환경은 파괴되어가고 있고,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하고, 현대 우리가 사는 시대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보다는(이것도 중요하지만) 해결책에 초점을 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즈덤하우스 ‘나는 교사다 4기‘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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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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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조우리, 창비)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대상작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곱셈구구를 떠올렸다. 곱셈과 관련 있는 성장 이야기일까, 했는데 아니었다. 4X4의 빙고판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였다. (가제본이긴 하지만) 표지를 조금 더 유심히 봤어야 했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장소는 병원이다. 병원에서 지내는 아이를 보니 십수 년 전에 내가 맡았던 아이가 생각났다. 평생 교직에 있어도 한 번 볼까말까한, 병원학교 출석률을 볼 수 있었던 아이, 마음속에 짐처럼 남아 있는 아이. 주인공 아이들이 짠해졌다. 얼마나 학교에 가고 싶을까. 그때는 내 힘듦 때문에 그 아이의 아픔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 다시 본다면 그 아픔을 잘 보듬을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할 수 없다.

제갈호가 병원에 누워서 볼 수 있는 건 천장뿐이다. 천장 패널을 4X4 빙고판으로 만들어 이것 저것 무늬 만들기 놀이를 하는 게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 도서관이 생겼다. 천장을 보는 것보다야 책을 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호는 만화책부터 빌리기 시작해서 영역을 넓혀 간다. 그러다 우연히 책 맨 뒷장에 그려진 강아지 그림을 발견한다. 그리고 몇 권의 책에 그 강아지 그림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강아지 그림의 주인과 포스트잇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정을 키워간다. 우연찮게 아이들은 패널로 빙고판을 만드는 공통점이 있었다. 제갈호(가로)와 새롬(세로)이는 가로 세로 패널을 서로에 대한 빙고판으로 완성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4X4의 세계다.

호는 새롬이를 만나며 상태가 호전되지만, 새롬이는 그렇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바라기는 새롬이도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채 꽃 피우지 못한 아이들이 아픈 건 너무 마음 아픈 일이다.

가로와 세로가 만나게 된 [클로디아의 비밀] 책에 가로와 세로의 비밀이 있을지 궁금하다.

🔎[4X4의 세계]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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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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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서머싯 몸/황소연 옮김, 민음사)
-고질독 41기 1st.

📚질문 만들기
1. 비교하나요?
2. 키티는 왜 페인을 거절하지 않았을까?
3. 언제 갑자기 달라지나요?
4. 사랑해서 감수하는 것은?
5. 뒤늦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6. 월터는 키티를 왜 데려온 걸까?
7. 복수하겠다는 심리
8. 스스로 무가치하다고 생각한 적 있나요?
9. 상상력을 일깨우고 영혼을 되찾는 일?
10.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른다는 걸 알았을 때?
11. 스스로 고문하고 있지는 않나요?
12. 의무를 사랑하나요?
13. 키티는 왜 거지를 계속 떠올렸을까?
14. 무엇을 얻고 싶나요?

📚독서모임
🔑소감
첫 장면이 너무 강렬했다. 월터의 반전 매력도 흥미롭게 봤다. 키티의 성장이 놀라웠다.

🔑‘베일‘의 의미
속마음, 성향인 것 같다고 답했다.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라고 말한 분이 있었다. 이 말을 듣고 ‘페르조나와 비슷할까?‘ 하고 생각했다.
‘가리고 있다‘는 베일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내가 아는 부분을 가릴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부분을 가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인물 탐구
📌월터: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자신 속으로만 들어간 사람.
월터는 키티를 선택했으나 키티가 외도를 하고, 키티와 함께 메이탄푸에 가서 키티가 죽기를 바랐으나 키티는 수녀들과 만나며 내적 성장이 일어난다. 메이탄푸에 간 걸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살을 선택한 걸 보면 스스로에게 기준이 높았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오만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 선택은 흠이 없어야 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슈퍼 토끼]의 재빨라 같기도 하다.
📌찰스: 겉만 번지르르하고 뻔뻔한 사람.
정치꾼의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다. 키티를 유혹하고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키티가 멍청하기도 했지만), 월터를 깎아내렸다. 자기 기준에서 이익이 될 만한 것만 취하려 들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 같았다.
📌워딩턴: 삶의 방향을 알고 유쾌하게 살아내는 사람.
이 사람이 한 줄 정리가 어려웠다. ‘삶을 유쾌하게 살아내면서, 눈치가 빠르고 책임감도 강하고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고 답했는데, 마음에 드는 정리는 아니었다. 마음에 안 드는 정리지만 저 정도로 마무리.
📌키티: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깨닫고 성장해 가는 인물. 인생의 베일을 벗겨낸 인물.
키티는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다. 내면의 문제를 찾고 마지막에는 아버지와 화해하기에 이른다.

🔑죽은 거지를 보거나 회상하는 장면 & 월터의 유언 ˝죽은 건 개였어.˝
키티는 죽은 거지를 두 번 본다. 워딩턴과 함께 아치문에 가는 길에, 그리고 아치문에서 숙소로 돌아올 때. 갈 때는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고, 올 때는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한다.
이후로 월터가 키티에게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 묻는 장면에서도 죽은 거지를 떠올린다. 키티가 겪은 일들이 자신을 변화시켰고, 거짓말이 무가치한 것이라고 깨달았을 때였다.
두 번째는 워딩턴과의 대화였다(66장. 이 부분을 계속 꼼꼼하게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월터를 땅에 묻은 후에도 거지를 떠올린 것 같았다. 거지가 두려웠던 건 인간처럼 보이지 않아서였다고. 키티는 월터도 멈춘 기계라는 표현을 썼다. 이 대화의 끝에, 키티는 워딩턴에게 ˝죽은 건 개였어.˝의 의미를 묻는다. 워딩턴은 골드스미스 애가(개가 남자를 물었으나, 남자는 살고 개는 죽어버린 이야기)에 나오는 구절이라는 것을 말한다. 월터는 자신을 개로, 키티를 남자로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이 키티를 메이탄푸로 데려왔으나, 결국 죽는 건 월터였음을 암시하는 문장이었던 것 같다.
세 번째는 찰스와의 대화였다. 찰스가 키티에게 칵테일을 권하며 ˝메이탄푸엔 이런 거 없지?˝ 하고 물었을 때였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했던 것 같고, 까뮈의 부조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자신을 용서하는 것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는 것이겠다. 그런 면에서 월터의 오만함과는 대비되는 겸손함이 요구된다.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므로.
윤주님은 밑바닥의 베일까지 벗겨내는 것이라고 하셨다.

🔑합리화 vs. 수용
똑같은 말인데, 키티가 월터에게 말했던 장면은 수용인 것 같고, 찰스가 키티에게 말했던 장면은 합리화인 것 같다는 힐링튜터님의 질문으로 시작된 내용이다. 이 질문 받을 때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게, 이 장면을 합리화와 수용으로 해석하지 않아서였다. 이 부분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책 제목 바꾸기: 인생의 ( )
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종이에 끄적거리기는 했다. 그래프, 선물, 상자라고 적어두었다. 자신의 베일을 벗기는 게 선물 상자를 푸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적었다. 그러나 제일 처음 떠오른 건 마트료시카였다.

🔑2025, 나의 다짐은?
이 책을 생각하면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겠고, 개인적으로는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기본이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것 같아서. 매일 매일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요즘 더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억압으로 성실하게 지내왔는데, 요즘은 억압하고 싶지 않아서 풀어두었더니 얼마나 기본이 없었는지를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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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토끼 + 슈퍼 거북 세트 - 전2권 (리커버) 그림책이 참 좋아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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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토끼](유설화, 책읽는 곰) + [슈퍼 거북](유설화, 책 읽는 곰)
-크공 4기 3rd.
-재독

📌줌 모임 전 생각
📖[슈퍼 토끼]
🤔가장 빨리 달린다는 자부심을 갖고 살다가, 경기 한 방에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다.
‘내가 제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고, 그 경기 한 번에 도시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치중한다는 뜻인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그 경기를 기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달리기의 ‘달‘자만 들어도 힘들어하고, 달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결국 못 달리는 자신을 견딜 수 없어서 극단적 선택을 한다.
의도하지 않게 달리기를 하면서, 달리기에서 1등하는 것보다 달리기 자체만으로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된다.

📖[슈퍼 거북]
🤔경기에서 이기고, 다른 사람의 말에 따라 빨리 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연습한다. 얼마나 연습했으면 두 번째 경기에서 재빨라보다 빨리 달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재빨라에게 지면서 잘 달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사라지고 행복해졌다.

빨랐던 사람이 느려지기 쉬울까, 느렸던 사람이 빨라지기 쉬울까.

개인적으로는 슈퍼 토끼보다 슈퍼 거북에게 더 마음이 갔다. 빨랐던 사람이 느려지는 것보다, 느렸던 사람이 빨라지는 게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슈퍼 토끼는 슈퍼 거북과 달리 다른 사람이 한 말에 상처를 받은 게 아니라, 스스로 분에 못 이겨서 달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거라고 생각했다. 멘탈 관리를 했어야 했다.

📌줌 모임
📚슬픔의 수용 5단계
재빨라는 자신이 꾸물이한테 졌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어서 극단적으로까지 자신을 몰아갔다. 자기 수용이 없었다. 점점 자신의 생각이 부정적으로 확장되었고, 경기 한 번에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 정도로 자기 관리, 멘탈 관리를 하지 않았다.
사실, 이런 재빨라의 모습은 내 모습과 너무 닮아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반주를 30년이나 했는데 틀리게 치면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때가 여전히 있다. 그리고 자기 관리를 잘하려고 노력한다. 전날 일찍 자거나, 연습을 충분히 하거나, 이런 자기 관리가 없으면 반주에서 틀리는 건 당연해지는 거다. 그리고 틀렸을 때는 빨리 멘탈 관리를 해야 한다. 아니면 연이어 틀리게 되니까. 30년 쳐도 자기 관리와 멘탈 관리는 꾸준히 해야 한다.

📚안 달리겠다고 마음 먹는 재빨라
늘 1등만 했는데 못할 것 같으면 하지 말자, 이제 와서 잘 달리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달리기의 ‘달‘자에도 반응하는 자신이 싫어서 안 달리겠다고 마음 먹은 것 아닐까.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안 달리기 위해 느리게 사는 방법을 체화할 힘으로 자신의 마음을 회복시키는 데 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달리기 대회의 슈퍼 너구리
처음에는 진지했던 너구리의 표정이, 뒷장에서는 흐뭇한 미소로 바뀐다. 처음에는 ‘니가 안 뛰면 내가 잘 뛰어서 슈퍼 너구리가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재빨라가 빨리 달리는 모습을 보고 슈퍼 토끼의 팬으로써 안심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슈퍼 토끼의 팬이었던 너구리가 재빨라에게 직접 응원의 말을 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구리 같은 재빨라 팬이 몇 명만 있었더라도 그렇게 멘탈이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 같다.
경기 한 번에 사람들의 반응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지는 것도 희화적이었다.

📚너구리가 들고 있었던 ‘느림보 거북‘ 팻말
너구리는 토끼가 이겼을 때도 ‘느림보 거북‘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 왜일까? ‘슈퍼 토끼‘라는 팻말을 들었어도 됐을 텐데.
너구리가 슈퍼 거북을 계속 따라다니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다. 슈퍼 토끼의 팬이면 토끼를 따라다니면서 응원해야 하는 것 아닐까? 왜 거북이를 따라다녔을까? 멘탈을 흔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삶의 속도를 받아들이는 것: 성내기, 듣기, 말하기
다른 사람의 삶의 속도를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저학년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주어진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주어진 시간 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조급해진다. 특히 마지막 시간이 그렇다. 주어진 시간 내에 해결을 못해서 늦게 하교하면 민원이 들어올 것 같다는 부담감이 있다. 요즘은 그 다음날까지 시키거나, 30분 내로 끝낼 수 있을 것 같으면 다 하고 가라고 한다.
아이가 어린이집 가야 하는데 꾸물꾸물거리고 있으면 화가 날 때가 있다. 어린아이의 속도는 어른이 정하면 따라오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성향인지 아닌지 구분이 필요한 것 같다. 게으름인지 느린 속도인지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모임에서는 말하지 않았는데,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것도 삶의 속도를 받아들이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조금 더 인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통점을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생기는 게 싫어하는 것 같다. 민원이 들어와서 학부모와의 관계가 틀어질 것 같은 두려움, 늦게 챙겨서 어린이집 기사 집사님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에 대한 불편함, 여러 번 말을 해야 듣는 습관을 내가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다음 학년 선생님이 불편해하고 내가 비난받을 것 같다는 두려움. 적다 보니까 깨달은 게, 내가 비난받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큰 것 같다. 이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학교의 불편한 상황이나, 공정하지 못하게 대하는 것 같은 사람의 말을 함부로 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속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마음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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