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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상자 - 하나님의 산 역사 ㅣ 갈대상자
김영애 지음 / 두란노 / 2004년 4월
평점 :
한 마디로, 감동이었다. 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왜 그리도 고난이 많은지. 김영길 총장님은 '하나님 앞에서'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분이셨다. '사람 앞에서' 행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행하셨다. 난 '하나님 앞에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사람 앞에서' 사는 거였고.
지난 5월, 한동대를 찾았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함이었지만, 그 학교를 돌아보는 내내 그 학교만의 문화에 빠졌다. 그 학교만의 색깔이 있었다. 그때는 한동대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방문했더라면, 감동이 더 진했을 텐데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학교의 행정적, 금전적 문제가 얼마나 극심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한동대가 그렇게나 어려웠는지 몰랐다. 1995년에 개교했으면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인데, 나는 그때 한동대가 있는지도 몰랐다. 단지 뉴스에서 한동대 총장이 구속되었다고 떴기 때문에 '아, 한동대라는 곳이 있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어 한동대가 기독교 대학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총장님이 뭘 잘못해서 감옥에 가는 거지?' 라고 생각은 했으나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고 넘어갔다. 그후에 스승의 날에 학생들이 감옥에 있는 총장님을 찾았다는 뉴스를 어렴풋이 들은 기억이 난다. 잘 몰랐던 그 사건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날마다 학교의 돈 문제에 시달리는 사모님의 마음을 읽으며 나는 정말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 나 역시나 어려운 시절을 지내왔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던 탓이다. 해도 해도 너무 했다. 하나님은 정말이지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을 누리게(?) 하셨다.
하나님의 학교에는 제물이 필요했다. 김영길 총장님과 김영애 사모님을 비롯한 교수님들과 학교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고난도 부족해서 95학번 사람들을 두 명이나 데리고 가시고.. 거기에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이들이 당할 수 있는 고난이 어디까지인가 생각했다. 애매한 고난에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설 수 있다는 것,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감동이다.
또 하나,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학원에 대해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그동안 고민하고 있던 문제에서 이제 자유로워진 것 같다.
정직함, 성실함.. 예전에는 정말 잘 지키려 노력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무너졌고.. 그 무너짐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엘리야처럼 슈퍼맨컴플렉스에 빠져서 그냥 평범한 사람들처럼 지내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 총장님과 한동대 초기 멤버들은 큰 도전을 주었다. 무너지기 쉬운 학교라는 현장에서 그분께 지혜를 구하며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