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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설국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18년 11월
평점 :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유숙자 옮김, 민음사)
-고질독 32기
📚소감
작가가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묶은 책이라 그런지,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있는 책이 아니었다. 일본 문화가 잘 드러나는 책이라서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모래의 여자]도 많이 생각났다. 시대적 배경이 그런 것이라고 이해하려 애썼는데 남녀간의 관계나 감정이 특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배경 묘사가 탁월한 책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배경 묘사가 탁월한 책을 읽기 어려워해서 힘든 책이기도 했다. 기승전결이 없어서 그랬는지, 배경 묘사가 탁월해서 그랬는지 집중이 쉽게 흐트러졌다.
‘눈‘이라는 소재는 죽음과 관련짓기 쉬운 걸까. 막상스 페르민의 [눈]도,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설국]도 죽음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눈‘을 소재로 삼는 이 책들은 하나같이 비밀스럽다. 막상스 페르민의 [눈]은 ‘하이쿠‘ 같은 느낌이라 덜하긴 했지만, 나머지 두 소설은 눈속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 이해하려 애썼지만, 나는 문학적 감수성이 낮아서인지 어떤 부분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신랑한테 이 이야기를 하니, ˝상 받는 작품은 대중성이 없어.˝라고. 맞는 말 같았다. 메디치 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도 이 책 마냥 참 어려웠던 걸 보면.
📚질문 만들기
0. 작가조사
1. 어떻거ㅣ 감상하나요?
2. 묵은 일기를 읽은 적이 있나요?
3. 소리에 예민한가요?
4. 압도된 적 있나요?
5. 의지의 문제일까요?
6. 솔직한 게 왜 뜻밖이었을까요?
7. 가장 아름다운 것은?
8. 시마무라의 허무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독서모임
🔑인물탐구
📌시마무라: 금수저로 태어난 허무주의자이며 현실을 회피하는 사람.
윤주님은 현재를 즐기지만 회피하는 사람이라고 하셨고, 블랙빈님은 사랑받을 줄 아나 줄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뒤에 얘기를 더 했는데, 시마무라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이 ‘아름다움‘이라는 점에서, 4학년 도덕책에 나오는 아름다움 세 가지가 생각났다. 외면적 아름다움, 내면적 아름다움, 도덕적 아름다움.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아름다움보다 자연풍경의 아름다움을 더 좋아하는데, 이런 점에서 시마무라에게서 내 모습을 봤다. 나와 비슷하다면, 사람에게 상처 받기 싫어서 사람과의 대화를 회피하며 깊은 관계 맺기를 꺼려 하고 대신, 자신이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연에만 집중하는 게 아닌가 하고.
작가 자신을 투영한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작가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일찍 죽었기에, 사람과 관계 맺는 게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어도 죽음 앞에서는 그 관계가 사라지는 느낌이 아니었을까. 뒤에 시마무라의 허무함은 어디서 나왔을까, 하는 질문도 다루었는데, 그 허무함의 뒤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결핍이 있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허무함을 이기지 못한 데서 온 게 아닐까 싶고.
📌고마코: 그 시대의 여성으로는 최선을 다해 산 인물.
‘시마무라를 왜 좋아했을까?‘ 의문이 생겼더랬다. 블랙빈님이 ‘사랑을 줄 수 있으나 받을 줄 모른다‘고 하셨을 때, 시마무라와 고마코는 각자에게 없는 것 때문에 서로에게 끌렸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요코: 청순 가련의 캐릭터. 고마코의 요구를 그저 들어준다.
시마무라가 요코에게 끌리는 이유를 얘기했는데, ‘눈빛‘에 끌렸다는 말이 나왔다.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았다. 눈빛이라는 외면적 아름다움에 끌리는 것은, 시마무라로서는 당연한 것이겠다고.
🔑질문픽
📌[설국]과의 만남을 한 줄로 쓴다면?
눈 덮인 곳을 헤매는 것 같은 책.
🔑내가 만들어가는 인간관계
📌나의 인간관계는 마리오-네루다일까, 시마무라-고마코일까? 내가 관계를 끊는 방법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했다. 사람과 친해질 때는 밥을 같이 먹는 것 같다. 언제 밥을 같이 먹는지 생각해보면, 학교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초과근무하면서 저녁을 같이 먹는다든지. 동학년끼리 밥을 같이 먹으며 친해질 때가 많은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친해질 때는 잠도 같이 자는 것 같다. (가끔이지만) 선물을 줄 때도 있는 것 같고.
관계를 끊을 때는 그냥 자연스럽게 끊어진다. 서서히 연락을 안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연락을 끊은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어떤 모임의 단톡방에서 나왔던 거다. 피상적인 모임을 추구하는 게 싫었던 거긴 하지만, 글쎄, 그게 다인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