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히어로 우리 아빠 슈퍼 히어로 시리즈 1
임지형 지음, 김완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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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 우리 아빠](임지형,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우리 아빠가 슈퍼 히어로라면?‘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슈퍼 히어로 아빠는 자신이 히어로라는 사실을 가족에게 숨긴다. 히어로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는 그 자리에 있으면서, 정작 가족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가족 곁에 없다. 아빠가 히어로라는 사실을 알고난 후,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왜 영웅들의 가족은 늘 희생해야 하나요? 누가 알아준다고요? 그렇게 해서 가족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요?˝(56쪽)
요즘은 이렇게까지 살지 않는다. 워라밸이 중시되고, 가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대의멸친‘이라는 말도 지나가는 말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목회자 가정에서 아빠를 잃어버린(?) 목회자 자녀가 많았지만(가정마다 분위기는 달랐겠으나),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이런 분위기가 된 건 10여 년 전부터였던 것 같다. 비단 목회자 가정뿐일까. 어떤 가정이든 아빠를 직장에 빼앗긴 느낌은 비슷할 것 같다.

˝전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가족들을 돌보지 않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가족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자기 가족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정말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57쪽)

예전에는 이런 생각도 자주 했는데, 요즘은 안 한다. 기대감이 적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라(큰 일)를 위해 일하는 것이 결국은 자신을 위하는 것임이 드러났을 때의 실망감 때문일까? 그런데, 그러면 안 되나? 결국은 누구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는데. 하다못해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사는데. 그래서 세상이 변하지 않는 것인지도.

‘힘이 있는 사람은 그 힘을 다른 사람을 위해 올바르게 써야 하는 거야.‘
문득, 아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곰곰 새겨 보지만 여전히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도 이러는데 다른 사람들은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남을 위해 힘을 썼다고 그걸 얼마나 알아줄까? 이 생각 저 생각에 가슴만 답답했다.(73~74쪽)

내게 힘이 있나? 있다면 어떤 힘이 있나? 교실에서 행사하는 힘? 자녀에게 행사하는 힘? 그 힘은 책임감과 연결된다. 에잇, 힘이 있어도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이 떠올라서 불쾌해졌다. 알아주길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힘 빠지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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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러지지 않는다 낮은산 너른들 17
탁동철 지음, 김종숙 그림 / 낮은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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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러지지 않는다](탁동철, 낮은산)

동화라고 되어 있는데 동화가 아니고 실제 있었던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바로 뒤에 읽은 책이 [초급 한국어]인데, 자전적 소설이라고 소개된 글을 빌려오자면, 이 책은 자전적 동화가 아닐까 싶었다.
지난 여름 속초 여행 일정을 짜면서,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에 갈 수 있다는 글을 보았지만 그냥 넘겼더랬다. 아바이마을에 갔다와서 이 책을 읽었으면 내용이 조금 다르게 읽히지 않았을까.

아바이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마을 이름에 얽힌 이야기만큼이나 슬픈 이야기를 마음에 품고 산다. 표지에는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축이지만, 나는 아이들보다 주변인들에 더 마음이 쓰였다.

자기표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선생님이 말했는데, 할머니들은 정성스레 펼쳐 놓은 물건이 자기표현일 것 같다.(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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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30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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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문지혁, 민음사)

소설을 읽은 직후, 벅찬 감동으로(?) 내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감동이 파사삭 식어서, 글을 얼마만큼 써내려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인 문지혁의 이야기다. 첫 시간 수업 에피소드가 상처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를 가르치는데 그 뜻에 폭소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이질적이었다. ‘오늘도 무사한‘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 그게 그렇게 웃긴 일인가. 히브리어 ‘샬롬‘의 뜻을 알게 되었어도 똑같이 반응했을까.

한국어를 모국어로 삼는 사람이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모국어를 생소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를 새삼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과 한국에 있는 자신의 가족과 관련한, 또는 뉴욕에서 맺는 인간관계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연결되는 지점이 재미있었다.

뒷부분에 나오는 ‘머니 크리스마스‘라는 글이, 이 글이 어떻게 자전적 소설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소설이 꾸며 낸 이야기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소설은 삶을 반영한다는 말도 믿지 않는다. 소설은 삶보다 작지 않고, (글자 수도 두 배나 많다 .) 소설이 삶에 속한 게 아니라 삶이야말로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쓰고 있는‘ 소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중략)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과 상황은 허구이지만, 동시에 이 평행 우주에 저장된 모든 것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진짜가 아닐 리 없다.(184쪽)

-읽은 직후에 쓴 글은 페이스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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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42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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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한국어](문지혁, 민음사)

[초급 한국어]의 뒷이야기다. [초급 한국어]는 외국인에게 처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야기라면, [중급 한국어]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야기다. 처음 든 생각은 ‘[고급 한국어]도 쓰시려나?‘였고, ‘여기서 더 고급스러운 내용을 쓰려면 국어 실력이 얼마나 뛰어나야 하는 걸까?‘가 이어진 생각이었다.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야기이다보니, [초급 한국어]보다 깊이가 더 있을 수밖에 없다.

일상-비일상-일상으로 이어지는 글쓰기를 설명할 때, 내게는 일상-책읽기(비일상)-일상이 떠올랐다. 그때 당시 스트레스 때문에 책을 읽던 상황이라, 더욱 일상-비일상-일상의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이 작가님의 아이들에게 헌정한(?) 책이라서인지, 아이들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한 바닥이 넘는 영역을 아이의 오타로 채운 거였다. 굳이 이렇게 많은 부분을 오타로 채운 까닭은 뭘까, 궁금했다.

Henriette Barthes(1893~1977)
Roland Gérard Barthes(1915~1980)
김진영(1952~2018 )
여민숙(1952~2019)
문지혁(1980~?)

그러나 우리의 모든 것, 그러니까 우리의 애도와 우리의 글쓰기와 우리의 번역과 우리의 일상과 우리의 삶은 저 물결 표시에 담긴다. 그리고 마침내 물음표를 대신할 오른쪽 숫자가 찾아왔을 때, 그것들은 왼쪽 숫자와 오른쪽 숫자 사이의 바다 속으로 깊이 잠겨 우리가 끝내 알지 못하는 어딘가로 사라진다.(177쪽)

글쓰기할 때 기호를 안 쓰는 게 좋다고 하지만 자신은 이 책에서 기호를 많이 썼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물결 표시의 기호가 등장했을 때, 왜 기호 이야기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문장이 아니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물결 표시에 이런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작가들은 기호 하나에도 깊이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음악에 쉼표가 중요한 것처럼, 글에는 띄어쓰기나 기호가 중요한 걸까. 사소한 것을 사소하다거나 대수롭지 않다고 쉽게 여기며 일상을 듬성듬성 채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소한 것만 오래 신경 쓰면 정작 해내야 하는 일들을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하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그럼에도, 일상에서 사소한 것을 대하는 태도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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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진지 드세요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24
강민경 지음, 이영림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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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 진지 드세요](강민경, 좋은책어린이)
-재독

3학년 1학기 국어활동에 ‘반말 왕자님‘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국어활동에는 책 내용의 반 정도가 실려 있는 것 같은데, 책 내용 전체를 다 알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의 아니게 재독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표지 보여주려고 빌리고, 작년에 안 읽은 줄 알고 읽었더니 반 이상 읽고서야 뒷이야기가 기억났다. 수업중 한 아이가 읽어달라고 했는데, 글밥이 많아 엄두가 안 났다. 딸에게도 안 읽어줬다고, 도서관에서 빌려 보라고 했다.

어떤 어른이든 반말만 쓰는 아이의 버릇을 고치려고, 엄마와 할머니가 아이에게 높임말을 쓰면서 아이를 곤란하게 만들어 높임말을 쓰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렇게 하면 바뀔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실제로 한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해서 마트나 태권도장까지 아이에게 높임말을 쓸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있는 곳에서 아이에게 높임말을 쓰지 않으면 반말 습관이 안 고쳐질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높임말에 대한 그림책으로는 [뿡뿡 방귀병에 걸렸어요]도 재미있었다. 수업 시간에 쓰기에는 이 책이 끊어서 수업하기에 적절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24.04.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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