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가난해서 남들의 아픔을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닐까"
"내가 겪은 고통을, 희생을, 인내를 모두가 겪길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간절히 바란다. 밤새워 놀다 지친 그녀가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는 일요일이 되었기를."
에세이를 읽다가 눈물이 났다. 지하철에서 말이다. 다행히 손수건이 있어 눈가를 슬쩍 찍어냈다. 눈물나게 하는 건 가난과 장애를 겪은 혹은 겪고 있는 작가님들의 삶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힘든 상황으로 인해 다른 이들의 불행이나 아픔을 보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는 태도에서였다. 이 숭고한 마음이 너무 멋져서 눈물이 났다.
어린 시절의 가난과 불행에 있어서라면 나도 할 말이 많지만, 나는 한번도 이런 숭고한 태도를 가져보진 못한 것 같다. 그저 가난과 불행을 감추기 급급해서 못되고 못난 짓만 했던 그때의 나를, 아직도 내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그 아이를 한번 들여다 보았다.
이 여성 작가님들의 에세이, 정말 좋다.
요즘 책을 덜 사려고 노력중인데, 그래도 이런 좋은 책들은 꼭 내돈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