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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ㅣ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애거서 크리스티의 필력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읽었던 추리소설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이 소설에 나타난 심리묘사는 그야말로 탁월하다. 그녀의 인간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예리함이 번쩍번쩍 빛나는 소설이다. 이제 중년의, 자식 둘을 키우는 엄마인 내가, 가슴이 뜨끔뜨끔해질만큼. 1940년대에 쓰여진 것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세련되고 재미있고, 공경희님의 번역도 매끄럽고 술술 읽힌다. 다음 책도 기대된다.
조앤, 인생은 지속적인 진행이어야 한단다. 과거의 나를 디딤돌로 밟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거지. 고통과 괴로움이 닥칠 거야. 누구나 겪는 일이지. 심지어 우리 주님마저도 인생의 괴로움을 고스란히 겪으셨다. 그분이 겟세마네의 고통을 아셨던 것처럼 너도 그 괴로움을 알게 될 거다. 네가 그것을 모른다면 네길이 진정한 길에서 멀리 벗어났다는 이야기야, 조앤. 의심과 고통의 시간이 오면 이 사실을 기억해라.(115쪽)
사람들을 사랑하면 그들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건데. 참된 진실보다는 유쾌하고 편안한 것들을 사실이라고 믿는 편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그래야 자신이 아프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몰랐다.(202쪽)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진실을 알면서도 위로하기 위해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니까. (265쪽.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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