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뿐이라면 싫증 나지
누군가는 망치질을 하고
누군가는 쉬지 않고 망치질을 하고
누군가는 그렇게 망치질만 한다
냉장고 앞을 서성이다
물 한 잔 마시고
담배나 피울까
베란다에 나간다
가을 밤이 서늘하다
바질은 춥겠다
건너편 4층 유리창에
달이 박혀 있다
다시 침대에 엎드려
읽다 만 책을 집어든다
불면의 밤을 보내는
별 수 없는 방법
밤은
저 혼자
깊어간다
앞 못 보는 장님이 눈 앞에 보고 싶은 것을 두고도
달걀 두 개를 깨어 휘젓다가
결심이 선다달걀, 팽이, 소금, 후추나는 그것을 보기 좋게 부칠 생각은 없다
그저 섞어서 익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