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넘겨 준 너의 머리카락

너는 내게 모르는 얼굴이지만

삶에서 죽음은 가엾은 일이라

괜찮다고 쓰다듬어 주고 싶었어


너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

잘 가라고 너에게 손을 흔들어

살았다는 안도감에 착한 사람들

왜 아무도 네게 화를 내지 않는 걸까


최승자 시집 속에 숨겨둔 일만 엔

결백한 자의 비밀이란 겨우 그런 것

괜히 울어주지 않아도 돼 꼬마야

눈물로써 밝혀지는 건 아무것도 없단다


이럴 때일수록 잘 먹어둬야 한다며

오늘따라 유별난 끼니의 당위성

표정을 만드느라 애쓰며들 파이팅

그러나 정작 끼니를 놓치고 있는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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