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우등 고속버스 안에서 

별탈없이 곯아떨어진 사람들

창밖으로 넘어가는 밤의 페이지 속엔

자고 있는 산의 조용한 옆얼굴


정해진 도로 규칙을 준수하며

남의 도시 외곽으로만 달리는 버스

그래서 가장 인기 있는 불빛은

그래 봤자 조금도 위험해 보이지 않는 모텔들


밤은 어디서든 외롭기 마련

자정의 35번 고속도로 위에서 나는

메뚜기처럼 9, 10, 11, 다시 10

모르는 남자의 코 고는 소리 BGM


누구나 이별하는 부산을 떠나

흔한 첫사랑의 환승지 대전이 저어기

그러나 오늘 밤 내 차비로는 이제 그만 톨게이트

차비 받는 재미에 이 야밤에 혼자 씩씩한 톨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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