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e 2007-10-17  

어쩐지 쥴 님은, 나를 꽤 많이 닮은 이 '마씨'를 싫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쥴 님이 가진 '미학'의 기준에 심하게 딸릴 것 같다는.. 게다가 안경까지 썼으니..

점심은 드셨나요? 저는 '우리밥집'에 가서 오징어볶음과 청국장을 먹고 왔으며,
단골 커피집인 '로즈버드'에 가서 마키아또도 먹고 남겨서 들고 왔으며,
담배 한 개비를 보스에게 얻어서 모 대학 교정 벤치에 앉아서
조금 용감하지 못한 포즈로 총 네 모금 정도 빨고 왔어요.
하늘이 아주 파랗고, 바람은 아주 서늘해서,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추운 겨울이 오는 게 더럭 겁이 나기도 하고.
추운 겨울이란, 이를테면 내게 그런 거랍니다.
항상 오줌 마려운 기분이 드는 거.

하여간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은 오고 있어요.

그리고 굉장히 이상하게도, 난 이 겨울이 아주 길었으면 좋겠어요.

 
 
Joule 2007-10-1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어인 일이십니까. 이 누추한 방명록에 행차하시다니요. 저는 '마씨'라고 해서 마태우스님을 말씀하시는 건 줄 알고 한참 생각했어요. 안 그래도 마시 사진 보고 '마시'는 카이레님과 닮았기도 하고 참 안 닮았기도 하구나, 했어요. 근데 카이레님 예상과 달리 피너츠 마을에서 제가 가장 닮고 싶다거나 혹은 멋지다고 생각하는 인물 중 하나가 '마시'랍니다. 저에게는 일관된 규칙이 있지 않습니까. 왜 저번에 카이레님도 저를 가리켜 그렇게 논평하지 않으셨습니까.

"원칙이 없다"구요. 하하.

원칙, 논리 이런 게 워낙 부족해서 사람들이 저는 사람들이 저를 마시처럼 똑똑한 애 취급했음 싶더라구요. 아, 제가 아는 마시는 상상력이 굉장히 풍부하고, 사람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자기 삶에 언제나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자신있게 사는 애여요. 한 마디로 멋지죠!

Joule 2007-10-1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겨울이 아주 길었으면 좋겠다는 건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르겠네요. 근데 저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게 싫은 일 하나를 대라면 추운 겨울에 나인 투 파이브라고 하겠어요. 겨울에는 그래서 회사들이 월급을 더 올려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운내요.라고 썼다고 지웠어요. 그런 말은 하나마나한 소리라는 생각이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