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 갑질 공화국의 비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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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은 오지 않는 걸까.사는 재미가 갈수록 희박해져 간다.삶에는 다양한 시기,해야 할 삶의 목표,희망 등이 있을 것인데,내 의지에 의해 뭔가를 도모하여 하나 둘씩 이룩해 나가려 해도 개인를 둘러싼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요인은 개인의 꿈과 희망까지 뭉개버릴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사회로부터 불어 오는 맵싸한 분위기이다.잠재적 재주와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태어나면서 물려 받은 가정의 경제,환경적 불우함은 개인의 앞길을 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 보지도 말라'는 말과 일맥상통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오로지 앞만 보고 내달려 왔다.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유일신으로 여기고 오로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던 지난 시절은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 매고 내 자식,내 새끼만 출세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청춘의 특권마저 포기한 채 자식 농사에 전념했다.나아가 사회,국가는 가난에서 탈출하여 모두 잘 먹고 잘 살자는 허울 좋은 슬로건을 내세워 혹세무민 정책을 써 왔다.결국 한국인의 GDP가 경이로울 정도로 제고되면서,'한강의 기적','4대 아시아 용'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겉으로 보이는 성적이 좋기에 한국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여겨지던 시절이 엊그제만 같다.

 

 그런데 압축 성장의 이면에는 찌든 부정부패,죽지도 않는 패거리 문화,세습 재벌,기회주의가 버젓하게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IMF 즉 외환위기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부패도는 어디까지 치달았을까.나라를 이끈다고 하는 위정자들은 입만 열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을 밥먹듯,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잘도 읊조린다.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되돌아 보면 부정.부패의 점철이었다.정경관언이 짜고 치는 고스돕과 같이 찰떡 궁합마냥 유착(癒着) 관계를 보여 주었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각계의 유착 관계는 음양의 조화를 보이고 있다.그들은 그것이 살아 가는 수단이고 방편이라고 변명을 내세울지 모르지만 그러한 사회 양태가 누적되면서 힘없는 계층은 늘 소외되면서 낮은 삶의 질이 세습화 되어 가고 사회,국가도 힘없는 계층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실상이다.

 

 현재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삶의 질이 가장 낮은 국가로 나타나고 있다.자살율,이혼율,3포(연애,결혼,출산) 현상,비정규직 양산(量産)은 사회 구성원 간의 이질감 조장,지니계수 높음(인구와 소득 관계상 불평등)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경제 계획이 사회 구성원의 가난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주었지만 부와 권력을 갖은 계층은 그 이전부터 존속되어 오고,고도 성장기에 부와 권력에 대한 항상심을 사유재산쯤으로 여겼던 것은 아니었을까.인간의 본능,속성은 큰 것에서 찾을 필요가 없듯,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은 탓할 사안은 아니다.부와 권력을 어떻게 획득하고 가치 있게 활용했는가,부와 권력이 절대 다수의 국민들의 땀과 눈물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것을 함부로 사용해서도 휘둘러서도 안될 것이다.한국 사회를 이끌고 있는 정.경.관.언계의 계층들은 스스로 사회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여기면서 모든 분야에서 최고라고 여기면서 관계층간의 돈독한 유대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한국 사회의 환부,부조리 등을 조목조목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미래의 보다 밝은 한국 사회를 제시하고 있는 강준만 저자는 한국학의 대명사로 생각된다.작금 한국 사회는 갑이 사회를 불도저로 밀어 재끼는 형국에 놓여 있다.일일이 말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항공 회항(回航)사건을 필두로 갑이 을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것은 비단 오늘 어제 일은 아니건만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의 계층들이 다수의 을 계층을 사노비 다루듯 마음대로 부려 먹는 작태를 그냥 계속 놔둘 수는 없는 사회적 문제이기에 강준만 저자는 갑 계층이 되기 위해 기회 비용을 아까워 하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서 현재의 입장과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삶의 이력을 비롯해서 해서는 안될 갑질의 횡포,폭언,비하,수치심 안기기,자존감 무너뜨리기 등에 이르기까지 갑 계층이 행하고 있는 모든 단면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갑질을 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계층는 뭐니뭐니해도 정치인,고위공직자,고용주,직장상사가 아닐런지.내가 첫직장에 들어 가면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계약서상에는 갑과 을이 있었다.서류상의 갑과 을의 관계는 말 그대로 사규에 맞게 일하라는 것이고,이를 어겨 회사에 중대한 문제 및 (경제적)손실을 안겼을 경우에는 사규 및 일반법에 의해 처벌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부모는 논과 밭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서울로 서울로 유학을 보내 좋은 대학,좋은 학과를 나와 좋은 직장,괜찮은 규수를 찾아 혼인에 골인한다.당사자는 그의 유전자를 뿌려 자식을 낳아 자신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어 나가고 있다.이것은 극히 인간이라면 갖을 수 있는 본능이고 속성이다.그런데 개천에서 용이 난 당사자는 미꾸라지가 될 수도 있었던 시절은 아예 상기하기도 싫은 듯 현재의 신분과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비슷비슷한 계층끼리 패거리 문화를 조성해 나간다.눈 하나 깜박하지도 않고...현재 한국 사회는 고인력 포화 상태에 있는 나라로 사회 구성원의 의식 수준도 사상 최고 수치이다.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보이고 있는 무능 사회,사회 안전망 부실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겠는가.'세월호'침몰 사건,4대강 사업,자원 외교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왜 한국 사회는 정의,상식을 운운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단 말인가.신자유주의는 자본 및 자본가에 의한 돈과 물질을 숭상하는 시대의 전형이다.갈수록 삶은 재미가 없고 팍팍하기만 한데 10%도 되지 않은 계층들이 현재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생산해 내고 있다.'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랄 수' 없듯 모든 계층이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가운데,힘없는 계층들의 피와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이 도서를 읽는 계층은 아무래도 한국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이 글을 읽다 보면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솓구칠 것이다.또한 머리로는 이해는 되지만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 적극 나서려는 마음은 거의 없을 것이다.안타깝게도 나도 그런 부류이지만...갑 계층에게 고한다! 부와 권력이 시민의 힘으로 나올진대 함부로 갑질을 해대서야 되겠는가.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태어나면서 은수저를 물고 나와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기회를 잘 타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 죽음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나는 다음 대선에선 정의와 상식을 살려 나가려 하고,절대 다수의 을 계층의 피와 눈물을 닦아 줄 후보자에게 한 표를 아낌없이 던지겠다.그리고 이러한 사회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 및 연대 운동이 있다면 적극 동참하겠다.개인의 힘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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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7-0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요.. 개천에서 용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공부가 부랑 연결되어 있는 것같은 느낌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