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 서울대 최종학 교수와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
최종학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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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흐름과 속도가 연령층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실감한다.결혼하고 집장만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살다 보니 40 가까이 되어 버렸다.삶의 흐름도 거세지면서 속도 역시 가속도가 붙는다.아이들 한참 교육비 들어갈 시기이지만 심신의 근육은 예전같지 않게 쇠약해져 가는 것 같다.아이들 교육비,노후,건강 관리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또한 홀로 계신 어머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소득이 많지 않아 정기적으로 돈을 못드리고 부정기적으로 주는 것으로 마음을 달랜다.야속하게도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하염없이 흐르기만 한다.자연의 섭리로 수용하려고 한다.

 

 

 한국 사람 중에 한창 돈을 벌고 돈이 들어 갈 시기인 4,50대에 마음 놓고 개인적인 문화 체험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집과 일터를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생활이 대부분일 것이다.각박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잠깐의 짬을 내어 지친 심신을 위로하면서 다가올 시간을 충전해 나가는 마음 자세야말로 더 없이 소중한 덕목이리라.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정서적,심리적,경제적으로 매우 위축되고 바스락거리는 삶이었다.한때 대중가요가 좋아서 출퇴근 시간대에 자주 들었고 영화 감상,갤러리,여행 등은 30대에 수료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일상을 벗어난 화려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부부간,회사 엠티 등으로 다녀 왔다.지금은 독서활동이 가장 커다란 문화 체험이 되어 버렸다.음악,영화도 관심이 많기에 차츰 독서와 병행하여 관심의 폭을 넓혀 가려고 한다.

 

 

 이 글은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 동안 썼던 글 가운데 문화와 관련된 글을 발췌하여 실은 글로써 직.간접 체험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최종학 저자는 경영대학 교수이면서 그간 재무제표,숫자 경영과 관련한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경영학 교수가 인문학적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저자 나이 40을 넘기면서 지나온 삶을 되새김질 하면서 맑고 싱싱한 영혼을 오래도록 유지해 나가려는 의지가 짙게 깔려 있다.또한 여유없이 각박하게 살아가는 동세대에게 무미건조한 일상을 벗어나 보다 생기있고 활기찬 삶을 영위하자는 의미도 짙게 내재되어 있다.조금만 아끼고 조금만 부지런하면 문화 생활이라는 감성을 얼마든지 향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종학 저자는 음악,미술,영화,국토,색다름이라는 다섯 가지 여행 줄기를 포진시켜 저자가 직.간접 체험했던 바를 서술하고 있다.음악여행에서는 가객 김광석에 대한 얘기가 가장 애잔하기만 하다.나이 삼십 초반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는 사후에 더욱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그의 대표족들을 이용해 제작된 주크박스 뮤지컬이 무려 세 편이나 된다.미술분야에서는 나폴레옹이 알프스 산맥을 넘는 장면을 흔히 백마를 타고 넘는 그림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실제로는 노새를 타고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고 한다.또한 밀레의 『만종』으로 알려진 작품은 의미가 <삼종기도三鐘祈禱,Angelus>가 맞다고 한다.영화여행은 방화 및 외화를 골고루 소개하고 있ㅈ는데 중세 역사 및 제 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잘 다루고 있는 『반지의 제왕』 이 압권이다.주인공 아라곤의 늠름한 모습,장대한 스케일에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한 점이 인상에 남는다.

 

 국토여행 및 색다른 여행 모두 내 건조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친근하게 다가오는 국내여행은 이웃집 마실이라고 다녀올 법한 지근거리이다.여건과 상황에 따라 기간을 정하면 되는데 조그마한 한반도에 이렇게 멋진 곳들이 숨어 있을 줄이야.정선,영원,단양,제천,수안보,속리산 등을 소개하고 있다.충분히 지친 심신을 풀어 줄 곳들이다.그 가운데 삼부자,삼대(아버지,저자,아들)가 체험한 국토여행편은 마음 훈훈하게 다가온다.아버지다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식은 아버지의 존재감을 새록새록 키워 갈 기회이고 추억의 시간이기 때문이다.그외 고흐가 남긴 <론 강에 비친 별이 빛나는 밤에> 별빛과 불빛이 반사하는 강의 미려한 모습이 일품이다.별빛과 불빛을 벗삼아 강 언저리에서 속삭이는 연인들의 달콤한 속삭임이 무딘 감정을 일으켜 세우는 것 같다.

 

 문화 체험은 시간을 내어서라도 많이 체험하는 것이 감성을 살찌우는데 유익할 것이다.취미로 하든 체험으로 맛보든 문화 체험의 폭을 넓혀 가면서 각박하기만 한 삶의 템포를 아름답고 의미있는 삶의 템포로 바꿔 나가려 한다.삼부자가 보여 준 국토여행은 내게 큰 시사를 안겨 주었다.기회를 잘 포착하여 아이들과 상의하여 가까운 서해 바다라도 1박2일로라도 다녀올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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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7-04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이 불어오는 곳.. 뮤지컬 그날들을 봤어요.. 인터미션때 객석 중앙에 자리한 고 김광석님의 사진과 흰 국화꽃을 보고.. 순간 감정이 폭발하면서 눈물이 쉴새없이 흘렀어요.. 뜨거운 눈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