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언제쯤 이 책을 전자책으로 만났다. 이 책이 끌렸던 점은 '방'때문이었다. 난 방을 좋아한다. 방은 쉴 수 있고, 편안하고, 안전한 곳이니까. 그리고 온라인 상의 내 방도 그렇다. 시끌벅적한 소셜미디어보다 나 혼자 놀다가 지나가는 사람이 진심으로 댓글을 남기고, 공감하고, 질문하고, 나 역시 응하고 싶을 때 응할 수 있는 그런 안온한 공간. 이 책의 제목을 통해 방과 같은 책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취침 전 야금야금 읽는 책이었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을 가진 책이었다. 처음 들어본 화가와 낯선 그림. 뻔한 이야기같지만 감성이 넘쳐흐르는 이야기. 그 방 안에 위로가 있었다. 나만 그렇지 않아. 다들 그래.
완독을 하지 못하고 잠시 이 책과 멀어졌지만, 최근 교통사고로 엎어진 김에 쉴 강제 휴식이 마련되어 이 책을 다시 펼치게 되었다. 여전히 이 책엔 방이 있었다. 조용히 숨고 싶은 방, 완벽한 휴식의 방, 혼자 울기 좋은 방, 오래 머물고 싶은 방. 그 방 안에서 마주한 그림도 좋았다. 책으로 소장해 가끔씩 내 방이 필요할 때 들어가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