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빵 1
보담 글.그림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학창시절에 미술 과목을 어려워했다. 요즘 가장 아쉬운 점이 내가 그림을 못 그린다는 점이다. 그림을 잘 그리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보인다. 꼭 텍스트가 아니어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이미지와 영상이 대세인 시대에 직관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은 분명 장점이 된다.

어쨌든 그림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요새 그림이 많은 책이 좋다. 그림이 예쁘면 더욱 좋고. 그런 마음으로 만난 <옥탑빵>. 이름도 왠지 귀엽고, 빵을 좋아하는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초반부에는 이야기가 다소 평범한 것 같아서, 별 감흥이 없다가(대부분 책을 읽을 때 이렇다.) 막판에 뭉클함이 밀려왔다. 문득,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어쩌면 가장 어려울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에서 또는 내가 겪은 그런 보통의 이야기가 후반부로 가면서 생각이 겹쳐진다. 과거를 잘 떠올리며 살지 않아서 평소에는 예전 일이 잘 떠오르지 않는데, 옥탑빵이 옛날 나의 이야기를 소환했다. 나의 옛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는 않지만,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추억을 소환하는데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이 한몫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고 싶었는데 품절이라 못 샀던 책을 구입했다. 두 달 뒤 도쿄 여행을 갈 예정인데, 도쿄 책은 너무너무 많아서 봐도 잘 와닿지 않는다. 직관적이고 귀여운 이 책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 한 호흡 한 호흡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일상 회복 에세이
이아림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요가를 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호흡법, 요가복 사기, 안되는 동작 때문에 좌절하기.

10년 전쯤 요가를 4개월 배웠다. 당시 오래 서 있으면 무릎이 아프고, 체력이 부족해서 집에 오면 잠만 자던 개복치 시절.(물론 지금도 개복치지만.)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으니까 요가를 했었는데, 타고난 뻣뻣한 몸으로 꽤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요가를 하고 집에 올 때 몸이 굉장히 가뿐했던 기억이 난다. 4개월만 하고 요가를 그만둔 이유는 비슷한 동작이 반복되면서 지루해졌고, 운동을 (열심히는 하지만) 못하다 보니 지루함이 더욱 배가되었기 때문이다.(잘해야 재밌는 법) 이런 나에 비하면 저자는 운동을 꽤 잘 하는 사람인 것 같다. 맨몸으로 마음만 먹으면 제주도 오름에서도 요가를 할 수 있다니.

지금은 요가와 비슷한 필라테스를 몇 년째 꾸준히 하고 있다. 기구와 도구의 도움으로 쉽게 동작을 할 수 있고, 요가에 비해 동작도 다양해서 덜 지루하고, 그러다 보니 근육도 생기면서 몸의 변화가 느껴진다. 몸의 변화가 느껴지니까 계속할 수 있다.

요가와 필라테스. 비슷한 점은 운동을 하는 동안 오로지 내 몸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자연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이 많이 나온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도, 나답게 사는 것을 찾는 법도, 상처 주는 엄마와 죄책감 없이 헤어지는 법도, 결국은 나는 나로 살기로 결심하라고 나부터 돌보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즉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것, 그 방법 중의 하나로 나는 운동을 권하는 편이다. 마음이 지친 내가 일상에서 꾸준히 나를 위해 챙기는 것이 필라테스이다.

저자처럼 요가 매트 위에서 멋진 사색과 생각을 하고, 글을 쓰고, 책까지 낼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의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나도 경험했다.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는 결국 자기 자신의 세계인 것이다.

몸은 마음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 세계적 북 디렉터의 책과 서가 이야기
하바 요시타카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북 디렉터가 추천하는 책은 어떨까?
초반에는 너무 생소해서 로컬(?) 책을 소개하는데, 어떻게 세계적인 북디렉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낯선 것을 좋아하지만, 너무 낯선 것을 마주하면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초반의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음악, 영화, 사진과 같은 다른 문화와 함께 책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글렌 굴드(피아니스트)와 책을 연관 짓다니. 게다가 책에 소개된 루이지 기리의 사진을 찾아보며, 낯설지만 끌리고, 안 읽히는 것 같으면서 어느덧 책의 중반부를 향해 가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왜 이 사람이 세계적인 북 디렉터인지 알게 되었다. 로컬 책이 아닌가 싶은, 일본의 책이 한국에서도 출판되었는지 계속해서 검색하면서 책을 읽었다. 은근히 번역된 책이 많았다. 검색 결과 나온 책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로컬 책을 검색하고, 찾아보게 만드는 북 디렉터. 하바 요시타카는 세계적인 북 디렉터가 맞는 것 같다. 책과 책, 책과 영화, 책과 사진, 책과 음악을 연결 지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든다. 그 이야기에 빠지면서 책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아스널의 팬인 저자가 들려주는 아스널의 이야기는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장바구니에 수북하게 담아둔 책을 언제 다 읽을지는 모르겠다.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찾아보게 만드는 북 디렉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5% 정도를 지하철에서 이북으로 읽었다.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서 도전해본 방법이다. 이동 중에 이북 읽기. 그리고 선택한 책이 5년 만에 신혼여행.

이북을 지하철에서 대부분 읽은 1호 책인 셈인데, 처음 해 본 방법인데 꽤 만족도가 높아서 나름 분석해 보려 한다. 도대체 뭐 때문에 완독이 가능했을까?

1. 일상적인(먹고, 자고, 놀고 등) 이야기가 담긴 일기 같은 책이다.

나는 일기 같은 책을 잘 좋아하지 않는다. 먹고, 자고, 노는 이야기에 별 감흥이 없다. 이 책은 일기 같은 책이지만 중간중간 저자의 사색과 가치관이 담겨 있다. 심각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평소 나의 생각과 100% 일치한다. 결혼 문화에 대한 생각, 저자는 나보다 위대한 점이 자신의 생각을 실천까지 했다. 대부분 저자는 자신의 생각대로 실천을 했다. 초반부터 그 부분이 이 책을 지하철에서도 계속 읽게 만들었던 것 같다.

2. 엄밀하게 말하면 등장인물이 2명이다.

저자와 HJ. 등장인물이 2명인데도 이야기가 시시하지 않다. 드라마틱 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신혼여행 이후가 궁금했던 것은 아니다. 해피엔드가 아니었다면, 책이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3. 이북의 편리함을 느꼈다.

원래 집중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책상에 앉아서 앉아서 책을 읽어야 한다. 마음에 드는 구절에 플래그도 붙여야 하고,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도 해야 해서, 독서노트와 펜과 플래그 포스트잇이 함께 있어야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지하철에 서서 핸드폰으로 책을 볼 때는 불가능한 일이, 하이라이트 기능과 메모 기능이 있어서 간편하게 해결이 된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여느 때처럼 옮겨 적었다.


이동 중에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책을 읽어서 뿌듯하다. 집중력이 부족한 내가 새로운 독서 방법을 할 수 있었던 가독성 좋은 재미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