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스티븐 C. 런딘 외 지음, 유영만 옮김 / 한언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주변의 사건이나 사람을 통해서 의외의 자극을 받기도 한다. TV에서 힘겨우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을 보고서 자신을 위로하며 힘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강아지나 개미 등 미물을 보고서도 삶의 성찰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자극을 받거나 성찰을 얻는 것은 아니다. 내면에 준비된 사람만이 자극을 받아들이고, 그 자극에서 성찰의 산물을 이끌어내는 법이다.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역시 주변의 자극을 성찰로 잘 이끈 하나의 모범사례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제인은 '유독성 폐기물 더미'로 불리는 구제불능의 부서에 배치되어 예전의 열정을 잃어버려가고 있는 부서 책임자다. 이 부서는 고객으로부터는 항상 극도의 불만을 들으나, 그러면서도 부서 내부에서는 정신없이 일이 돌아간다고 짜증의 목소리만 높다. 제인은 이러한 진퇴양난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다가 어느날 회사 근처에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에 들렀다가 자극을 받게 된다.

그 어시장은 손님이 많아 정신이 없으나 일을 즐겁게 받아들이며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제인은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이 활력을 가지는 원인이 무엇이며, 이를 자신의 부서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결국 제인은 부서의 동료와 함께 그 해답을 차츰 찾아나가며 그 과정에서 유독성 폐기물 더미 같은 부서는 물고기가 펄떡이는 듯한 활력을 아니라, 타산지석과 같이 자신보다 훨씬 나쁜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사건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주변에 자극받을 수 있는 요소는 많으나 이 자극 요소를 발견하지 찾게된다.

사람은 사실 어느 것 하나에서도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 자신보다 잘 하는 것에서도 배울 뿐만 못하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하고, 이 자극을 적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이 자극을 발전시키는 사람은 성공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볼 때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의 활기 넘치는 장점이 무엇인지를 느끼는 것도 좋지만, 제인이 이를 어떻게 수용해가는가를 따라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근 우화라든가 일화를 통해서 경영환경을 극복해가는 방법을 소개한 책들이 많고 또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 < 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 그리고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등이 이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책을 읽을 때 그 명제는 명쾌하나 그 알맹이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지 못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이의 가장 큰 이유를 '논리의 단순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들에서는 현실에서 야기되고 있는 여러 모순과 문제점을 몇 개의 명제로 단순화하여 전달하려 한다. 그러한 명제는 너무나 명쾌하여 고개를 끄떡거리게 되지만, 책을 덮고 나면 현실의 문제와 명제 사이의 괴리감을 건너기 힘들어 명제는 다만 명제로만 남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명제에 대한 섣부른 결론과 이의 명제를 돋보이게 하는 서술 방식은 뒤로 젖히고, 명제로 이르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책이 그립다. 섣부른 결론과 이 결론을 치장하는 책을 보면 포장만 번지르한 상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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