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세계사 1
클라이브 폰팅 지음 / 심지 / 1995년 10월
평점 :
품절


<녹색 세계사>는 환경 시각에서 재구성한 세계사 책이다. 첫 장의 '이스터섬의 교훈' 부분을 읽자마자 이 책의 충격파는 너무나 크다. 이제 더 이상 이스터 섬의 거석 문화는 놀라움과 인류 창조능력에 대한 감탄으로 대할 수 없다. 클라이브 폰팅은 오히려 여기에서 인류의 파괴의 역사를 이끌어내었고, 인류의 위대함 대신 앞날을 보지 못하는 인류의 초라함을 이끌어 내었다.

인류가 가는 곳은 환경파괴가 잇달았다. 인류의 파괴의 역사는 수렵채취 시절부터 시작되어, 기독교의 '인간은 신의 대리인으로 이 땅을 지배할 권위를 신으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식의 사상에 힘입어 더욱 기승을 부려왔다. 1권 말미에 예로 들어 있는 나그네비둘기의 사례는 끔찍하다 못해 우울해지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를 이제 '증기기관차의 역사'로만 그릴 수는 없다. 인류의 여러 사상도 이제는 환경의 이름 아래서 도마 위에 올려져야만 한다. 인간과 연결되지 않는 한 자연은 무의미한 것이라든가,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로 칭송하여 온 그 동안의 여러 대다수 사상은 이제 검증되어져야만 할 것이다.

이 점에서 폰팅은 마르크스철학도 고전경제학도 모두 비판하고 있다. 이들 철학이나 경제학이 시대적인 한계는 있을 수 있으나, 최소한 지금으로서는 '환경 세차장'에 들어갔다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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