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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ㅣ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전문직업으로서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직업 가운데 하나가 의사이다. 그런데 전문직업 가운데서도 의사 직종이 타 직업군과 비교한 일반적인 특성은 무엇일까. 가까이서 지켜본 바로는 상하규율이 매우 엄격하다는 점, 상황에 대한 판단이 신속할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 술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다. 특히나 환자의 특성상 정형외과 등 외과 관련된 전공자들은 그러한 특성에 가장 맞춤한 편이다. 그들의 일상을 상상해보면 쉽게 짐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오래전, 군생활 당시에 지휘관이 한 이야기, '의사는 평생 환자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지만, 자신은 대한민국의 피끓는 건강한 청춘들과 생활하니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주장을 펴서 '아, 말 되는군.' 하고 생각한 기억이 있다. 물론 군인과 군대의 '정직한' 위상은 갈수록 바뀌고 있지만...
'하여간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평생 동안 경험하는 희로애락의 양은 일반인들의 백 배, 천 배, 아니 만 배쯤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그런 것들에 너무 둔감해지거나 민감해지면, 스스로 의사로서의 자격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란 그러한 감정들에 적당히 느슨해지다가도 가끔은 다시 팽팽하게 조이고 당겨야 하는데 사실 나는 그것에 실패한 사람이다.'(238쪽)
이 책은 안에 실린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에 가슴 울컥하는 감동을 자주 접하게 되는 책이다. 생사의 경계를 넘다들기도 하고, 일상 속에 닥친 불행을 감수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숨'과 그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감동'이 가득하다.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그들 '직면한 어려움을 대처하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돌이켜 다시한번 새겨볼 구절 하나.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본인의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까지 참 힘든 시간을 보내게된다. 그래서 병원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삶에 있어서 건강이 최고의 재산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