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기담 -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후기의 제목이다.

'인문학의 현대적 가치가 물질 만능주의에 맞서 훼손된 인간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떳떳이 주장하려면 이문학은 더 이상 사생활을 감춰서는 안 된다.'(345쪽)

저자의 말에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기록과 평가'는 그 깊이에 비례하여 보다 풍성한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근래 우리 역사에 대한 다양하고 세부적인 접근은 그간 뼈대로만 알고 있는 '사실'들을 되짚어보게 하고, 우리가 지녀왔던 상식에 새로운 의문 내지 의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미숙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시공간](그린비, 2003)은 각종 한문 문헌 속에 갇혀있던 박지원을 우리 곁에서 호흡하며 가열찬 활동을 하는 지식인으로 데려왔다.

당시의 사료, 특히 신문과 잡지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은 이 책 [경성기담] 이전에도 많은 시도가 있었다. 그 가운데 역작으로 평가받을 만한 책 가운데 김진송의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현실문화연구, 1999)와 같은 저자의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세미콜론, 2006), 그리고 김태수의 [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황소자리, 2005) 등이 기억된다. 당시 언론이나 각종 매체에 표현된 개별의 '사실'을 깊이 천착하여 당시의 시대상과 그 의미를 해석케하는 저작들이다. 심지어 [꼿 가치..]의 경우는 초기의 광고를 보며 산업규모 등을 다뤄가는 역작으로 당시의 일상을 상상하는데 큰 도움을 준 책이었다.

이러한 전작들이 있어서 이 책도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역시 당시의 화제거리였을 각종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깊이있는 사료 발굴,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인문학을 추구하는 저자의 해석을 곁들여 선보였다. 단, 위에 언급한 전작들에 비해 '기담'이라는 한계 즉, 특이한 사건에 주목하거나 인물론에 빠지다 보니 그 개별사례를 통해 시대를 재해석하는 점에서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하지만 저자의 후기에서 보여지듯이 아직 시작일 뿐이다.

이러한 저작 노력들은 어쩌면 너무 자주 거론되어 식상할지도 모르는 '근대성'이라는 단어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지나온 궤적에 대한 관심이 단지 고답적인 취미의 영역이 아니라, 앞을 바라보는 시야에 '지혜를 얹는 일'이라고 볼 때,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사료들에 호흡을 불어넣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수리 - 정우영

간에 좋대요, 아내 말 한마디에

옷핀 편 꼬챙이로 부지런히

대수리* 속살 콕콕 찔러 빼먹는다.

머릿속으로는 그 여린 생명 앗는 것을

송구스러워하면서도 솔깃한 유혹 물리치지 못한다.

머리와 유혹 사이 어중간한 공간을 비칠비칠 헤매는데

그림자 키워 창밖에서 그윽히 건너다보던

대추나무가 실실 키득거린다.

제 발치에 대수리 껍질 수북이 쌓아놓고

햇살 담뿍 머금어 푸른 대추 알알이

반짝반짝 살찌운 내 또래 대추나무,

간 없이도 건장한 어깨 들썩거린다.

민망해진 나는 그럴수록 더 빠른 손놀림으로

대수리 집어들고 꼬챙이 잇달아 쑤셔대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내가 대수리를 까먹는 게 아니라

대수리 스스로 내가 불쌍타는 듯

내 입으로 훌훌 날아드는 것만 같다.

제 몸 내게 기꺼이 보시하겠다는 듯

지들끼리 앞다투어 뛰어내리는 것만 같다.

 

* 전라북도 임실에서는 '다슬기'를 '대수리'라 부름.

- <집이 떠나갔다>, 창비, 20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임정진 글, 원유미 외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을 지베하는 노랑 마시멜로)

제니퍼와 제니퍼의 친구 리나는 메~~일 토요일에 수영장을 같는데 오늘은 제니퍼가 5분이 늣어서 리나와 제니퍼 아빠는 5분 밖에서 기다렸습니다.5분뒤에 제니퍼가 젖은 머리를 찰랑찰랑 흔들며 왔어요.그떼 아빠가 말헸어요."제니퍼 아빠가 5분뒤에 올가?" 제니퍼는 농담인지 알고 갔더니 정말로 리나만데리고 가서 30십분이나 늦게와서 제니퍼는 화가나서 차를 타고 갈때 창밖에만 내밀고 리나네집에 도착헤서 리나는 제니퍼에게 "안녕"을헸는데 제니퍼는 게~~속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제니퍼집에와서 엘리베이터 에서도 아빠가 손을 잡으려헤도 않잡고 집에와서 바로 손을 씻고 빨리 2층으로 올라가 자기방에서 게속 삐쳤있었어요그떼 아빠가 제니퍼 방에갔어요 아빠가말했어요 "제니퍼 아빠가 미않했었어 넌 겨우 5분밖에 않늦었는데 아빠만 30분 까지늦다니 미안하다 "그떼 제니퍼가 "아니애요 저두 이재부터 수영장 에가서 절대 않늦을 게요 아바그런대 오늘은 참조은날이에요 왜냐면 얼랜 아니에요 해해해" "하하하 이제제니퍼 이제 밥먹고 씻고 자야지?" "네~~^_^ ^_^     추천많이해 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구들아 쪽빛 꿈을 꾸자 ‘인디고’의 세계에서
청소년 인문학 서점 인디고에서 꿈을 엮었다
직접 기획하고 편집하는 잡지 ‘인디고잉’
나를 찾고 세상을 만나고 더불어 실천하고
얘들아, 잠시나마 무거운 책가방 벗어던지자
한겨레 신동명 기자 
» “읽으면 꼭 인디고 서원에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의 잡지를 만들고 싶어요.” “또래 친구들도 사회에 하고 싶은 애기가 많은데 인디고 잡지가 그 징검다리 구실을 하면 어떨까요?” <인디고잉> 창간을 앞두고 인디고 서원 허아람 대표와 천소희 실장, 청소년 및 청년기자들이 모여 편집방향에 관해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관련기사]

커버스토리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 부산이라는 도시에 또 한가지 특별한 의미를 보태면서 도시 전체 이미지마저 바꿔버릴지도 모를 이 영특한 ‘문화 반란자’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잡지 발행!

청소년들이 모여 스스로 기획해 펴내는 잡지. 단 한 쪽, 한 줄의 외부광고도 없고, 입시니 수험생이니 하는 굴레에서 벗어난 청소년 나름의 시각과 꿈, 열정을 오롯이 담아내는 잡지. 이름하여 <인디고잉>(INDIGO+ing).

지난 8월28일 창간한 이 잡지는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를 표방하고 있다. 기성 기자 출신의 편집인 1명을 빼면 기획에서 취재, 기사작성, 편집에 이르기까지 잡지 제작과정 모두 중·고교생 청소년기자 10명과 대학생 청년기자 13명이 맡는다.

<인디고잉> 창간호를 펴면 ‘꿈꾸지 않는 자는 청년이 아니다’ ‘나를 만나다’ ‘세계와 소통하다’ ‘행복한 책읽기’ ‘더불어 실천하다’ ‘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등의 6가지 주제를 따라 요즘 청소년들의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인디고잉>에 붙은 ‘+ing’는 현재진행형을 뜻하는 표현으로, 청소년들만이 갖는 생동감과 창의력, 순수한 감수성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인디고잉> 기자 이슬아(ㅂ고3)양은 “기존 청소년 잡지를 보면 늘 일정 부분을 논술시험이나 대학 소개에 할애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올곧게 나를 세우려는 열망, 진심으로 감동할 줄 아는 가슴, 깨어 있는 삶을 위한 자세”라고 말했다. 그의 당찬 말 만큼이나 이 책은 기존의 다른 매체와 차별성을 띠고 있다.




먼저 같은 또래의 청소년들이 쓴 다양한 기사와 거기에 담겨 있는 활동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이 함께 공감하고 또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 느껴진다. ‘나는 류성훈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류성훈(ㅂ중3)군은 자신의 성격과 외모, 지능과 성적, 예술적 재능과 감수성, 친구관계 따위를 진솔하게 소개하며 “나를 찾아가는 나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와 소통하다’라는 주제 아래 4명의 청소년 기자들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프랑스의 노동법 개정 철회 문제를 놓고 정리한 기사만 보더라도 이들이 우리 사회와 국제정세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이나 나름의 시각에 놀라게 된다. ‘꿈’을 주제로 한 대목에선 잡지를 만들게 된 과정과 배경, 청소년기자들의 ‘톡톡 튀는’ 자기소개서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또 “삶을 사랑하는 길은 꿈과 불화하는 길”이라는 이왕주 부산대 교수와 “젊은이들이 제대로 꿈을 꾸며 사는 것이 나의 꿈”이라는 박홍규 영남대 교수 등 <인디고잉>식 표현으로 ‘좋은 어른들’의 글도 눈길을 끈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수험 준비에도 바쁠텐데 잡지 만드는 일까지 맡을 시간이 나느냐는 질문에 이슬아양은 “기사를 마감할 때는 시간에 쫓겨 울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지만, 책이 나오고 난 뒤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심감에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과 대입도 중요하지만 이에 쫓기거나 끌려다니는 삶이 우리의 전부일 수는 없다”며 “나를 찾고, 세계와 소통하고, 더불어 실천하는 삶,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공간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고잉>의 청소년 칼럼에서 “무거운 책가방을 든 채로 땅만 보고 걷다 하늘을 올려봤을 때, “힘내!”라고 말해주듯 시원하게 불어오던 바람과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던 푸르른 하늘이 주었던 상쾌함을 담아내고 싶다”고 쓰기도 했다.

<인디고잉>의 발행인인 허아람(35·여) 인디고 서원 대표는 <인디고잉>을 “행복한 책읽기를 통해 건강한 사유를 키우는 청소년들이 더 넓은 사회와 세계 속에서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고 실천을 통한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청소년 잡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체 외부의 지원이나 후원 없이 900만원의 사비를 털어 <인디고잉> 창간호 2000부를 찍어냈다. 외부 도움이라면 제호나 외부원고를 써준 ‘좋은 어른들’이 원고료를 받지 않았다는 정도다.

허 대표는 “1년 동안 격월간으로 6호까지 발행한 뒤 이후 월간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디고잉>의 이런 특징은 발행처인 인디고 서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디고 서원은 <인디고잉>이 나오기 2년 전인 2004년 8월28일 문을 연 청소년 인문학 서점이다.

인디고(indigo)란 원래 쪽빛을 내는 천연 식물염료를 가리킨다. 산업화 물결 속에 합성염료에 밀려 외면받아 오다 최근 친환경 및 웰빙(참살이) 바람을 타고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성세대나 권력에 때묻지 않은 청소년들의 순수한 꿈과 열정에 비유해 서점 및 잡지 이름으로 따오게 됐지만, 청출어람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듯이 쪽(인디고)에서 나온 푸른빛(청소년)이 쪽빛보다 더 진하라는 바람의 뜻도 읽힌다.

입시학원들이 즐비한 거리 한켠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참고서나 문제집 같은 책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는게 이 서점의 가장 큰 특징이다. 13평의 조그만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아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는 행복한 책읽기를 통해 소통과 연대를 바라는 청소년들의 꿈의 산실로서 서원의 특징을 단번에 느끼게 해준다.

허아람(35) 인디고 서원 대표는 “2004년 6월 열흘간 유럽을 여행하면서 파리 소르본느 대학 근처 철학서점 등 70여곳의 서점을 둘러봤는데, 우리에게도 청소년을 위한 전문서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했다”고 서원을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인디고 서원의 또다른 특징은 일반 대형서점에서 내세우는 베스트셀러 따위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인디고잉>이나 인디고 서원에도 추천도서 목록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베스트셀러나 언론 및 세간의 평가와는 무관하다. 이곳의 추천도서 목록은 ‘아람샘’에서 새로나온 책을 읽고 수업하며 토론한 뒤 학생들의 반응과 평가를 통해 정한다.

허 대표는 서점을 여는 것 외에도 일주일에 사흘씩 초·중·고생들을 상대로 ‘아람샘’이라는 이름의 독서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한달에 한번씩 독서수업을 통해 읽은 책의 저자를 초청해 ‘주제와 변주’라는 이름의 독서토론회도 열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쌓이고 한데 어우러져 <인디고잉>을 탄생시키는 배경이 됐다.

허 대표는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꼭 좋은 책이라는 보장도 없는데다, 자칫 독자들의 자유로운 판단을 억압하는 일종의 권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며 경계했다. 청소년들이 갖춰야 할 도덕적 품성과 예술적 감성 그리고 비판적 지성을 기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느냐 여부가 <인디고잉>이나 인디고 서원이 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에 따라 이 서점은 고유의 6가지 서가분류 방식(문학, 역사·사회, 철학, 예술, 교육, 생태·환경)에 따라 책을 진열해 놓는데, 이는 <인디고잉>의 6가지 주제 분류에도 영향을 미쳤다.

허 대표는 “언젠가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마고북스)이라는 책을 읽고 아이들과 독서수업을 하며 의논하다 ‘우리의 언론을 갖자’ ‘청소년 잡지를 만들자’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견이 모아지자 곧 기자를 뽑고, 편집방향을 정해 취재하고, 기사 쓰고, 외부원고 챙기고 하며 잡지를 만들어내는데 불과 석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누가 지도하거나 이끌지도 않았는데, 아이들 스스로 놀라운 자발성과 추진력을 보여주더라”고 말했다.

아람샘 독서수업 출신의 <인디고잉> 대학생기자 강지희(부산대1)씨는 아람샘 독서수업에 대해 한마디로 “자유롭다”며 “스스로 생각을 풀어내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독서수업의 특징이 인디고 서원과 <인디고잉>의 특징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아람샘에서 독서수업을 받는 <인디고잉> 청소년기자 류성훈(ㅂ중3)군도 “부모님들은 일반 입시공부와 무관한 독서수업이나 잡지기자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신다”면서도 “하지만 독서수업이나 잡지기자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됐고, 부모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학교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인디고란 쪽빛 천연 식물염료

인디고(indigo)는 쪽빛을 내는 천연 식물염료를 뜻한다. 산업화 물결 속에 합성염료에 밀려 외면받아 오다 최근 친환경 및 웰빙(참살이) 바람을 타고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성세대나 권력에 때묻지 않은 청소년들의 순수한 꿈과 열정을 비유해 서점 및 잡지 이름으로 따오게 됐지만, 청출어람이라는 고사성어도 있듯이 쪽(인디고)에서 나온 푸른빛(청소년)이 쪽빛보다 더 진하라는 뜻도 읽힌다.

<인디고잉>에 붙은 ‘+ing’는 현재진행형을 뜻하는 표현으로, 청소년들만이 갖는 생동감과 창의력, 순수한 감수성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겠다는 창간 취지를 담고 있다.

독서 토론하고 저자 불러 대화 나누고…서점 이상의 서점 ‘인디고’

<인디고잉>의 이런 특징은 발행처인 인디고 서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디고 서원은 <인디고잉>이 나오기 2년 전인 2004년 8월28일 문을 연 청소년 인문학 서점이다. 입시학원들이 즐비한 거리 한켠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참고서나 문제집 같은 책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는게 이 서점의 가장 큰 특징이다.

13평의 조그만 공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아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는 행복한 책읽기를 통해 소통과 연대를 바라는 청소년들의 꿈의 산실로서 서원의 특징을 단번에 느끼게 해준다.

허아람(35) 인디고 서원 대표는 “2004년 6월 열흘간 유럽을 여행해 파리 소르본느 대학 근처 철학서점 등 70여곳의 서점을 돌아봤는데, 우리에게 청소년을 위한 전문서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했다”고 서원을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인디고 서원의 또다른 특징은 일반 대형서점에서 내세우는 베스트셀러 따위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인디고잉>이나 인디고 서원에도 추천도서 목록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베스트셀러나 언론 및 세간의 평가와는 전혀 무관하다. 이곳의 추천도서 목록은 아람샘에서 새로나온 책을 읽고 수업하며 토론한 뒤 학생들의 반응과 평가를 통해 정한다.

허 대표는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꼭 좋은 책이라는 보장도 없지만, 자칫 독자들의 자유로운 판단을 억압하는 일종의 권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며 경계했다.

청소년들이 갖춰야 할 도덕적 품성과 예술적 감성 그리고 비판적 지성을 기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느냐 여부가 <인디고잉>이나 인디고 서원이 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이에 따라 이 서점은 고유의 6가지 서가분류 방식(문학, 역사·사회, 철학, 예술, 교육, 생태·환경)에 따라 책을 진열해 놓는데, 이는 <인디고잉>의 6가지 주제 분류에도 영향을 미쳤다.

허 대표는 서점을 여는 것 외에도 일주일에 사흘씩 초·중·고생들을 상대로 ‘아람샘’이라는 이름의 독서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한달에 한번씩 독서수업을 통해 읽은 책의 저자를 초청해 ‘주제와 변주’라는 이름의 독서토론회도 열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쌓이고 한데 어우러져 <인디고잉>을 탄생시키는 배경이 됐다.

허 대표는 “언젠가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마고북스)이라는 책을 읽고 아이들과 독서수업을 하며 의논하다 ‘우리의 언론을 갖자’ ‘청소년 잡지를 만들자’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견이 모아지자 곧 기자를 뽑고, 편집방향을 정해 취재하고, 기사 쓰고, 외부원고 챙기고 하며 잡지를 만들어내는데 불과 석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누가 지도하거나 이끌지도 않았는데, 아이들 스스로 놀라운 자발성과 추진력을 보여주더라”고 말했다.

아람샘 독서수업 출신의 <인디고잉> 대학생기자 강지희(부산대1)씨는 아람샘 독서수업에 대해 한마디로 “자유롭다”며 “스스로 생각을 풀어내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독서수업의 특징이 인디고 서원과 <인디고잉>의 특징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아람샘에서 독서수업을 받는 <인디고잉> 청소년기자 류성훈(ㅂ중3)군도 “부모님들은 일반 입시공부와 무관한 독서수업이나 잡지기자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신다”면서도 “하지만 독서수업이나 잡지기자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됐고, 부모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학교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마노아 > ‘닫힘 버튼 누른다고 전력 과소비?’ 엘리베이터 오해와 진실

 

‘닫힘 버튼 누른다고 전력 과소비?’ 엘리베이터 오해와 진실
[쿠키뉴스 2006-09-10 16:35]

[쿠키 경제] ‘엘리베이터에 갇혀있다고 질식하지 않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광고·영화등 각종 매체 및 일상생활속에서 엘리베이터에 대한 오해가 늘어남에 따라 적극적인 해명 작업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영화나 광고를 통해 엘리베이터에 갇히면 산소가 부족해 질식하게 된다는 설정. 현대엘리베이터는 10일 사보 등을 통해 엘리베이터는 공기가 안팎으로 순환되는 구조로 밀폐된 공간이 아니어서 질식될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엘리베이터에는 각종 바이러스와 곰팡이 등의 서식을 막아주는 대류형 공기 살균 시스템까지 설치돼 이용자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닫힘버튼 한번에 50원 낭비된다’며 절전을 권유하는 글도 사실과 다르다고 회사는 주장했다.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닫을 때 소모되는 전력은 약 0.0125㎾h로, 닫힘버튼을 눌러 문이 닫힐 때나 자동으로 닫힐 때나 상관없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오히려 고층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를 격층 운행하고 실수나 장난으로 버튼을 잘못 눌렀을 경우 등록 취소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가장 근본적인 에너지 절감책은 노후 승강기를 교체하거나 엘리베이터 구동의 핵심인 전동기를 동기전동기로 교체하는 것이라고 현대엘리베이터는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수단이 됐지만 그 기능을 잘 모르는 사람이 아직도 상당수”라면서 “대중매체등을 통해 엘리베이터에 대한 오해가 난무하고 있어 해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