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함께 길을 가는 것(부제:박영근에게) - 김해화

형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장난인 줄 알았다 눈물의 씨앗이라고 노래해쌓드만

미안하다 그래서 장난으로 대답했다

형 나 진지하게 묻고 있는 거야

 

함께 길을 가는 것

나란히 손을 잡고 갈 수도 있지만

남남인 듯 나뉘어 갈 수도 있고

보이지 않을 만큼 앞서 가고 뒤따라갈 수도 있고

그러나 마음은 함께 길을 가는 것

내 사랑이 그러함으로

 

길 위의 사랑이라 -

너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울었다 형 나 많이 외로워

영근아 지금 너 가는 길 얼마나 외로우냐

 

친구들 등에 업혀

병원에 가 누웠다는 소식 뒤로 자주 비 내렸다

진창이 된 공사장 엿새 만에 일 나가 철근 세우는데

너 길 떠났다고 김청미가 전화했더라

 

자꾸 눈물이 나더라 일하다가

고개 푹 수그리고 울었다

내가 길을 바꾸지 못했으니

니가 건너지 못한 길은 나도 못 건너겠지

그래도 사랑은 함께 길을 가는 것

사랑한다 영근아

 

오늘은 가버린 너를 보러 서울 가야 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자꾸 늦어진다

- <창작과비평> 133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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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노아 >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전거를 즐겨라

요즘 지자체마다 방치 자전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자전거 주차장이 있지만 몇 달째 꼼짝 않는 자전거들 때문에 무용지물입니다. 이런 방치 자전거들은 도시의 흉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치 자전거들 중엔 조금만 수리하면 아주 잘 달릴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여러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자전거 재활용 사업에 대거 나선 까닭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자전거 관련 시민단체, 동호회와 함께 펼치는 [연속기획] '자전거는 자전車다-자동차와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여'의 일곱째 주에는 자전거 재활용 문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오마이뉴스 편집자 주>
[오마이뉴스 박찬석 기자]
▲ 지금 우리의 삶은 40년 전과 비교해 163배 정도 소득이 커졌다. 그러나 그만큼 행복지수가 높아졌을까.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1차 경제개발 5개년(1962~1967)은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을 87불에서 5년 뒤인 1967년에 125불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40년이 지난 지금 국민소득 2만 400불(구매력 기준 1인당 국민소득, 2005)로 163배가 증가했다. 그렇다면 1960년대에 비해 지금 우리는 160배 정도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여름이면 부채 대신 에어컨, 찬 우물 대신 냉장고, 걷는 것 대신 자동차로 우리의 삶은 바뀌었다. 그렇다고 그만큼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40년 전에 비하여 엄청나게 소득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다수가 웰빙을 누리지 못하고 있고, 행복지수도 낮다. 그리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것은 소득보다는 소비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소득이 많은데도 항상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돈을 버는 것의 문제가 아니고 소비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0년, 우리는 160배 행복해졌나

▲ 도로 오른편에 분당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1930년대 후반 미국에 자동차가 일반화되었다. 이는 미국 사회가 개인주의 사회로 급변하는 계기가 됐다. 버스로 여럿이 함께 여행하던 문화가 가족끼리 애인과 함께 또는 나 혼자로 변해 버렸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나누어 가질 수가 없다.

예전에는 통근버스를 타고 동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제는 자동차 라디오에서 나오는 방송으로 정보를 접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동차에 낯모르는 남이 타는 것을 꺼린다. 자동차는 사적 공간이지 공유하는 공간은 아니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수출용 승용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자동차는 우리 생활, 의식주를 모두 바꾸어놓았다.

의: 두터운 외투를 입어야 하는 추운 겨울날, 자동차를 타면 얇은 옷만 입어도 히터를 틀어 따뜻하게 할 수 있다. 여름이면 에어컨이 있어 값비싼 모시 치마저고리를 입지 않아도 된다.

식: 등짐을 져 식량을 운반했지만, 이제는 살아있는 생선까지도 자동차를 이용해 직접 집으로 배달한다. 좋은 음식점이면 수십㎞를 달려 외식을 즐기기도 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사회변화다.

주(住): 40년 전에 직장은 집에서 걸어 다니는 거리에 있거나 기차나 버스가 다닐 수 있는 곳이었다. 자동차 덕분에 직장과 주택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고, 도시는 점점 더 커졌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한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데도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자동차는 편리한 것만큼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자동차가 쓰는 석유는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공해를 유발하여 지구·국가·지역사회에 피해를 주고, 심각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는 결국 엄청난 소득을 만들어서 스스로 비용으로 처리하는 제로섬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심 자동차 속도 평균 15.5km... 차가 너무 많다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간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을 집 앞에까지 나를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동차만한 교통수단은 없다. 기차는 역을 통하여, 배는 항구를 통하여 수송된다. 그러나 자동차는 집집마다 방문할 수 있는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서울에는 자동차가 너무 많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1985년 111만대에서 2005년 1500만대로 20년 만에 13.5배가 증가했다. 자동차를 원활하게 다니도록 하기 위하여 엄청난 도로를 건설하였지만, 도로 확장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가 너무 많아서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없게 된 것이다.

도시교통에서 자동차 주행속도는 평균시속 40km를 유지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사정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서울 도심의 자동차 정체는 세계에서도 악명이 높다. 평균 15.5km다.

▲ 7대 도시 평균 주행 속도.
ⓒ2006 박찬석
또한 대도시에 자동차도로를 확장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조순 서울특별시장 시절, 서울시는 서울시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도로를 확장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103조가 든다고 말했다. 한 해 국가예산의 절반인 셈이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즉, 도로 공급으로 도시교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도시 발생이 앞선 유럽과 일본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파리·런던·함부르크·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는 16세기부터 근대 도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대도시 교통과 같은 체증은 없다.

유럽 도시는 마차가 다니던 길이라서 길이 좁다. 게다가 대도시 교통의 한 축을 자전거가 담당하고 있다. 유럽 대도시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을 보면 네덜란드 50%, 독일 26%, 일본 25%다.

이들 국가들이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국가들이다. 왜 서방 선진 국가들은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일까?

일본 자전거 정책을 벤치마킹해야

▲ 일본은 비가 많고, 눈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가 우리나라에 비하여 더 어렵다. 사진은 안개가 잔뜩 낀 일본 도로.
ⓒ2006 박세욱
일본 도시들은 자전거 분담률이 25%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매우 여건이 비슷하다. 그런데 일본은 도시에서 25%나 자전거를 타는데 왜 우리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가?

혹자는 일본은 '산지가 적다' '따뜻하다'고 하지만, 일본은 산지가 국토면적의 67%이고, 우리나라는 65%이다. 게다가 일본은 비가 많고 눈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가 더 어렵다. 우리나라 서울의 강우량은 1400㎜로 일본 도쿄의 1700㎜보다 300㎜나 적다. 자전거를 타기위한 자연적 조건은 한국이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자전거 교통 분담률이 높은 것은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도록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도시교통의 중요한 축으로 하여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자전거 길·자전거 주차장·자전거-전철 연결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일본 도시에선 불법주차가 거의 없지만, 우리나라 도시는 정반대다. 큰 도로에는 불법주차가 무법천지다.

자동차가 자전거 길을 막고 있어, 자전거를 타고 시장을 가거나 출퇴근·통학하는 게 대단히 어렵다. 모두가 자동차 문화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동차를 줄이지 않고, 자동차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고서는 도시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게 보인다.

일본 도시내 차도의 도로폭은 3.3m고 한국은 3.5m다.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배나 높은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많이 타는 것은 자동차는 불편하게, 자전거는 편리하게 만든 교통정책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만큼 자전거를 타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첫째, 1조원 이상의 석유 절약

석유값은 배럴당 2005년 초에 35달러 하던 것이 지금 70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연간 9억 배럴의 석유를 수입한다. 세계 11번째의 석유 소비국이다.

지난해와 같은 량의 석유를 수입한다면 올해는 630억불의 외화를 지불해야 한다. 수입하는 석유의 8%, 50억불의 석유를 승용차에 소비한다. 석유가격의 상승원인은 중동 전쟁과 비축유의 부족 등이다.

근본적으로 석유는 유한한 소모성 자원이므로 곧 사라질 자원이다. 일본만큼만 자전거를 타면 4부제 효과가 있어 12조 6천억 불을 절약할 수 있다.

둘째, 대기오염의 65%가 줄어든다

 
▲ 황사가 자욱했던 서울 도심의 자동차 행렬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의 대기오염 65%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다. 파리와 도쿄에 비하여 매우 높다. 특히 서울에서 배출하는 일산화탄소 양은 전국의 73%에 달한다.

일본만큼만 자전거를 타면 약 100만대의 자동차 운행감소 효과가 있어 대기오염이 62% 가량 줄어든다. 유럽과 일본 도시가 서울보다 공기가 맑은 것은 자전거 분담률이 높기 때문이다.

팀 플랜너리는 그의 저서 <기후창조자>에서 현재대로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한다면 지구는 20년 내에 대재앙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풍 '에위니아'와 장마전선이 겹쳐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다. 태풍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집중호우가 일어나는 것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시멘트와 아스팔트 포장으로 육지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전 도로의 포장으로 한꺼번에 빗물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은 자전거

자전거는 값이 싸다. 10만원 정도면 된다. 그렇게 값싼 교통수단이 없다. 자전거 한 대가 신발 한 켤레보다 싸다. 자동차 한 대를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한 달에 최소한 50만원이다. 자전거 유지비용이 한 달에 500원이라는 분도 있고, 5천원이라는 사람도 있다.

하여간 자전거는 돈이 들어가지 않는 교통수단이다. 영국 BBC가 20세기에 인류에 기여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을 설문 조사한 결과 자전거가 1위였다는 게 우연한 일이 아니리라.

자전거 한 대면 출퇴근을 할 수 있다. 나는 개포동에서 여의도까지 편도 25km를 그렇게 출퇴근한다. 지금은 벌써 1만km를 달렸다. 지난 현충일엔 서울에서 대전에 있는 국립현충원(165km)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참 좋은 여행이었다. 기름값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을 절약했다.

자전거타기는 건강에 매우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일본에서는 우산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일본이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된 것 중에 자전거의 기여도 크다고 한다.

자전거는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다. 가장 경제적인 교통수단이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공해를 줄이고, 건강을 위하고, 관광의 수단이 되고, 나눔의 기회를 가지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지구를 위하고, 나라를 위하고, 지역사회를 위하고, 나를 위한 길이다.

덧붙이는 글
박찬석 기자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며, 97년부터 지금까지 10년째 자전거 출퇴근 중입니다.

뉴스게릴라들의 뉴스연대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

자전거 한대가 행복의 조건은 좀 과장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교통현실을 생각하면 필요한 정책같다.

물론, 본인은 자전거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ㅡ.ㅡ.;;;;

2002년도에 강화도로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유적 발굴 조사 중이었는데, 이틀 간의 휴가를 내고 과 선배와 후배들과 함께 1박 2일로 다녀온 것.

나름 멋진 계획을 세우긴 했는데, 그 일정의 최대 관건은 '자전거'로 움직인다는 거였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린 이틀에 걸쳐 강화도를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번 지나갔다.

하여간 그 거리가 꽤 어마어마했는데,

첫날 자전거를 타고 너무 힘이 들어서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아 보였는데, 유독 나만 너무 힘이 드는 것이다.  엉덩이 아파서 앉아 있기도 힘들었고, 일단 페달 밟고 전진하고... 그 과정이 벅찬 것이다.

난 그 까닭을 다음 날 서울 돌아오기 얼마 전에 알았다.  내 자전거의 바뀌 한쪽이 공기가 약간 나가 있었던 것.

후배 하나가 이상하게 여기고는 자전거 바꿔 타보자고 했다.

녀석의 자전거를 타 보니, 세상에... 이렇게 잘 달리고 튼튼한 것을...

난 만 하루 이상을 고장난 자전거로 힘든 행보를 했던 것이다.

그때 너무 고생한 기억이 있어서 다짐하기를 향후 3년 간은 자전거 근처에도 가지 않으리! 했는데, 만 3년이 지났다. ^^;;;;

자전거 도로도 시급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건강에 해롭지 않을 만큼의 공기 개선도 필요하다. (사실 자전거 쪽으로 유도해야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공기도 좋아질 텐데, 결국 어느 한쪽은 먼저 양보하고 시작해야 되는 문제다.)

또 자전거 도난 사고도 많던데, 그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  보험을 들어야 하나...ㅡ.ㅡ;;;;

내 경우 외발... 그러니까 오토바이랑 자전거가 너무 무섭다.  그 쌩---!하는 소리가 속도감을 더해 당장 나를 덮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스무살 적에 자동차 면허 시험을 준비했었다.  언니가 따는 게 좋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필기 시험을 보았는데, 일년 동안 실기를 보지 않아 필기 시험 붙은 게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그 후, 면허엔 별 관심이 없다.  자동차가 있는 게 편하지만, 내가 운전하고픈 마음은 없다. (사실 나는 심각한 길치에 방향치다.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운전하지 않는 게 국가에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 집에 자동차가 한대도 없으면 그건 너무 불편할 것 같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한다.  내가 운전하긴 싫지만 내 가족 중 누군가는 운전을 하며 차도 갖고 있기를 바란다...;;;

뭐든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인데, 이미 심각해진 문제는, 누구 한사람이 움직여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노력해야 뭐가 돼도 된다.

과연 그게 되겠어? 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한데, 화장실 한줄로 서기 문화를 생각해 보면 절대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

너무나 낯선 문화였던 화장실 한줄 서기는, 초기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잘 모르고서 새치기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던 것.  그러나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어느 순간 당연한 게 되어버렸다.

물론, 화장실 줄서기와 자동차 사용 문제는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의 크기가 다르긴 하지만.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 중에 "우리 나란 이래서 안돼.  우리나라 사람들 하여간 문제야..."라는 식의 말이 너무 싫다.

왜곡된 역사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부터의 그 뼈저린 패배감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젖어버린 냉소주의... 그걸 극복하는 것은 결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스스로의 노력과 행동일 것이다.

흠흠, 애인 생기면 자전거 여행 해봐야지.(뜬금 없는 결론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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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노아 > 한국 소설의 위기

[한국 소설의 위기] 베스트셀러 20위 중 한국 소설은 2권
[주간조선 2006-08-29 14:05]

대학생들 "소설 읽으면 고리타분" …출판사들은 신진 작가 외면
문예창작과 출신들, 소설가보다 시나리오 작가·카피라이터로 몰려

지난 8월 1일 서울 시청 부근의 한 빌딩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청소년을 위한 무료 인문학 강좌’가 열렸다. 서강대학교 영문과의 장영희 교수가 ‘현대사회의 문학 읽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런데 고등학생, 대학생 등 100명 넘는 참석자 중 몇 명이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교수님께서 소설 작품을 많이 읽으시라고 하셨는데요. 소설 읽는 게 우리가 사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요?” 장 교수는 “소설 같은 문학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배울 수 있다”라며 설명해 나갔다.

한국 소설이 ‘먹고 사는 것’과 별 관련이 없어서 그런 건가? 요즘 서점에 가보면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한국 소설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2006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든 소설은 모두 7권이었다. 하지만 이 중 한국 소설은 공지영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3위)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11위) 두 권뿐이었다. 소설 부문 20위권만 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소설 20위권에 든 한국 소설은 공지영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1위)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3위) 외에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9위), 정미경의 ‘밤이여 나뉘어라’(12위) 등 4권뿐이다. 2005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40위권 안에 든 국내 문학은 세 권뿐이었고 그 중 소설은 김별아의 ‘미실’(14위) 단 한 권뿐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바로 주변만 둘러봐도 ‘한국 소설의 위기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주부들은 자녀 교육을 위한 책 코너에, 대학생은 취업 준비를 위한 책 코너에만 몰린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진득하게 앉아서 읽어야 하는 두꺼운 소설책을 선뜻 집어드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생 사이에선 소설을 읽는다고 하면 “고리타분하다”는 말까지 듣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전체 소설시장이 무너진 것도 아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같은 외국 소설은 안 읽으면 대화에 못 끼어들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국내 인기작가의 유명 소설이 기껏 수만 부 팔려나간 데 비해 이들 외국 소설은 수십만에서 수백만 부씩 팔려나갔다. 역사를 논하고 보통 사람의 일상을 다룬 장편소설이 눈에 안 띌 뿐이지 가볍고 톡톡 튀는 문체의 에세이류나 처세술 책은 넘쳐난다.

사람들이 소설을 외면해서 소설책을 안 펴내는 것인가, 아니면 소설책이 별로 안 나오니까 사람들이 점점 더 소설을 안 읽는 건가? 소설가인 강경호 한국소설가협회 이사는 “소설의 위기가 소설가의 위기를 불러오고 소설가의 위기가 다시 소설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라고 했다. 출판사들도 흥행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이름난 대형 작가가 아니면 신진 작가의 소설류를 취급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한국 소설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튼튼했다. 현실은 고단하고 답답했지만 작가들은 허구의 대표 장르인 소설을 통해 역사 현실에 맞서고 저항했고, 사람들은 그런 소설을 읽으며 울고 웃었다. 그러면서 나름의 독자군이 형성돼 왔다. 예를 들어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나 김홍신의 ‘인간 시장’을 안 읽으면 대화에 낄 수 없을 만큼 한국 소설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독자들과 호흡하던 때가 있었다. 중·고등학생도 좋아하는 소설가와 작품 이름을 줄줄 꿸 수 있을 만큼 소설 시장이 활성화됐고 또 시장을 이끌어가는 소설계의 대형 스타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문학의 힘은 영원하다”던 사람들조차 “출판시장에서 한국 소설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라며 안타까워한다. 작품성이나 대중성을 인정 받은 소설 작품을 놓고 영화사들이 영화화하는 판권 경쟁에 나서는 게 아니라 역으로 화제의 영화 작품을 소설로 만들겠다고 출판사들이 판권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 출판사 입장에선 ‘돈 되는 쪽’으로 몰리게 되고, 한국 소설은 점점 더 홀대 받는 형국이다. 번역 소설이 한국 소설 시장을 아예 집어 삼켜버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말 ‘한국 소설 공황시대’라도 온 것인가?

한국 소설의 위기 징후를 소설가나 시장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니다. 시대가 바뀌었고 독자의 입맛이 우선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찾는 소설의 성격도 바뀌었고 소설을 대체할 다른 미디어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출판사 직원은 “요즘 한국 소설에 대해 ‘대작(大作)이 안 나온다’고들 비난하는 분도 있는데 시대가 대작을 정말 원하고 있는지부터 고민해볼 문제”라고 했다.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이남호 교수는 “요즘 사람들은 호흡이 긴 소설을 읽기 싫어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듯이 조각조각 뛰어넘어가면서 읽는 편”이라고 했다. 한 잡지사의 출판 담당 기자는 “정작 나부터도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거나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책을 집어들게 되지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의 책은 피하게 된다”고 했다. 소설이 서사와 담론을 통해 사회를 고민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고 작고 가벼운 일상의 것을 속닥거리듯 말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말이다.

 

*****************

 

주변에 그런 사람들 있지 않나요? 

"난 소설책은 안 봐."

그때의 뉘앙스는, 난 소설 '따위'는 안 봐... 라는 식으로 들려 고까울 때가 있습니다.

뭐,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누구나 있겠지만, 지나치게 편향적 독서는 안 좋은데, 소설과 같은 '픽션'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보여서 나름 안타깝기도 합니다.(아예 안 읽는 것보다는 물론 바람직하지만...;;;)

제 친구 녀석 하나는 주로 성공신화, 처세술, 자기계발서... 이런 쪽으로만 책을 보았더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소설책을 빌려달라고 하고, 또 자신도 책을 사다가 읽는 겁니다.

왜 그렇게 된 건데??? 하고 물으니,

직장을 옮기면서 면접 시험을 보다가, 여성적인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남성적인 성향이야 이미 지닌 것이고, 여성적인(굳이 구분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감수성과의 조화가 필요함을 알았다고요.

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내가 빌려준 책 오래 됐는데 아직도 안 보더군요ㅡ.ㅡ;;;;

레벌루션 No.3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빌려줬는데....;;;;

p.s 때로 조선일보 기사를 옮겨올 수도 있다... 고 방금 생각함......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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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프랑스 - 정지용

"아아, 바로트씨! 굿 이브닝!"

"굿 이브닝!"

------ 사장님, 안녕하세요? ------

튤립 양은

오늘 밤도 사라사의 커튼 아래서

쉬고 있지요.

 

나는 자작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다.

손이 너무 희어 슬프다.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다.

대리석의 테이블에 스치는 뺨이 슬프다.

 

아아, 이국종 강아지여

발끝을 핥아주어라.

발끝을 핥아주어라.

- <긴다이후께(近代風景)> 192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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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에센셜 알랭 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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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알랭 드 보통의 팬이라면, 이 작은 책.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나는 보통의 전기 시리즈(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이것이 사랑일까) 가 좋아. 라거나, 나는 '여행의 기술' 과 같은 책이 좋아. 그것도 아니면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과 같은 일상의 철학이야기가 좋아. 라고 할 수 있겠다. 혹은... 보통이면 무조건 좋아.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나처럼 말이다. 
당신이 보통의 무엇을 좋아하던지 간에, 이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뭐, 앞으로 더 나올 가망성은 없어보이지만;;) 이 시리즈를 잠깐 소개한다면, 펭귄 출판사가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선집이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44414펭귄의 이 시리즈는 꽤나 작고 귀엽다! 보통이 70번째라서, 뭔가 의미가 있는지는 절대 모르겠지만, 왜냐, 앞의 69권의 작가들이 쟁쟁하다 못해, 문학사의 한 페이지들을 차지하고 계시는 분들이니 말이다.

원작의 제목은 on seeing and noticing 이다. 이 책의 번역 제목인 '동물원에 가기'는 여기 등장한 단편중 하나의 제목이다. 원작의 제목은 좀 더 맛깔스러운데, 
On the Pleasures of Sadness
On Going to the Airport
On Authenticity
On Work and Happiness
On Going to the Zoo
...

그래서, 제목이 On seeing and Noticing 이다.
보통의 책이 처음.이 아니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 어디서 봤는데, 어디서 봤는데, ' 끊임없이 데자부.를 느낄께다. 맹세코, 처음엔 찾아보는 시도를 했음을 밝힌다. 맨 처음 리뷰 들어가면서, 어떤 스타일의 보통을 좋아하더라도, 이 책은 무조건 좋아할 것이다. 라고 했던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아홉편의 단편( 한장밖에 안 되는 짧은 메모(on single men독신남)도 있긴 하지만서도) 이 어디선가 보통이 썼던 얘기들이기 때문다. 아마, 당신이 이미 읽고, 밑줄 빡빡 쳐 놓았던 얘기들일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간혹자주 보는 인기작가의 글을 짜집기한 책.이라고 미리 오해는 하지 말기를. 절대절대 아니다. 왜? 라고 묻는다면, '펭귄70주년 기념선집' 이다. 라고 한마디로 답해주겠다. 모르긴 몰라도, 보통의  그 어떤 히트친 장편보다, 펭귄70주년의 70명의 작가 안에 선배 대작가들과 함께 들어간 것이 그에겐 영광일 것이다.

첫 단편 On the Pleasures of Sadness 슬픔이 주는 기쁨( 원서의 제목이 너무 달콤하지 않은가!) 는 호퍼의 이야기로 들어간다. Edward Hopper belongs to the category of artists whose work is sad but does not make us sad - the painterly counterpart to Bach or Leonard Cohen.
들어가는 제목, 슬픈데 기쁜거.에서 덜 반했다면, 첫 문장에서 쓰러지지 않을 도리 없다.( 내가 호퍼 팬이라 좀 오버하는걸 용서하시길) 이후에 나오는 얘기들은, 호퍼로 들어가는 첫문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외로움, 이다. 호퍼의 작품들을 들어가면서, 외로움의 미학을 펼쳐낸다. ' 오스카 와일드가 언젠가 말했다. 휘슬러가 그것을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란 없었다. 고. 물론, 안개가 있었다. 많이. 하지만, 휘슬러가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무언가를 그리기 전에는 그걸 인식하기가 약간 어려웠을 뿐이다. 와일드가 휘슬러에 대해 말했듯이, 우리는 아마도 호퍼에 대해 말할 수 있을것이다. : 호퍼가 그것을 그리기 시작하기 전에, 세상에는 훨씬 적은 주유소, 리틀 셰프(런던의 체인 레스토랑 이름. 본문에 등장한다) , 공항, 기차, 모텔이 있었을 것이다'

On Going to the Airport 에서는 공항에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첫 에세이, 에드워드 호퍼, 슬픔의 기쁨에 너무 톤이 맞춰져 버려서, 두번째 작품을 읽으면서도 그 달콤한 외로움을 떨치기 힘들었다. 이 이야기는 아마도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 본 듯한 이야기이다. 슬프고, 지겨울때 공항보다 나은 장소를 찾기 힘들다. 로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문장 중간중간에 이국적인 장소들이 튀어나온다. 벵갈, 아프간, 캐스피언해, 또 한참 읽다보면, 캐나다, 파키스탄, 코리아  (;; 무작위.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쥐리히, 파리, 아테네...
그 장소들의 이름은 공항에서 출발, 도착, 연착, 등이 쉴새없이 바뀌는 보드판을 연상시킨다. 우리는 보통과 함께 공항에 가서, ( 꼭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할 필요는 없다) 챠르륵, 챠르륵 넘어가는 이국의 장소들을 보며, 보통의 공항에서 느끼는 소회.를 가만히 들어주면 된다.



 

세번째 에세이 'On Authenticity' 진정성
우리의 클로에.가 나온다. 1번부터 26번까지, 알랭 드 보통은 연애의 모범생처럼, 책을 읽는 연애열등생인 나에게 번호를 착착 매겨, 반하기 시작하는 것에서 그녀의 키스를 얻기까지. 를 특유의 유머를( 한쪽 입꼬리 씩 올라가게 하는) 구사하며, 120% 공감을 이끌어내는 예들을 척척 들이대며, 이래도 안 재밌을래? 하기 시작한다.

 이 단락부터는 드디어, 호퍼의 외로움과 싸함을 떨쳐버리고, 여유있게 알랭 드 보통이라는 걸출한 선장을 지닌 이야기의 배에 느긋하게 몸을 맡길 수 있다.


낄낄대고 웃다 보면, On Work and Happiness가 나온다. 결론이 대략 참담한 것이, 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이라기 보다는 얄밉기 그지없었던 '불안'을 떠올리게 하는 단편이다.

번역서의 제목으로 따오기도 한 On Going to the Zoo는 짧지만, 지극히 알랭 드 보통 스러운 글인데, 세상 천지에, 동물원 브로셔를 독자로 하여금 이렇게 진지하고, 재미있는 소설 읽듯이 읽어내게 할 작가는 흔치 않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낙타 브로셔. ) 물론 동물원 브로셔.는 부분이다. 이 짧은 에세이에 보통은 알다시피, 철학, 생태학, 역사, 문학 등을 다 끄집어내니깐.

On Single men . 독신남. 한장짜리 짧은 메모는 그냥 스윽 읽고 넘어가기.

On the Charm of boring Place 따분한 장소의 매력. 은 그의 출신지이기도 한 쮜리히에 대한 이야기이고, On Writing ( and Trouts) 글쓰기(와 송어) 는 보통의 '글쓰기' 이야기이라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버지니아 울프, 괴테, 프루스트) 글쓰기와 독자로서( 보통 자신을 포함한) 받아들이는 이야기.이다. (근데, 송어는 왜???)

이 책을 읽으면서, 선택할 것은 단 하나. 전작들을 뒤적여, 어디서 나왔는지를 일일이 찾아볼 것인가, 아니면, 그냥 즐기며 읽을 것인가. 물론 이것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 그 선택을 마쳤으면, 심호흡 하고, 정신없이 쏟아지는 말의 향연에 빠져보시길.

워낙 다작이고, 여러 스타일인지라, 그 동안 보통의 책 중 '이거!' 하고 내밀만한 책이 없었는데, 아직 보통의 책을 단 한권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책을 내밀겠다. 이미 보통의 팬이라면, 역시 이 책을 내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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