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왕자 1
야마다 난페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에 다섯 권씩, 3일 동안...홍차 왕자의 마법에 포옥 빠져있었습니다. 히잉~ 깨어나기가 아쉽군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상큼한 만화예요. 홍차를 잘 안다면 딱 어울리만한 종류의 차를 골라내서 비교하고 싶은데, 안타깝네요. 홍차 왕자를 읽기 전에는 찻집에서 '다즐링 주세요.'하며 새침 떼는 친구 앞에서 주눅이 들어 '다..다즐링? 그게 모야?'하던 문외한이거든요.

여하간에~ 표지 때문일까요, 상큼한 복숭아 향이 나는 듯한 만화였습니다. 너무 급격하게 진행되지 않는 로맨스는 두 여자 곁에 무수한 꽃미남들이 모여있는 상황의 작위성을 조금은 덮어주고 있구요, 오밀조밀하게 구성된 스토리 라인 덕분에 공부에 대한 중압감은 보이지 않고 맨날 행사만하는 어이 없는 학교도 그냥 넘겨줄만 합니다.(현실성이 없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특기적성을 민주적으로 살리는 이 학교야말로 이상적인 학교같아요. 그죠?)

캐릭터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의 하나죠. 아삼, 얼 그레이, 남호, 세일론, 홍목단, 기준 삼촌, 취향에 따라 하수빈선배나 김영철도^^;; 순정만화의 전형 공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제각각의 향기가 있는 이 멋진 남자들...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죠.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는 홍차 왕자. 적극 추천합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승아랑 미경, 남호가 홍차 왕자들이 돌가가는 날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저도 홍차 왕자의 연재가 끝나는 것...아니 그전에 새로운 책이 나오는 것이 너무 지연될까봐 두려워진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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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 1
마츠모토 토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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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kiss라는 당돌한 제목도 일조했고. 그런데 왜일까. 잘 몰입이 되질 않았다. 만화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쉽게 빠져드는 나인데. 특히 멋진 순정만화라면 후유증이 적어도 24시간은 가는데. 왜일까.

주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개연성'이 없기때문이라고나 할까... 정말이지 주관적인 입장이다. 게다가 그 주관이라는 것이 굉장히 줏대 없다. 7살 연상의 피아노 선생님과 여고생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개연성이 없다면, 전 세계에서 손꼽힐만한 부자에, 잘생기고 키 큰 멋진 남자에가 평범한 여자아이에게 홀딱 빠지는 것(모두 아시겠죠^^ 꽃보다 남자 말입니당)은 개연성이 있나?

음... 아예 황당무계하면 모를까 어중간하면 안된다는 건가. 에휴~ 그런 사랑을 믿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어버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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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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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재미있습니다. 조앤롤링의 풍부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사실, 곰곰이 따져보면 그렇게 새로울 것도 없는 책입니다. 불우하게 자라다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비밀을 알게되고, 신나는 모험을 겪게 되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에 아주 많이 읽었습니다. 해리포터도 그런 동화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데, 왜 이 책만이 유별나게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할까요.

제 생각에는, 흑백텔레비젼과 칼라텔레비젼의 차이와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똑같은 토대 위에 펼쳐진 상상력이라도, 그 질 자체가 틀리지요. 조앤롤링이 오로지 공상의 세계에서 쌓아올린 마법사의 나라, 마법 학교, 갖가지 이상한 동식물, 마법의 종류들은 고색창연하기 그지없거든요.

어디서 그렇게 재미있고 딱 떨어지는 이름들은 생각해 냈을까요? 책을 쓰지 않았다면 네이밍 회사를 차렸어도 됐을거예요. 길을 걸어다니면서 읽을 정도로 푹 빠지게 하는 해리포터, 다음 이야기는 도대체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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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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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든 콜필드가 정말로 감동하는 책은 어떤 것인가 하면, 책을 읽고 나면 그 작가가 친한 친구여서 전화 걸고 싶을 때 언제나 걸 수 있으면 오죽이나 좋을까...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나는, 셀린저보다는 홀든 콜필드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다. 절/실/하/게. 전화를 걸어서 그가 하고 싶어했던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술도 한 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엘리와 피비에 대한 이야기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가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 어떠어떠한 것인지, 나의 경우에는 어떠한지 흥분해서 침이 튀길만큼 이야기할 수 있다면.

홀든은 표면으로 보이는 것처럼 비관적이고 삐딱하기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에 쉽게 상처입을 예민한 감수성과 의외의 강직함을 그런 식으로 감추고 있을 뿐. 홀든의 시니컬한 어투는 어딘지 무라카미 류의 '69'의 주인공과 닮았다. 삐딱하지만 여리고, 정말은 진실할 것 같은 홀든. 이제껏 만나본 소설 속 주인공 중 최고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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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정원 - 상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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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래된 정원'을 사랑이야기로 읽었다 하면, 책을 잘못읽은 것일까. 처음 펴 들었을때는 '황석영'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조금은 주눅이 들어 있었지만 오현우와 한윤희를 축으로 한 깊고도 슬픈 사랑에 금새 빠져들었다. 사랑이야기로 치자면 이보다 더 뻔한 줄거리가 있을까. 운동권에 몸담고 있다가 수배를 피해 숨은 남자. 그와 사랑에 빠진 여자는 그가 감옥에 간 후 그의 아이를 낳았지만 남자는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 모르고, 결국 어긋남만을 반복하다가 여자는 병들어 죽고...줄거리만 펼쳐보자면 어이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막상 책 속에서 전개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갈뫼에서 둘이 함께 했던 짧은 행복의 묘사는 서정 소설, 사랑 이야기라고 제목을 걸고 나온 어떤 책보다도 아름답고 애잔하다. 읽으면서 계속 공지영의 '고등어'가 떠올랐다. 고등어의 주인공들도 이들과 비슷한 아픈 사랑을 했다. 하지만 '연륜'이라고나 할까, 황석영이 그린 아픔이 좀 더 깊고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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