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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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든 콜필드가 정말로 감동하는 책은 어떤 것인가 하면, 책을 읽고 나면 그 작가가 친한 친구여서 전화 걸고 싶을 때 언제나 걸 수 있으면 오죽이나 좋을까...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나는, 셀린저보다는 홀든 콜필드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다. 절/실/하/게. 전화를 걸어서 그가 하고 싶어했던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술도 한 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엘리와 피비에 대한 이야기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가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 어떠어떠한 것인지, 나의 경우에는 어떠한지 흥분해서 침이 튀길만큼 이야기할 수 있다면.

홀든은 표면으로 보이는 것처럼 비관적이고 삐딱하기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에 쉽게 상처입을 예민한 감수성과 의외의 강직함을 그런 식으로 감추고 있을 뿐. 홀든의 시니컬한 어투는 어딘지 무라카미 류의 '69'의 주인공과 닮았다. 삐딱하지만 여리고, 정말은 진실할 것 같은 홀든. 이제껏 만나본 소설 속 주인공 중 최고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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