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무슨 소리니? - 프뢰벨뽀삐시리즈 2단계 뽀삐 시리즈 표현력 향상을 위한 그림책 2
한국프뢰벨유아교육연구소 기획.구성, 박찬욱 그림 / 베틀북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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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표현력 향상을 위한 그림책 시리즈 중에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난장이 아저씨가 낮잠을 자는데, 무슨 소리가 나서 가보면 똑똑 물이 떨어지거나, 달그락달그락 국자가 흔들리거나, 삐그덕삐그덕 문이 흔들린다는 내용이 '쉿, 무슨 소리니?'라는 문장을 앞세워 계속 반복되는 구성입니다.

쉿, 무슨 소리니? 라는 구절에서 '쉿!'이 너무 마음에 드나봐요. 어쩌다 빼먹으면 '쉿'을 하라고 난리입니다. 아무래도 의태어보다는 의성어쪽이 아이가 이해하기 쉬워서인지 흥미를 갖고 빨리 받아들이더군요. 그런데, 한 가지 옥의 티! 마지막에서 두 번째 페이지인가...시계가 틀려요.^^ 아저씨는 '벌써 여섯 시네'하는데 시계는 일곱 시를 가리키고 있더라구요. 이 그림책으로 시계를 가르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고치시는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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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원숭이의 신기한 카메라 - 프뢰벨뽀삐시리즈 2단계 뽀삐 시리즈 표현력 향상을 위한 그림책 1
한국프뢰벨유아교육연구소 기획.구성, 양정아 그림 / 베틀북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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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력 향상'이라는 말에 혹해서 당장에 구입했습니다. 요즘은 창의력과 표현력이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대두되고 있잖아요. 게다가 이전에 구입했던 프뢰벨 뽀삐 시리즈 1단계와 2단계의 어휘력 향상을 위한 그림책에 많이 만족했기 때문에 미더웠어요. 그런데, 이번 표현력 향상 시리즈는 이제껏 나왔던 뽀삐 시리즈 중에 제일 뒤쳐지는 것 같습니다. 표현력이라는 모호하고 광범위한 영역을 무리하게 담아내려던 탓도 있겠고, 거듭된 시리즈의 인기에 편승해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너무 서둘러 출간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아기 원숭이의 신기한 카메라는 주로 의태어를 다루고 있는데요, 선별된 의태어들이 일관성이나 대표성이 부족해서 우리 아이에게는 많이 생소했던 것 같습니다. 동물을 워낙 좋아하니 엉금엉금 거북이정도야 괜찮지만, 들쭉날쭉 악어 이빨은 글쎄요... 차라리 일상 생활에서 의태어들을 집어 내서 아장아장 아기라든가, 그런 친숙한 것들을 다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그림도, 제 취향엔 별로 맞지 않구요. 그래도 아이의 반응은 언제나 짐작하기 어려우니까...엄마와는 달리 이 책을 많이 좋아해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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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박경민 옮김 / 한겨레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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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스티븐 킹은 말한다. 첫 작품이 성공한 작가가 두 번째 작품마저 성공시키기는 어려운데, 이러한 징크스를 가장 멋지게 해결한 작가가 바로 하퍼 리라는 것이다. 그럴 수 밖에. 하퍼 리에게는 '앵무새 죽이기'가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단 하나...그 하나의 소설로 퓰리처 상을 받고, 계속 잊혀지지 않고 회자되는 이름이 되다니...이 소설의 배경도 소설 자체만큼이나 매혹적이다.

앵무새 죽이기를 두고두고 꺼내 읽게 되는 것은, 우선 쉽기 때문이다. 00상 수상작이라고 붙은 소설들은 대부분 왜 그리도 어렵고 모호한지. 하지만 이 작품은 작은 마을의 자잘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편안하고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쉬운 이야기 속에 무겁고 강한 메세지가 어느덧 읽는 이의 마음에 스민다. 따뜻하고 진실한 빛이 가득한...하지만 덮고 나면 매번 깊은 사색에 빠지는 '퓰리처 상'이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누구나 읽어도 좋을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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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좋았죠. 다시 읽어도 좋은 책 중 하나죠
 
완전한 게임
리처드 바크만 지음 / 반도기획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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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멀지 않으리라고만 추측되는 미래의 어느 시간, 미국은 군부 독재 국가가 되어 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가 있으니, 바로 '롱 워크'. 말 그대로 오래 걷기이다. 18세 이하의 건강한 소년들만 참가 신청을 할 수 있고, 체력과 정신력을 테스트하여 통과된 소년들 중에도 추첨을 통해 100명만이 이 경기에 나가게 된다. 끝까지 오래 걸어 남는 1명에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이라는 어마어마한 포상이 주어진다.

그저 오래 걷기에 이런 포상이 따르고,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것이 의아하지 않은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경기에서 패하는 자는 모두 '죽음'이라는 댓가를 받게되는 것이다. 시속 4마일 이하로 떨어지면 경고를 받게 되고, 한 시간을 경고 없이 걸으면 1회의 경고가 없어진다. 그러나 경고를 없애기 전에 3개의 경고가 누적되고 마지막 4번째 경고를 받게 되면...해프트럭을 타고 뒤따르던 군인들의 기관총에 사살되는 것이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줄거리만 보고는 누구나 그렇게 말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누구인가. 바로 스티븐 킹이 아닌가. 그의 귀기어린 글솜씨는 이런 얼토당토 않은 상황을 공포와 스릴이 가득 넘치는, 심지어는 현실감마저 느껴지는 사건으로 뒤바꾼다. '걷는다'라는 사실 하나를 바탕으로 편집증이 느껴질만큼 몰입하는 그의 글재주에는 누구든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역시도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다가 새벽이 되어 결말을 확인할 때까지 책을 덮지 못했다.

기대한 것보다는 허무한 결말이었지만, 사실 그 허무함이 있기에 이 소설이 그저 시간 때우기용 소설에 그치지 않고 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게 만드는 것 같다. 어이 없을 정도로 기발한 발상, 그 발상의 힘을 끝까지 잃지 않고 끌고나가는 필력...스티븐 킹,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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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김형경 지음 / 문이당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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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학교 다닐 때는 교육 심리학을 배웠고, 요즘 들어서는 미술 심리치료를 공부하고 있던 터라 정신분석이 주가 되는 이 책을 접하자 자꾸 분석하고 어의를 따져보는 학구적인(?) 자세를 버리지 못하겠더군요. 2권의 중반 이후부터서야 그런 불편한 힘을 빼고 편안하게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세진에게서, 인혜에게서 나와 비슷한 점을 발견해내고 그녀들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더라구요.

결국은 다른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두 사람이지만, 중간 단계까지의 세진과 인혜를 양 극단에 놓고 굳이 하나를 골라내라면, 저는 인혜쪽에 더 가깝습니다. 인혜가 사랑을 대하는 일반적인 태도, 다 겪고 다 초월해서 개념정리까지 완료된 듯 한 차분함,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합리적인 결론으로 사랑을 끌어다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스스로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히는 어리숙한 구석...표면은 조용하고 차분한데, 그 내면 무의식은 드글드글 끓고 있는 인혜의 행동거지들을 보며 이 여자는 참 나와 비슷하구나 하고 자주 떠올렸습니다.

세진은...나라면 그렇게는 살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착한 여자 컴플렉스에는 많은 부분 공감했습니다. '친절한 사람을 주의하라...'는 구절에 가슴이 뜨끔하더군요. 친절이 저의 모토거든요. 티 타임에 차를 타거나, 다른 사람이 귀찮아하는 심부름을 맡아하는 등 사소한 친절을 내세울 수 있는 일. 그런 일들을 언제나 진심으로 즐겁게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술자리에서 술을 따르는 것이 왜 여성들에게 치욕스러운지를 마음에서 느껴본 적이 없고, 대학 초년생때는 심지어 담배를 집어드는 선배들에게 담배불을 대주려고 하다가 '정숙한 여자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세진의 상담과정을 따라가며 그런 것들이 다, 과잉친절을 베풀고 그만큼의 보상으로 사랑받기를 원하는 내밀한 욕망, 자기연민에서 비롯된 것임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세진이 경호에게만은 잔인했던 것처럼, 가장 가까운 남편에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밖에서는 아무리 자잘한 심부름도 기꺼이 나서서 처리하면서, 집에서는 꼼짝 않고 알게모르게 남편을 부릴 기회만 호시탐탐 노립니다. 어떤 가부장적인 집에선 남편이 누워서 '재털이, 리모콘' 한다던데, 저희집에선 도리어 제가 앉은 자리에서 '오빠~ 휴지 한 장만, 오빠~ 나도 물~'하고는 하죠.

가장 믿는 이,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사랑해줄거라는 오만이 그런 사소한 상황 뒤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스스로 놀랐습니다. 계속 인혜를 동일시하고, 그녀의 시각에서 세진을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결국 세진과 함께 정신분석의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싸우지 않는 부부가 건강치 못한 부부라는 말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는 진지하게 고민해봅니다. '한 번 본격적으로 싸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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