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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항아리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6 ㅣ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2
정병락 글, 박완숙 그림 / 보림 / 1995년 1월
평점 :
절판
딱딱하고 따분해지기 쉬운 전통 문화를 다양한 시선에서 재미있게 펴 낸 '솔거나라' 시리즈는 아무리 칭찬해도 별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옥석은 있겠죠. 그리고, 제가 볼 때 <숨쉬는 항아리>는 돌보단 빛 고운 옥에 더 가깝겠네요.
후한 평가를 하게 된 데는 무엇보다도 그림의 공이 큽니다. 우리의 전통 옹기를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표현하고, 그 위에 귀여운 표정들을 입혔습니다. 정보의 전달과 친근감이라는, 어찌 보면 양 극단에 있는 두 토끼를 가뿐하게 잡아냈네요. 주인공 항아리의 표정이 참 귀여워요.
<숨쉬는 항아리>에서는 전통 옹기가 만들어지고, 메주가 담겨 된장과 간장이 되는 과정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그려집니다. 물론 옹기의 제조 과정이나 메주가 된장이 되는 과정에서 설명할 내용이 더욱 많겠지만, 제 딸아이(4살)의 입장에서 보면 자질구레한 설명이 없는 편이 더욱 효과적이었습니다. 그저 이런 그릇이 있구나...우리 흙으로 만든 그릇은 숨을 쉬는구나...하고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요. 혹시 더 커서 다른 궁금증이 생기면, 그 때는 다른 책이나 매체를 통해 자세히 설명해주면 되겠지요.
아이에게 처음 책을 읽어 주면서 반응을 보면 앞으로 이 책을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를 자연히 알게 됩니다. 책 읽는 도중에 딴 짓을 하거나 다른 책을 들고 오면 연령이나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이고, 몇 번이고 다시 읽어달라고 하면 그 후로도 계속 좋아하지요. <숨쉬는 항아리>는 한 번 반 읽었으니, 별 세 개 정도? 그런데,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그림책은 대부분 싫어하는 아이의 취향을 고려하면, 대 히트에 가깝다 봐도 되겠네요.
간결한 내용에 들춰보기가 가능하니 유아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겠고, 우리 전통 옹기에 대한 정보 전달을 생각하면 초등 저학년까지도 권해줄만 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