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 네버랜드 클래식 14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 지음, 메리 쉐퍼드 그림, 우순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다들 메리 포핀스~ 메리 포핀스~ 하는데, 사실 전 이 나이 되도록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답니다. 어린 시절 책을 덜 읽은 것도 아닌데....집에 있던 계몽사의 세계명작전집에는, 메리 포핀스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영화요? 그것도 어째, 못 봤네요. 사운드 오브 뮤직은 명절마다 물리게 봤건만, 메리 포핀스는 텔레비젼에서 많이 안 틀어줬나봐요.
여하간, 사정이 그러저러하여 제 머리 속의 메리 포핀스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다정하고 활달한 가정교사 쥴리 앤드루스가 좀 더 풍성하고 긴 치마를 입고, 우산 하나를 받쳐 든 채 활짝 웃는 모습이요. 이런 얼토당토 않은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으니....ㅎㅎㅎ 불친절하고 허영심 많은 요 아가씨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죠.^^

백설공주, 신데렐라, 소공자, 소공녀....하나같이 어여쁘고 마음도 착한 사람들만이 이야기책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던 그 때에, 어쩜 이렇게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메리 포핀스라는 인물을 설정한 저자의 역량이 범상치가 않습니다. 얼굴도 마음도 아름다운 사람이야 당연히 사랑받게 되어 있죠. 그러나, 불친절과 콧방귀가 특징인 거만한 아가씨를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만들어내는 것은....게다가, 사실은 그 무뚝뚝함 속에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다는 것을 슬쩍 알려주는 것은, 대충 해서는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뒤죽박죽 공원의 메리 포핀스'가  분량도 많고 더욱 본격적인 환타지를 보여주지만, 저는 '우산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 쪽이 더 정이 가네요. 집과 이웃, 거리...일상적인 것들을 비틀어 환상과 꿈이 머물 수 있는 공간, 무한한 상상력의 여지를 만들어내니까요.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이 멋진 유모록, 메리 포핀스를 꼭 만나게 해줄겁니다. 그녀와 함께 하는 신나는 상상을 놓치는 건 참 안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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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4-12-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번째 리뷰일 테죠? 축하드립니다. 진우맘님!

진/우맘 2004-12-0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저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이리도 짚어 주시다니!

그런 줄 알았으면, 더 공들여 쓸것을 그랬어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04-12-09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번째요? 으~나로선 상상도 못할...암튼 축하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