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 사진은 본문과 아무 상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
최근들어 두 번째다. 서방님이 책 읽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재밌냐?"하고 물어본 것이. 며칠 전 잠자리에서 뒹굴거리며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고 있는데 술 먹고 들어와서 거나한 얼굴로 묻더니, 어제는 저녁 먹고 거실에서 <세계여성소설걸작선>을 읽고 있는 내게 또 물었다.
비꼰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 별 취미가 없는 오빠로서는, 틈만 나면 책을 들고 뒹굴거리는 내가 신기해서, 정말 가끔 사무치게 궁금해서(?) 그러는 것 같다. 하긴, 나도 그럴 때가 있다.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거나 바둑채널을 심각하게 들여다 보고 있는 오빠에게 "....재밌어?"하고 비슷한 심정으로 물어본 적이 많다. 바둑을 전혀 두지 못하는 나로서는, 바둑판 위의 무수한 흑백 돌에서 좀처럼 규칙을 찾기가 어렵다. 낚시도 그렇다. 갯지렁이는 절대 만지고 싶지 않고, 설령 물고기가 올라와도 차마 바늘을 뺄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나로서는.....낚시의 매력이 어렴풋이 짐작될 뿐이다.
계획대로 인생이 수월하게 풀려서, 시간도 돈도 여유 있는 노년이 되면....우리 부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나는 서재 소파에 몸을 묻고 책을 읽고, 서방님은 그 곁에서 인터넷 바둑을 두는 정경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공통 취미는 하나 정도 있으면 좋으련만.... 아이들이 좀 크면 스포츠 댄스라도 배워볼까? 둘이서 호젓하게 무언가에 골몰하면서 친구처럼 솔솔 늙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