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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4집 - Soul Tree
박효신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오늘 아침에도 나는, 박효신과 함께 출근길을 걸었다. 이상하다. 자꾸 비가 오고 쌀쌀해지는 날씨 때문인가...그와 함께 하면, 봄 날 아침에도 늦가을의 낙엽 타는 냄새가 나는 듯 하다.
그는 변했다. 예전의 그의 노래가...영혼을 끓어오르게 했다면, 4집에 담긴 곡들은 '영혼을 울리는' 그것이다. 토해내는 듯 강렬했던 목소리도 변했다. 지금 박효신의 목소리는 마치, 성대가 아니라 온몸에서 배어나오는 듯 하다. 창법의 변화가 주요인이겠지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혹여, 어느덧 소년에서 남자로 변모한 이 가수의 나이...나이먹음이 관여한 결과가 아닐까.
한결같이 나를 매료시키는 <나처럼>을 비롯한 14곡, 그리고 마지막 숨은 보너스인 한 곡은 몇 번을 반복해 들어도 쉽게 질리지가 않는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다른 대부분의 앨범이 그렇지만) 14곡 하나하나를 분류해 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슬슬 제목과 노래가 매치되기 시작하자, 한 곡 한 곡이 저만의 향기를 품고 내게 투신해 왔다. 어지러웠다.
하.^^ 되게 감상적인 평이네. 어쩐지 닭살이 돋으려 한다. 그러나 어쩌랴. 박효신은 그렇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가을 오후에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첫사랑을 떠올리는...언제나, 그런 기분에 빠져버리는 걸. 이 닭살스러움을 배제하려 애쓰면, 이 앨범에 대한 나의 감상은 두고두고 미완으로 남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