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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또 만나자 ㅣ 과학은 내친구 13
히로노 다카코 그림, 사토우치 아이 글, 고광미 옮김 / 한림출판사 / 2001년 8월
평점 :
처음 그림을 들여다 보고는 조금 뜨악했습니다. 옛날 교과서에 나오던 '영희' 같이 생긴 주인공 여자 아이도 그렇고, 화면 가득한 사실화도 그렇고... 별 기교없이 성실하게만 그려져서인지, 특별히 아름답다는 느낌이 없더군요. 하지만 그것은 첫인상에 그쳤을 뿐입니다. 책 속에 들어가서 아이의 발길, 눈길을 따르다 보니 그 무던한 그림들이 더 없이 예쁘게 와 닿았습니다.
<과학은 내 친구>라고 과학그림책임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어느곳에서도 어설픈 과학그림책이 주는 딱딱한 느낌, 지식을 주입하려는 고압적인 자세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놀이터에 나가 노는 듯 느슨하고 즐거운 책 읽기 도중에,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과학지식을 하나하나 줍는 느낌이지요.
이제는 보기 힘든...사실은 도시에 자란 저도 보기 힘들었던 두꺼비며 달팽이, 애벌레와 개구리들의 모습이 세밀한 사실화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과학그림책 류를 좋아하지 않는 딸아이도, 이 책을 넘기면서는 재잘재잘 말이 많아지더군요. 비오는 날,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찾아드는 살아 있는 자연을 그림책 말고 실제로도 느껴볼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우선은, 이 좋은 그림책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