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 웃긴다. 챗 용어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처음엔 자판 치기 쉬우라고 약자로 쓴다 하더라. 그래, '안냐세요' 같은 건 그런 용도라도 있다 치자. 그렇다면, '안뇽하세욤, 효효효...' 뭐, 이런 표현은 뭐냔말이다. 전혀 경제적이지 않다. 이런 글 치다가는 손가락도 혀도 꼬여서 쥐나기 십상이다. 

그런 구세대적 반발심에도 불구하고, 참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들이 있으니...바로 저 이모티콘들이다. ^^  ^^;;  TT  -.-  요런 것들. 이것들이야말로 경제적인 함축어의 표본들이다. 적재적소에 쓰이면, 짧은 글에도 쓰는 이의 감성을 실어 예술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린다! ^^;;;(바로 요런 때. 스스로 오바가 좀 심하다고 느끼며 겸연쩍어 하고 있다.) 이모티콘 하나로 느낌이 확 바뀌는 문장 예제를 한 번 보자. 모 공익광고 속 멘트다.

"한 번만 더 밟으면! 데이트 신청 할 겁니다. ^^" ----- 원본 느낌이다. 짜증스러울 수 있는 상황을 적절한 유머로 반전시키는 깜찍함을 보여준다.

"한 번만 더 밟으면! 데이트 신청 할 겁니다. ^^;;;" ----- 이런 자세, 별로 안 좋다. 훌륭한 유머를 해 놓고도 본인이 쑥스럽고 어색해 하면 그 가치가 반감된다. 그럴거면 뭐하러 말했냐?

"한 번만 더 밟으면! 데이트 신청 할 겁니다. ^_____,^" ----- 저렇게 헤벌쭉거리다간, 게다가 입가에 침이라도 한 방울 흘리다간.... 느끼하다며 뺨 맞게 될 수도 있다.

"한 번만 더 밟으면! 데이트 신청 할 겁니다. TT" ----- 저런 상황이라면, 저것은 농담이 아니라 거의 협박이다. 되게 아팠나보다. 눈물이 날 정도로!

"한 번만 더 밟으면! 데이트 신청 할 겁니다. -.-" ----- 흠...이게 웃으라고 하는 말인지, 기분나쁘라고 하는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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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0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이모티콘의 역할이 저리도 큰 것이었구만요...^^

뎅구르르르~~ 2004-03-0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만 더 밟으면! 데이트 신청 할 겁니다. ^^rr~~♡

가을산 2004-03-0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r~~♡ <-- 와! 고난도 이모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