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폐인들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알라딘이 주는 성적표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입니다. 저도 그 숫자들에 초연한 척 하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소용이 없더군요. 더 이상 노력하면 내숭, 혹은 진실은폐가 될 지경인지라 이젠 그러지 않으렵니다.^^

알라딘과 숫자 이야기 하나.

리뷰가 개편되면서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3분 중 1분 추천'과 같은 표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숫자가 높으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 때는 <추천하기> 버튼 옆에 <추천하지 않기> 버튼도 있었던 것입니다. 즉, 저것을 해석해 보자면 '내 리뷰를 본 몇몇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은 글이 마음에 들어 추천을 했고, 두 명은 뭔가 크게 못마땅하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폴오스터의 동행에 대해 리뷰를 썼습니다. 내딴엔 오랜만에 책 읽고 감떨어지기 전에 열심히 쓴 리뷰였는데, 누군가는 뭔가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입니다. '1분 중 0명 추천'... 그 숫자를 들여다보며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TT 뭐야, 도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거야, 내게 말을 해주어~~~하며 상처에 딱지 떼고 싶은 심리와 같이 한 번씩 들어가 마음아파하다 나오고는 했습니다.(시간도 많어~) 지금은 그냥 <추천하기> 버튼만 남아 있더군요. 하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코멘트 기능이 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1분 중 0분 추천'보다 더 무섭겠군요. 코멘트...!

알라딘과 숫자 이야기 둘.

말태우스님(가명)은 서재 평정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않고 알라딘에 입성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명예의 전당을 들락거리며 열심히 순위를 확인하셨다지요. 명예의 전당, 그 점수와 순위...학교 다닐때 성적표의 멍에에서 해방되지 못했던 기억 때문일까요, 저 말고도 대부분의 서재인들에게 점수는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가 없는 껄끄러운 존재더군요. 재작년, 500원에 눈이 멀어 미친듯이 썼던 리뷰의 내공 때문에 저는 약간의 페이퍼 활동만으로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에는 top 50만으로도 만족스럽던 것이...점점 top 10이 탐나더군요. 그런데 지난 주, 총 서재 지수에서 턱걸이로 10등(명예의 전당에 가서 위에서부터 차곡차곡 세어 봤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서재의 top은 여전히 50인 것입니다! 사랑방으로 달려가서 고쳐주세요~ 징징대자니 너무 민망하고, 가만히 있자니 왠지 억울하고. 그런데 이게 왠일, 오늘 가서 세어 보니 이젠 당당히 8위에 등극했음에도 불구하고 top은 여전히 50... 50이 10된다고 떡 생기는 것도 아니건만... 저 숫자 역시 하염없이 바라보며 마음아파만 하고 있습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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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3-02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덕분에 오랜만에 알라딘 '명예의 전당' 구경했어요. ㅋㅋ 그 낯익은 이름들이 좌악!
전 첨부터 오르지 못할 나무 안바라보기로 했는지라 편해요. ^^
부지런하신 분들 덕에 읽는 재미로 삽니다만.... 으으... 오늘도 서재 늪에서 허부적거리다 갑니다.

즐거운 편지 2004-03-02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개편되기 전에 리뷰 중에서 추천을 누르니 로긴 하라고 하기에 귀찮아 그냥 나온 적이 있었답니다. 그러고 나서라 '1분 중 0명 추천'이 저처럼 추천하려다 귀찮아 그만둔 거로 알았었답니다..ㅋ ㅋㅋㅋ 그러니 저도 숫자가 많으면 좋은 줄 알았던 거 맞지요? 나중에 알고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모르고 있었음 더 나을 뻔한 거 같더군요.^^
그래서 저번엔 평이 괜찮은 책을 읽고 크게 실망하여 별점이 낮은 리뷰 중에 비슷한 느낌의 리뷰를 찾아 추천을 여기..저기 하고 다닌 적이 있지요. 리뷰 쓰기는 싫고...


sooninara 2004-03-02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즐거운편지님..어찌 저하고 똑같은 생각을...반갑습니다..
진우맘님을 의심하는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로그인 안하고 추천한것이 아닐까요?
저도 사실 그런 리뷰가 있었거든요..기억은 잘 안나지만 '2분중 1분추천''1분중 0분추천'
이었겠지요..
진실을 안다는것은 희생이 따르는군요..찢어지는 내가슴..ㅠ.ㅠ..

. 2004-03-02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정말 솔직한 글입니다. 반대로 요즘 서재지수는 페이퍼니 뭐니 다른 것들 점수가 합산되서 레벨이 정해지니 저처럼 리뷰도 별로 없는 보통 알라딘 고객은 페이퍼 점수로 순위가 올라가면 오로지 리뷰로 점수가 누적된 분에게는 죄송하더군요. 역시 알라딘은 서점이니만큼 순위만큼은 그냥 리뷰 순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전문 서평가도 아닌 다음에야 그저 평범한 독자수준의 후기 정도인데 비추천에 클릭된거를 보면 기분이 안 좋은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어찌됐거나 공개적으로 서평을 쓸 때는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묵언의 동의하에 적는 것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는 계약 내지는 규율이라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하여간 전문적으로 글 쓰시는 분들은 어디서 신랄하게 비평하면 정말 속 쓰리겠다는 생각 들어요...^^

다연엉가 2004-03-03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저 제 마음 내키는 대로 씁니다.
리뷰에 연연하다 보면 그것이 책읽는 즐거움을 벗어 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저의 서재는 저의 마음이라는 것만 염두에 두고 지냅니다.

ceylontea 2004-03-03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숫자... 서재지수니.. 추천이니..즐겨찾기 숫자 등등 관심 없습니다.. 오히려,
여러 서재 다니며 새로운 페이퍼 읽기도 바쁘답니다...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다른 서재 놀러다니지 못함을 한탄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