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접사 촬영을 못해서(사실은 잘 하지도 못하면서^^;)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저 통통한 주먹은 연우의 손. 그리고 가운데 손가락의 붉은 상처는 예진의 소행이다. 빨래바구니에 들어가 놀던 연우를 어떻게 했다더라...여하간 할머니가 빨리 발견하지 않았으면 더 큰 상처가 날 뻔 했단다. 누구는 세 살 터울이 좋다고 하지만...아직까지 연우에게는 그렇지가 않다. 다섯 살, 동생과 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어떻게 놀아야할 지는 잘 모르는 나이. 예진이에게 연우는, 가끔 인형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대접을 받는다. -.-

그런데 핏줄이라는 것이 참 '거시기'하다. 자기가 저래 놓고 연우 살에서 연하게 피가 올라오자 옆에서 연우보다 더 크게 대성통곡하는 바람에, 할아버지 할머니는 미처 혼도 내지 못하고 달래기에 급급했단다. 동생이 다친데 대한 슬픔이었을까?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쇼크였을까? 설마, 영악하게 혼 안나고 넘어갈 방법을 강구한 건 아닐테...평소의 불여우짓을 보면, 100% 부인하진 못하겠다. -.- 여하간, 모든 감정이 섞인 복잡다단한 심사였겠지.

그래도, 나는...동생의 아픔을 오롯이 함께 한 착한 누나라고 굳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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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2-24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생과 세 살 차이가 나는데요... 어렸을 때는 맨날 싸우기만 했어요.... 항상 제가 이기다가 동생이 사내녀석이다 보니, 언젠가부터 힘으로는 안되는 때가 오더만요.. 근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더 친해졌다고나 할까요;;; 역시 싸우면서 크는 건가 봅니다;;;; 그나저나 연우 많이 아팠겠어요;;

明卵 2004-02-24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어떻게 한 걸까요. 빨리 상처 아물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예진이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저도 동생한테 몹쓸 짓 많이 했거든요. 웃기는 건 자기가 했으면서 스스로가 한 일에 충격을 받는다는 거죠. 미안한데 이미 해놓고 사과하기는 싫고, 무안해서 빽빽 울어제꼈지요.

▶◀소굼 2004-02-2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저도 동생과 세살차이인데 이녀석은 유치원때부터 저보다 컸었지요. 항상 동생더러 형이냐고 물어대는 동네어른들이 싫었었던 어린 시절-_-;가끔 싸웠는데 꽤 과격했었답니다. 칼이 손에 쥐어져 있었으니까;[긴말은 안하렵니다' -');; ]결론은 둘 다 멀쩡해요;
좀 더 커서 진우가 누군가에게 혹 맞기라도 한다면[그러지 말아야 하지만]진우를 지켜줄 누나가 될거라고 믿어요;;

마태우스 2004-02-25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동생의 아픔을 같이 한 누나'라고 믿도록 합시다^^

책읽는나무 2004-02-25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예진이의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나는 뭐 울고 하진 않았지만.....동생 아프라고 때려놓고서는 막상 동생이 아프다고 울면.....첨엔 고소하다가 마음 한구석은 미안하더라구요.....그게 형제애 아니겠습니까???......다~~ 그렇게 싸우면서 크는거죠....^^

happyhappy 2004-03-09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렁얼렁 나아야할텐데... 지금쯤은 다 나았겠지?

진/우맘 2004-03-0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딱지 떨어졌어.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