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나: '요즘 총맞아 죽은 사건을 보니 그렇게 싫어하는 명바기가 집권한다 하더라도 한국이 그리워요'
아줌마1: '왜 이명박이 싫은데요?'
나: '다 싫어요. 이른 나이에 출세해서 그런지 너무 교만하고, 돈만 밝히는 것 같고, 여기 저기서 터져나오는 추문을 보세요. 임대소득 축소신고에 자녀 위장취업, BBK 사건만 해도 관계없다, 명함도 모른다고 하더니 명함이 나오고...'
아줌마1: '그럼 누구를 지지하시는데요?'
나: '마땅히 없어요'
아줌마1: '그래도 나라꼴을 보니 지금 도덕성을 찾을 때가 아닌것 같아요. 그리고 정동영은 되면 통일하자고 난리칠 것 같아서 싫어요'
아줌마2: '정동영? 에이, 그 사람은 전라도 사람이잖아!'
아줌마1: '에엥? 그 사람이 전라도 사람이었어요?'
할 말이 없네요. 제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소통의 부재이죠.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아는 한국인 겨우 8집, 그나마 2집은 전에 말씀드렸듯이 우리 애를 따돌리고 때리고 해서 안 만나
고 있고, 나머지 2집은 엄마가 바빠서 못 만나고, 4집과 연락하고 애들 놀이모임하며 지내고 있는
데 분위기 짐작 가시나요? 한국에서도 제가 만나는 친구나 애 친구 엄마는 아마 8명정도였을 것입
니다. 하지만 그 8명은 나와 잘 맞는 8명이었고 만나면 즐거운 8명이었고 자주 만나고 싶은 8명이
었지만, 여기서는 전체집합이 8명이라, 그나마 4명은 만나지도 않고 겨우 4명이라, 싫어도 만나고
부딪치고 그러네요. 여기 온 지 8개월, 세상사에 염증이 납니다. 6개월만 버티면 다시 잠깐 한국에
가는군요. 하지만 또다시 와야하고... 제가 성격이 나쁘고 까칠해서인지 정말 짜증이 나네요. 남들
은 잘도 무던히 있는구만... 아줌마1은 전에 언급한 그 MBA의 부인인데, 세상사람 다 똑같다고,
자기에게 잘해주면 좋아하기 마련이라면서 유치원의 흑인 담임 선생에게 매주 간식을 가져다 줍니
다. 홍삼차세트, 쿠키, 그 반 애들 간식, 심지어 땡스기빙때는 11시 30분에 귀가인데 한국 식당에서
갈비 도시락세트를 2인분 주문해서 담임 먹으라고 가져다주더군요. 먼저 의사타진했더니 너무 좋
아하더라나요? 제 생각으론 그날은 다 일찍 끝나는데 그 밥 먹자고 그럼 그 선생은 늦게 가나? 웃
기네? 싶었는데 뭐 그건 그 사람들 사정이겠지요. 여하간 제 자식 잘봐달라고 무한정 금품(?)을 살
포하는 그 엄마는 같은 놀이모임 엄마가 아기를 낳아서 선물이나 같이 사서 줄까 하는 제 말에는
자기는 그 엄마랑 잘 안 친하니 안 사주겠다고, 저보고 혼자 사라고 하더군요. 물론 그 MBA의 부
인은 이 놀이모임에 낀 지 2달이니 그리 친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볼 사이고, 그 사
람의 경제력에 비해서 20~30불의 선물은 거의 껌값 수준인데,-말씀드렸죠? 한 달에 애 유치원비
빼고 생활비가 한국에서 670만원 송금된다고. 렌트비와 세금이 200만원정도 나가기는 하겠지만
요- 담임과 반 아이들에게는 걸핏하면 뭘 사다주면서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이웃의 아기 탄생에는
이렇게 반응하네요. 일주일에 한 번 돌아가면서 서로의 집에서 놀이모임을 하는데 보통 과자나 뭐
간단한 걸 사가지고 방문합니다.그런데 이 돈이 넘치는 MBA의 부인은 단 한번도 뭘 사가지고 가
는 법이 없습니다. 남들이 사오는 걸 못 보나봐요. 눈치도 없는지, 상황 파악도 못하는지, 아니면
건망증이 너무 심해 받고 자기는 해야한다는 것을 잊는지...
아~ 한국에서라면 정말 얼굴 안 보고 살 사람들을 여기서 이웃이 없다는 이유로, 애가 놀 친구가
없어 심심해한다는 이유로 매일같이 만나서 부대끼자니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문제
인가봐요. 남들은 잘도 있는데 말입니다. 저는 아마도 격리되어야 할 인종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