뒹굴이 2007-09-02  

어제 마이클 무어의 영화 '시코(sicko)'를 결국 봤다. 부분적으로는 네 덕이지. 네 의료보험 얘기를 듣고 생각이 난 거였으니까. 혹시 적절한 소개글이 필요하다면, 오마이뉴스에서 '시코' 검색해 보렴.

구할 수 있다면 꼭 보길 강추한다. 원한다면 구할 수 있는 어둠의 경로도 알려주마. 그거 보면, 미국 사회가 점점 암울해지고 있구나 싶더라. 지난 번에 카트리나 때도 그렇고, 슬슬 허울이 벗겨지고 있는 것 같은데, 네 말마따나 울나라 사람들은 무조건 미국이라면 좋아라 하니, 그런 사람들이 보면 좋을 만한 영화인 듯. 하긴, 예전에 어쩌다 엄마랑 같이 '볼링 포 컬럼바인'을 봤는데, 엄마도 무지 충격받으시더군. ^^;;;

암튼 영화 보는 내내 한숨 나더라. 에휴... 그저 거기 있는 동안은 아프지 말고 귀국할 때까지 건강하렴.

 
 
미즈행복 2007-09-03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한 학기는 학교보험을 들었어. 그냥 미국내 보험회사 보험인거지. 근데 엄청 비싸. 신랑과 애 둘이 들었는데 500만원 냈어. 보호자가 있어야 애들도 가입이 되니까. 그래서 이번에 AIG여행자 보험으로 바꿨는데 그건 일인당 50만원 정도야. 우리 가족 4명이 미국내 보험들면 연간 800만원인데, 이건 200만원이면 되지. 근데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여행하다가 다치면 가는 그런 보험이니까. 이건 우선 내 돈으로 다 내고 나중에 AIG측에 내가 받아야 하는 것이지. 근데 여기는 보험 들면 나와 보험사가 2:8의 비율로 낸대. 아는 사람이 애가 아파서 응급실 갔더니 10000달러 나오더란다. 해 준거 하나도 없는데. 그래서 자기는 2000달러 냈단다. 이런거지. 그럼 얼마건 다 2:8이냐? 아니란다.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내가 아는 사람의 보험은 300달러 이하는 다 자기가 낸단다. 미국보험에 들고 우리는 늦게 오고, 다행히 애들이 안 아파서 병원을 안 갔는데 며칠전 유치원에 내는 의료서류 작성차 병원에 납검사라는걸 하러 갔더니 그건 또 보험이 안된다네. 아니 되는데 우리가 가입한 보험 말고 그 윗단계 보험이라야 적용이 된다네. 물론 그건 돈이 더 비싼거지. 어이구.
그래도 궁즉통이라고 길은 있다. 여기 유학 와 있는 보험 잘 못드는 불쌍한 한국 사람 위해 보험 안들거나 여행자 보험 든 사람을 받아주는 한국 의사가 한명 있어. 그래서 우린 거기만 가야해. 그 사람은 항생제를 많이 처방한다고 해서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별 수 없지. 여긴 치과보험도 따로 들어야 하는데, 역시 치과 보험 없는 사람을 위해 현찰만 받으면서 진료해주는 한국 의사가 있어. 그래서 급하면 거기 가면 되긴 해. 치과는 또 크게 응급은 아니니까 한국 나가서 가도 되고.
여하튼 내가 말하고 싶은건 미국이 결코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는거지. 특히나 사람들이 꼽는 교육도 말야. 물론 공교육이 한국보다 잘 된건 사실이지만, 여기가 사교육이 없거나 하진 않다는 것이 내가 하고픈 말이야. 좋은 대학 가려면 한국에서 못지 않게 해야하고.
인건비가 비싸서 몸값이 높고, 그래서 사람들이 좀 더 존중(?)받는다는게 좋은 점인것 같아. 특히나 한국은 가방끈 짧으면 서러운 대접 받는데 여긴 그런게 덜하니까.
내가 겪어보니 나고 자란 나라에서 사는게 보통 사람들에게 제일 나은 것 같아. 그리고 우리 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문제가 이제 남 문제같지 않아.
인권운동 사랑방의 행보에 관심을 둬야겠어. 엠네스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