뒹굴이 2007-07-26  

잘 지내니? 한동안 뜸하네. 8월에 시부모님 오신다더니 준비 중인가? ^^

한국은 인질 사태 때문에 발칵 뒤집혔고, 괜시리 우리 부부도 여기서 뒤숭숭한 마음으로 인터넷 뉴스만 며칠째 뒤적거리고 있다. 오늘 친정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간단히 통화를 했는데, 수십 년간 조선일보를 구독하시고 그 오랜 세월 개신교인으로 살아 오신 엄마조차도 '그 미친 것들은 거길 왜 가서 이 난리냐'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울나라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각이 대충 이러하구나 가늠이 되더라. 에효, 괜시리 꿀꿀하다.

나는 요즘 해리 포터에 중독이 되어서 지내고 있음. 별 생각없이 잡았는데 은근히 재밌네 이게. 얼른 5권까지 읽고 극장가서 영화 보려고. 덕분에 하고 있는 영어 공부가 약간 뒷전으로 밀린 느낌. 이거 읽는 것도 겸사겸사 영어 공부가 되지 않겠는가 핑계를 대 보지만, 영어가 늘기 보다는 마법 기술이 더 느는 것 같아서리... 하아, 이렇게 뒤숭숭할 때는 호그와트 같은 곳에 가서 놀다 왔음 좋겠구나. ^^;;;;

거기 가 있는 김에 해리 포터 한 번 읽어보면 어때? 이거는 내가 장담하는데, 진짜로 그렇게 어렵지 않아. 네 아이들도 조금 더 크면 좋아할 만하고 말이야. 무엇보다 번역본은 늦게 나오는 것도 그렇고 무지막지하게 분권하는 것도 경악할 노릇이라서. 나는 불사조 기사단이 5권으로 쪼개져서 출간됐던 것을 이제사 알고 거품을 물었단다.

암튼, 잘 지내고. 거긴 많이 더울까나? 여긴 요즘 날씨가 아주 좋다. 비오면 춥지만, 맑은 날은 제법 상쾌하지. 가끔 소식 전해 주렴. 그럼 나중에 또. ^^ 

 
 
미즈행복 2007-07-2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요즘 거의 인터넷을 안하고 있어서 인질 사태도 잘 몰라. -하는 일 없이 바빠서-
글쎄, 그들이 좀 안일하게(?) 생각한 면이 있었나보지. 이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식은
했어도 심각하게 느끼지는 않았을거고. 여하튼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니 잘 해결되야
할텐데 말야. 최소한 해외 선교는 이번일을 계기로 좀 조심스러워지지 않을까?

해리포터? 나는 예전에 한국에서 1편은 읽고, 영화도 봤었지.
그거보다 지난주 우연히 사브리나를 보고 너무 반해서 3~4번쯤 봤어. 너도 봤니?
오드리 헵번 나오는 것과 줄리아 오몬드(해리슨 포드도 나와) 나오는 것 두개 다 봤는데.
헵번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 영화는 리메이크작이 더 낫더라. 줄리아 오몬드의 연기가
너무 좋았어. 안봤으면 봐. 너야 해리슨 포드 팬이니 봤을 확률이 높지만...

그리고 불행히(?) 해리포터를 볼 시간이 없어. 아들이랑 놀아야 하고, 하루 세끼 밥 하는 것도 장난 아니게 바빠.
한국에서는 외식도 하고, 배달도 시켜먹고, 지현이 점심은 유치원에서 먹고 오고 했지만
여기서는 외식할 데도 별로 없고-동네 피자집과 쌀국수집을 갔는데 너무 느끼해서 차라리 내가 고생해서 해먹고 말지 소리가 절로 나와- 지현이 점심도 집에서 도시락 싸줘야해서 많이 바빠. 한국보다 훨씬 노동강도가 높아. 김치도 담고 그래. -맛이 없어서 내가 담근것은 찌개나 전 해먹고 실제 먹는 김치는 다시 사먹긴 하지만-
유치원도 멀어서 -한국은 땅이 좁아서 다 가깝잖아. 근데 여긴 멀어. 한국서는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였는데 여기선 30분씩 걸어가야해- 아침에 데려다주고 집에 오면 한시간 소요되고, 데릴러 가면 다시 한시간 소요돼- 내가 국제면허를 안해왔는데 여기서 무슨 기간 문제가 있어서 지금 면허를 못따. 내년에야 딸 수 있어. 그러니 바빠. 집에 와서 숨돌리고 설거지 하고 또 데리러 갔다와서 아들 점심 주고 좀 놀고 반찬하면 저녁이야. 그럼 밥먹고 또 설거지 하고 자야지. 내가 잠이 많잖아. 그래서 애들 잘 때 같이 자. 안그럼 피곤해서 쓰러질걸? 아침에 도시락싸려고 6시에 일어나는데 말야.
이렇게 살고 있다. 그러니 컴퓨터 못켜는 날도 많아.

여기도 날씨는 좋아. 27~28도 정도. 30도를 넘어간 날은 아직 3일 정도 밖에 없어.
대신 겨울에 무지 춥다니까. 그리고 10월부터 추워진다니까...
싸이에도 놀러갈께.
잘 지내. 안녕~
항상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