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웹서핑을 하다 문득 <소나기>의 황순원 작가님의 젊었을 적 사진을 발견하고 퍼와봤다. 옛날에는 문인들도 얼굴 보고 뽑았는지 거의 원빈을 방불케 하는 꽃미남임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소나기>를 패러디한 인연(ㅋㅋ)도 있고 해서 웬지 낯설지 않은 작가님이시다.

 

<소나기>가 중학교 교과서인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건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이 명단편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감수성이 한창 예민해지는 사춘기 때 본 책들은 평생 기억에 남는 법이다.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멜로 영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데는 <소나기>가 마음 속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어서일 거라고 믿는다. (필자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할 때, 김용의 작품에 빠져 살아서 지금도 협사(俠士)를 꿈꾼다...^^;;)

 

그런데 <소나기>에는 알려지지 않은 일화가 있다. 황순원 선생님께서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을 때 제자분을 개인적으로 뵌 적이 있다. 그분은 황순원 작가님의 <소나기> 육필 초교를 보셨는데...그동안 소년, 소녀의 완전 순백한 사랑 이야기로 알려져 있는 <소나기>에는 사실 약간의 스킨쉽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리기만 하던 소년이 소녀로 인해 성적인 야릇한 생각을 하게 되고, 마침내 키스를 나눈다고 한다. 그런데 교과서에 실리는 과정에서 그런 장면들을 개정해 달라고 요청을 받게 되고 그렇게 하셨다고 한다.

 

지금 작품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초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설마 황 선생님이 <소나기>에서 지저분한 느낌이 나는 장면을 넣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소년이 몸과 마음의 사랑에 다 눈뜨게 되는 성장소설의 분위기가 나지 않을까 추측만 해본다. 선생님은 2000년인가 돌아가셨는데, 자제분이신 황동규 시인 역시 <즐거운 편지>같은 명시를 다수 남겼다. 어제 드라마 <봄의 왈츠>를 보는데, 소년소녀 배우들이 원두막에서 비를 긋는 장면이 나오길래 자연스레 <소나기>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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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의랑데뷰 2006-03-17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류소설가 황순원이 떠오르는군요;;;

jedai2000 2006-03-19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류소설가 황순원..ㅋㅋ
유명한 이야기죠. 소변인님의 저서에 익히 나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