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위는 절대 무순
16. 쿄시로 2030 - 토쿠히로 마사야

이 작품을 선정한 이후 살짝 두려움에 떤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도 변태 만화라고 인정할 정도로 야하고, 토막 시체가 쉴틈없이 등장하고 말하는 개가 등장하면서 엽기 유머를 선보이기도 한다. 솔직히 1권만 봐서는 완전 3류 성인 만화다. 하지만 천천히 뜯어보면 이 작품은 놀라운 수작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미래 세계의 일본으로 추정되는 국가. 핵전쟁으로 인해 국가는 피폐해져 있고 식량난까지 심각해져 있다. 게놈당이라는 독재당은 남.녀를 격리, 수용해 집단 농장에서 식량 생산에만 종사하게 한다. 그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버츄어 섹스 기계...가상 공간에서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버츄어 섹스 기계는 집단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만 제공되기에 국민들은 환락에 빠져 우민화되어 간다. 주인공 쿄시로는 집단 농장을 탈출하는 사람들을 처치하는 전직 군인. 그러다 버츄어 섹스를 통해 유리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사랑에 빠지게 되는 두 사람...현실에서의 유리카는 게놈당 간부의 성 노리개이다. 쿄시로는 사랑하는 유리카와 함께 하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난다. 일본 국토를 횡단하는 여정 속에서 그는 황폐해진 일본 세계의 비극과 국가 권력이라는 이름하에 자행되는 폭력에 눈을 뜨게 된다. 두 사람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으신가? 디스토피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부르고 싶은 작품이다. 정말 감동적이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는 그야말로 '작품'이다.
17. 허리케인 죠 - 치바 테츠야

지금은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 고전이다. 고아 출신의 위악적인 청년 죠가 소년원에서 권투에 발을 담그고, 이후 호적수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결하면서 마침내 자신의 모든 걸 하얗게 불태운다는 내용이다. 60년대 작품으로 일본 운동권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들었다. 모든 걸 불태우는 열혈 청년 조가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멋지다. 어떤 문학 작품에도 지지 않을 만화만의 예술성을 잘 보여준 걸작이다. 아직 젊음을 하얗게 불태워보지 못한 청춘들은 이 작품을 꼭 보시기 바란다.
18. 시티 헌터 - 호죠 츠카사

개인적인 취향이 크게 작용했다. 학교 다닐 때 정말 좋아하던 작품이었다. 마약 조직에게 동료를 잃은 청부 해결사 '사에바 료'. 동료의 여동생 가오리와 함께 청부일을 해나간다. 일에 있어서는 최고지만 단 한가지 문제는 그에겐 선천적 여자 밝힘증이 있다는 것. 항상 헤벌레하고 넋나간 듯 보이지만 실상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 있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 사에바 료는 나의 우상이었다. '나중에 커서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했는데, 헤벌레하고 넋나간 것만 닮게 되었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각권마다 하나씩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심심할 때 보면 이만한 작품이 없다. 작가는 상당한 총기 마니아인 듯...여자들을 상당히 예쁘게 그린다.
19. OZ - 이츠키 나츠미

이 작품을 아시는 분은 상당한 만화 마니아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1994년 전 4권으로 대원동화에서 완간했는데, 지금은 구하기 정말 힘든 희귀본 중의 희귀본이다. 94년에 한번 읽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작품이다. 구하고 싶다. 다시 한번 나와 주었으면...
미래 세계가 배경이다. 핵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세계. 천재 소녀 과학자(이름이 생각안남)에게 그녀의 오빠 리온이 사람 한 명과 여자형 사이보그 하나를 보낸다. 사람은 용병 무토, 사이보그는 1019호...리온은 자신이 지상 낙원 과학도시 OZ(오즈)를 만들었다며 동생을 초대한다. 무토와 1019호는 그 안내자 역할이고...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OZ는 실상은 과학에 경도된 미치광이 리온의 광기가 만들어낸 지옥이었다. 핵전쟁을 일으킨 곳도 OZ였음이 밝혀진다. 리온의 광기는 점점 더 심해지는데...역시 디스토피아 미래 세계를 그린 작품이지만 SF보다는 인간에 방점이 찍힌 작품이다. 가장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사이보그 1019호가 무토의 말을 듣고 번민하는 장면...'기계에게 키스할 수는 없어.' 이런 말에 절규하는 사이보그가 등장하는 만화는 본 적이 없다.
마지막 장면, 희생이라는 것이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은 사이보그 1019호는 무토를 위해 대신 죽는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자문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20. 슬램덩크 - 다케이코 이노우에
스포츠 만화 불멸의 걸작이다.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하다. 국내에 농구 열풍을 불러 일으킨 작품으로 잊혀지지 않을 재미와 감동이 있는 작품이다.
날건달에 불과했던 강백호가 농구를 접하게 된다. 길지 않은 농구 인생 속에서 그는 자신이 팀의 한 구성원이라는 걸 자각하며, 동료들을 믿게 되고, 승리를 위해 혼연일체가 되어 땀을 흘리는 재미를 알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농구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랑과 우정, 땀과 웃음이 멋지게 어우러진 청춘 스포츠 만화의 최대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