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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된 사람들 - 경쟁에서 이기는 10가지 법칙
진 랜드럼 지음, 양영철 옮김 / 말글빛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한 번뿐인 인생, 그냥 그렇게 살다 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성공을 원하고 멋있게 사는 걸 꿈꾸는 게 당연하다. 이런 사람들의 속마음을 간파하고 영악한 출판사들은 성공 지침서 등의 책을 곧잘 펴내 성공에 목마른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는데, 나 역시 그런 흐름에서 자유롭지는 못해 셀프 스터디, 경제 경영 처세서 등의 책들을 한두 권 읽어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 우화 형식을 차용한 지침서들은 알맹이는 없고 그저 그런 고루한 교훈들로 점철되어, 본전 생각만 간절할 뿐이었다. 이 책 <신화가 된 사람들>은 그런 점에서 콘셉트가 좋은 것 같다.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으로 라이벌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위대한 스포츠 스타 10인의 삶에서 배우는 성공 비결, 멋지지 않은가?
더구나 스포츠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꼭 성공 지침서로가 아니더라도, 마이클 조던이나 타이거 우즈 등의 슈퍼스타의 빛나는 활약이 잘 요약된 이 책을 일종의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이렇듯 여러모로 기대를 하고 읽었고, 실제로 내용도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아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어 유감이다. 문학의 경우라면 사실 관계가 다소 어긋나도 문학적 허용이라고 봐 줄 수도 있겠지만 실화를 토대로 교훈과 감동을 주는 이런 류의 책에서는 사실 관계를 생명처럼 중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번역한 분이나 편집하신 분들은 인터넷이 깔린 컴퓨터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을 했는지 얼토당토않는 내용이 가끔 나와 눈쌀이 찌푸려진다. 예를 들자면 본문 29쪽에 나온 내용이다. "존 스톡턴은 NBA 사상 최고로 많은 어시스트와 인터셉트 기록을 남긴 선수이다. 그리고 또 역시 NBA 사상 최고로 많은 팀을 오갔던 선수도 존 스톡턴이다." 점심 먹고 막간을 이용해 인터넷 검색을 1분만 하더라도 존 스탁턴이 유타 재즈 팀에서 1985년부터 2003년까지 쭉 뛰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단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아 유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존 스탁턴이 저니맨이라니 오류가 이만저만이어야지.
또 타이거 우즈 편에서는, 본문 383쪽에서 "하지만 2000년 6월 우즈가 US오픈에서 페블 비치를 놀라운 15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을 때"라고 적어 페블 비치라는 선수를 15타 차로 누른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페블 비치는 프로암 골프 대회가 열리는 골프 코스 이름이다. 기본적인 산수 능력만 있으면 바로잡을 수 있는 것도 있다. 본문 363쪽에는 "1975년 12월 30일 첫 아들이자 외동아들인 엘드릭 타이거 우즈를 얻었다"로 되어 있는데, 본문 386쪽 "이 책이 집필될 무렵 우즈는 마흔 살에 접어들었고"란다. 올해로 따져봐도 1975년생이면 33살이다. 멀쩡한 사람을 순식간에 중년으로 만들다니 우즈가 얼마나 슬퍼하겠나.
이외에도 몇 번씩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뜯어봐야 겨우 이해가 되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오탈자나 행바꿈 실수도 무척 많다. 작가의 말을 보면 "편집 작업은 길고 지루한 과정이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엄청난 작업 분량에도 불구하고 최종 편집 작업을 완성해 준 로즈마리 테너에게 특히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그녀의 세심한 끈기가 없었더라면 작업하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들쭉날쭉하고, 애매모호하고 소홀하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정리되기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담당 편집자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작가 진 랜드럼은 로즈마리 테너에게는 감사해도 이 책의 한국판 편집자에게 감사하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판 편집자의 세심한 끈기와 노력이 부족했기에 <신화가 된 사람들>의 한국판은 들쭉날쭉하고 애매모호하고 소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너무 비난만 한 것 같아 죄송한데, 이 책의 주제가 결국 몇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불꽃같이 다시 타올라 성공을 일구라는 것이기에 이 책을 작업하신 분들도 좌절하지 말고 더 노력해 다음에는 훨씬 완성도 있는 책을 만들어주십사 하는 부탁을 진심으로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