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책. 「월든」읽기.

해마다 겨울이면 손이 가는 책. 이레 출판사 책이 오래된 책. 초판이 1993년인데 내가 가진 건 개정판 9쇄로 2003년 책. 그런데 원래 책을 곱게 읽는 편이라 책장만 살짝 바랬다. 그래도 다른 출판사 책도 사고 싶던 차에 소담 출판사의 책도 샀었다. 초판이 2002년인데 2012년 5쇄로 샀으니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냥 두 책을 비교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같은 책 다른 느낌으로 읽어볼까 하고 올려본다. 겨울만 읽지 말고 때때로 찾아 읽고자 하는 작은 시도랄까.

 

 

 

독서를 잘하는 것, 즉 참다운 책을 참다운 정신으로 읽는 것은 고귀한 '운동'이며, 오늘날의 풍조가 존중하는 어떤 운동보다 독자에게 힘이 드는 운동이다. 그것은 운동선수들이 받는 것과 같은 훈련과, 거의 평생에 걸친 꾸준한 자세로 독서를 하려는 마음가짐을 요청한다. 책은 처음 쓰여졌을 때처럼 의도적으로 그리고 신중히 읽혀져야 한다.

 책이 쓰여진 언어를 말할 수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왜냐하면 말로 한 언어와 글로 쓴 언어, 듣는 언어와 읽는 언어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대개 일시적인 것으로 하나의 소리, 하나의 혀 또는 하나의 방언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는 그것을 동물처럼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어머니로부터 배운다. 후자는 전자가 성숙되고 경험이 쌓여서 이루어진 말이다. 전자가 '어머니 말'이라면 후자는 '아버지 말'이며 신중하고 선택된 표현이다. 이 표현은 단순히 귀로 듣기에는 너무 깊은 의미를 가졌으며, 이것을 입으로 말하려면 다시 한 번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월든」이레 출판사, 146쪽.) 

 

 책을 잘 읽는 일, 다시 말해서 참된 정신으로 참된 책을 읽는 일은 숭고한 운동이며, 오늘날의 관습이 존중하는 그 어떤 운동보다도 힘든 일이다. 그 일은 운동선수가 하는 것만큼 훈련을 필요로 하며, 독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거의 평생에 걸친 꾸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책은 그 책이 씌어졌을 때처럼 신중하고도 조심스럽게 읽혀야 한다. 그 책이 씌어진 국민의 언어로 말을 할 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은데, 왜냐하면 구어와 문어, 귀로 듣는 언어와 글로 씌어지는 언어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보통 일시적인 현상이며 하나의 소리, 하나의 말투, 방언에 불과하고 거의 미개하며, 우리는 그 언어를 동물들처럼 무의식 속에서 어머니에게서 배운다. 후자는 전자의 언어가 성숙하고 경험을 쌓아 이루어지는 말이다. 전자가 어머니의 말이라면 후자는 아버지의 말이고 신중하게 선택된 표현이며, 너무 깊은 의미를 갖고 있어서 귀로는 듣기 어려운 말이다. 그 말을 하려면 다시 한 번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월든」소담 출판사, 122~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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