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in BLUE - 꿈꾸는 여행자 쥴리와 져스틴의 여행 에세이
쥴리.져스틴 글.사진 / 좋은생각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지중해 in BLUE - 쥴리&져스틴, 좋은생각(2007)

 한때 지중해를 바라볼 수 있는 나라들이 ​무진장 부럽던 때가 있었다. 사실 지금도 지중해는 언젠가 꼭 떠나보고 싶은 나라들을 고루 끼고 있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이집트, 터키 등 생각만으로도 눈부신 햇살과 반짝이는 바다가 손짓하는 느낌이다. 유럽 문명에서 무척이나 중요했던 지중해. 그 역사는 찬란하지만 수많은 충돌이 있었다. 특히나 동서 양 문명 간의 충돌을 체험하고 겪어낸 터키가 궁금하다.

 지중해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다. 무엇이 이토록 그들을 지중해의 매력에 빠지게 했을까. 그곳에 가면 알베르 카뮈나 장 그르니에 등을 추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지중해의 풍경 앞에서 그들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채 심장만이 뛸까.


 이 책의 저자는 쥴리와 져스틴 두 명이다. 사진과 글을 썼는데 따로 구분해두지는 않았지만 읽으며 대략적으로 누가 썼는지 느껴졌다. 아마도 한 장씩 번갈아 가면서 쓴듯한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재미 있는 사실은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네이트 주관 여행 공모전에서 상을 타고 이후 만나서 함께 그리스, 이집트, 터키를 여행하며 쓴 책이 바로 「지중해 in BLUE」이다. 첫만남과 여행으로 이들은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었다는데 여행자라 가능한 이야기인 거 같다.

 오래전 파리에 여행 갔을 때 만난 외국인들(그들 또한 여행자라서)은 현지인과는 확실하게 다르지만 미묘한 동질감을 느꼈으니까. 낯선 공간에서 스친 잠깐의 만남 동안 웃어줄 수 있는 여유와 격려가 떠오른다. 쥴리와 저스틴도 함께 3개국을 여행하면서 그런 동질감과 위안, 공감 등을 나누었을 거 같다.


 책의 모든 페이지마다 직접 찍은 여행 사진이 가득하다. 상대적으로 글은 적어서 짧은​ 단상을 기록한 느낌이지만 그 안에서 그들이 느꼈을 감정이 공유되는 순간이 좋았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 정보나 여행기로만 만날 수 있는 책이 아니라 지중해를 마음에서 불러내주었다. 솔직히 그런 정보는 여행책을 참고해야 하겠다. 지중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슴이 뛴다!

무거운 짐을 들고, 졸린 눈을 뜨고,

매 순간의 공기와 햇살,

그리고 차창에 박힌 어두운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스스로가 정한 마음의 국경, 자신만의 나라,

자신만의 사랑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 그리스 007_먼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일부발췌.​ 

 

 

 

 

퍼즐을 맞추듯 나를 채운다.

여행을 하며 나를 채울 조각들을 찾는다.

살아 있는 한 퍼즐은 언제나 미완성이다.

그것이 정상이며 그래야만 움직인다.

완성된 퍼즐은 정지해 있다.

내가 채울 다음 조각은?

당신이 채울 다음 조각은?

 

-​ 그리스 027_퍼즐놀이 일부발췌.

기대했던 것이 없다고

기대했던 것이 아니라고

미리 탓하거나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만 더 길게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멋진 세상이 보인다.

조금만 더 길게 생각하면 거기에 뜻하지 않은 선물이 있다.

(…중량…)

조금만 더 길게 생각하면

잃는 것이 없다.

 

- 이집트 021_조금만 더 길게 생각하면 일부발췌.

익숙해지면 떠나고

떠나면 낯설고,

또 익숙해지고 또 떠나고,

여행.

낯섦과 익숙함의 반복.

- 터키 02_여행, 낯섦과 익숙함의 반복 일부발췌.  

 

 

 

길을 잃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길을 잃고 헤매기를 자주 반복한다. 길을 잃으면 찾으면 되고,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조금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고, 유연성과 융통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길을 잃어본 자는 다시 길을 잃더라도 당황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어쩌면 길을 잃는 것부터가 참 여행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 터키 010_길을 잃는 것에 대해 일부발췌. 

 지중해 바다와 잘 어울리는 온통 하얀색 벽의 집들. 가보지 않았어도 유명한 그리스 산토리니의 풍경. 새파란 바다와 새하얀 집들 그리고 그 위에 쏟아지듯 작열하는 태양. 그리고 기자 피라미드의 이집트. 마지막으로 이스탄불로 기억하는 나라 터키까지 이어지는 여행자들의 노래(나는 이 짧은 글들이 노래처럼 들렸다)에 잠시나마 빠져보았다. 그 나라들의 특색도 다가왔지만 특히나 인상적인 건 여행과 여행자에 대한 글들이었다. 사실 우리 모두 여행자가 아니던가. 기약 없이 유한한 삶을 사는 여행자.


 우리가 여행에서 얻는 것들은 추억이 되고 살아가는 자양분이 된다. 마음속 보물 한가득. 여행자 쥴리와 져스틴에게서 느낀 것은 그런 마음속 지도가 끊임없이 펼쳐지며 더욱 깊어지리란 것이었다. 그들이 여행지에 남겨둔 것들 또한. 그러기에 여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 마음의 우물이 말라버리지 않도록 단비를 뿌려준 거 같다.




+ 저자 중 한 명 져스틴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jrkimceo

 

■간단 서평: 지중해 그중에서도 그리스, 이집트, 터키를 여행하며 쓴 책. 낯선 이들이 처음 만나 3개국을 돌며 그들이

            쓴 짧지만 여운 있는 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책. 이 책은 여행정보나 여행기가 아닌 여행, 여행자에 대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길을 잃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길을 잃고 헤매기를 자주 반복한다. 길을 잃으면 찾으면 되고,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조금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고, 유연성과 융통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길을 잃어본 자는 다시 길을 잃더라도 당황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어쩌면 길을 잃는 것부터가 참 여행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 터키 010_길을 잃는 것에 대해 일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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