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생물 콘서트 - 사진으로 보는 생태다큐멘터리
한영식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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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에는 땅을 들여다보거나 하는 일이 많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검은 개미가 수도 없이 나와서 열을 지어 가는 모습을 보며 오후를 보내기도 하고 구멍에다 아예 입을 가까이 대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러다 점차 커가면서는 곤충이나 동물보다는 식물에 관심이 커졌다. 사실 이유 없이 곤충은 질색하게 되었다고 해야겠다. 거미를 보면 죽이고 싶지는 않아서 밖으로 방출하고는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식물은 가끔 눈여겨보았어도 동물 그것도 우리 땅에 사는 토종 동식물에 대해 함께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책은 이 땅에 사는 토종 동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던가. 그래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다. 특히 나와 친하지 않은 절지동물의 감각능력과 행동 양식이 인류에게 가치가 크다는 내용을 읽으며 인류가 이들에게 빚지고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새삼 깨달았다. 이미 알려진 건축물에 이용하는 벌집 구조, 개미의 집단행동은 로봇에, 거미줄을 첨단소재로 등 활용하면서 징그럽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던가. 지구에서 함께 그것도 멀지 않은 우리 땅에 사는 공생관계의 동식물을 이해하고 배려해야겠다.  

 또한, 인간이 필요에 의해 배려 없이 동식물을 이용하기만 할 때 어떻게 되돌아오는지 생각하게 된다. 저자의 일침처럼 TV 프로그램에서는 산나물을 먹으면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나올 뿐이지 어떻게 채취하고, 왜 보호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전하지 않는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이런 보물들을 잘 지켜야 하는데 의식부족이 크다 하겠다.

 그리고 귀화식물이 되어 생태계를 위협하는 수많은 외래종의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동물도 마찬가지로 애완동물이나 혹은 경제, 산업적인 여러 이유로 왔다가 버려져 결국 우리의 고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된다는 사살은 이제 새로운 사실도 아니다.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 없이 방치되어 지금도 그 피해로 토종동식물이 사라져서 안타깝다.

 환경문제와도 절대 무관하지 않은 문제이기에 무엇보다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지구 온난화 속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1.5배나 빠른 이유가 유흥을 위한 대규모 시설 조성이 큰 몫을 한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 골프장은 아름다운 제주도에까지 마구 늘어난다. 

 분명히 해결책이 있을 텐데도 고민하지 않거나 뒤에 올 사태를 미리 고려하지 않은 채 현재의 이익에만 급급해서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더는 없어져야 한다. 지금도 복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앞으로도 이렇듯 진행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스스로 복구하는 능력이 있는 자연이더라도 인간의 욕심으로 마구 헤집어진 지금 상태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누구도 원치 않던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희망적인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작은 하나의 행동이 전체로 퍼질 때 이뤄내는 결과물처럼 모두의 의식이 동식물 특히 토종 동식물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요구되는 시기라 하겠다. 몇 해전 읽은『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가 문득 떠오른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려면 인간중심의 파괴적 행위를 멈추고 무엇보다 심사숙고하며 앞을 내다봐야 하겠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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