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것이 좋아 - 소박한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여행
안은금주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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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절 내내 원하는 채소, 과일을 사기 쉬운 요즘이다. 그러나 대량생산 뒤에 가려진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농약 등의 문제가 있다. 유기농부터 알아줄 만한 각종 인증마크를 붙인 제품에 신뢰가 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나와 가족이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할까.  

 유기농 매장이나 농어촌 직거래, 아파트 등의 결연 그도 아니면 개인적인 온라인 거래 등 사실 방법은 많지만 그만큼 믿고 먹을 곳과 만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러던 중 반가운 책『싱싱한 것이 좋아』이 나왔다. 우선 저자의 이력을 보니 리포터로 농어촌 프로그램을 통해 뼈대가 굵고 자신도 그만큼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책에는 전국을 돌며 저자가 알게 된 특산물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광고에서나 보았던 구아바는 병충해에 강해 전부 유기농이라는 사실. 그리고 다른 나라 작물임에도 한국의 구아바 영양이 최고라는 점도 자랑스럽다. 농부가 그만큼 구아바와 씨름한 시간이 많았을 테고 결국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딸기가 채소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고 즉석 청국장의 맛도 궁금하고 기다란 수세미의 모양도 재미있지만, 수세미 수액의 맛도 궁금해졌다. 또한, 생강밭에서 그 향을 진하게 맡아보고도 싶어진다. 

 이렇듯 책에는 도움이 되는 내용도 많고 농장소개부터 작물의 특징, 먹는 법 등까지 간단하지만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따로 있다. 바로 이 땅에서 흙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감사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고집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과를 얻었고 험난한 세월을 이겨내며 자식처럼 돌봐온 그들의 정성에 감동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밥상에 오르는 음식 하나 하나에 감사함을 표해야 마땅하다.  

 손이 새까매지도록 호두 청피를 까고, 굴 까느라 어깨가 빠지고 다리도 아프며, 배에서는 목숨을 걸고 어획량을 늘이려 애쓰고, 즉석 청국장을 만든 분은 하루 2시간 이상 자지 못한 게 습관이 되었다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예전에 남부지방에서 굴을 포대로 사왔던 적이 있다. 그때 엄마와 나는 정말이지 굴을 삶고 까느라 고생을 했다. 물론 정말로 맛있어서 이후 그런 굴을 먹어본 기억이 없을 정도였다. 값진 노동 후의 꿀맛이라 그랬던가. 한 번도 이리 힘들다 하는데 날마다 그렇게 까는 분들도 있다는 사실에 절로 숙연해진다. 

 알찬 정보와 감동이 함께라 좋은 책이었다. 예전에 읽은『기적의 사과』가 떠올랐는데 역시나 저자도 그 책을 읽었다고 한다. 농사도 과학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대하는 마음인듯하다. 내 자식이 먹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함부로 다룰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는 웰빙식품이란 어쩌면 누군가의 정성과 마음이 진심으로 담긴 식품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전국 방방곳곳에서 부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수많은 이들의 땀방울에 우린 빚지고 있다.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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