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로 돌아가는 연습 - 삶의 방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영혼 처방전
팻시 로덴버그 지음, 김정미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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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온통 싱그러운 초록색 잎으로 뒤덮인 표지를 보니 눈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시원해진다. 그리고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의 실루엣을 잠시 살펴본다.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 하는 듯한 두 사람은 소통이 원활해 보인다. 이제 저 의자에 나와 누군가가 앉아 있다고 가정해본다. 그때도 이런 자연스럽고 유연한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더없이 만족스러울 것이다.
 

 저자 팻시 로덴버그는 세계적인 발성·연기 코치이자 셰익스피어 전문가라고 한다. 그래서 책에는 셰익스피어의 대사, 작품 인물 등이 간간이 등장한다. 그리고 현재에도 유명 배우들을 가르치며 정기적으로 지도한다고 한다.

 

 『행복한 나로 돌아가는 연습』은 온전하게 나와 만나는 연습이자 그럴 때에야 비로소 행복을 느끼는 것에 대해 말한다. 조금 생소하지만 제1 원, 제2원, 제3 원이라는 세 가지 상태에 대해 독자가 구분하도록 이를 끊임없이 설명한다. 그래서 처음에 다소 생소하던 이야기에 곧 귀 기울일 수 있게 된다.

 

 결론은 생생하게 깨어 있는 순간을 유지하라는 것인데 그 상태가 제2의 원이다. 습관으로 굳어진 그간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바꾸기란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연습을 통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의 에너지로 세상과 온전히 교감하고 그것을 통해 에너지를 돌려받은 순간을 더듬어보는 것이다.' (19쪽.) 신비주의에 빠지라는 게 아니라 내게 감흥을 일으킨 대상(자연, 사람 등 모든 것.)을 기억해보거나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정신이 번쩍 든 순간 등을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쉽다.

 

 또한, 군대에서 지독할 만큼 군기를 중시하는 이유가 병사들이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서 적과의 싸움이나 대면에서 죽이거나 하는 일에 무감각하게 길들이는 것이라는 말도 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떠올랐다. 그들의 마주침과 소통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앞으로는 아예 서로 마주칠 일이 없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기술이 발달해서 버튼 하나로 무기를 날려보내고 하면 끝나기 때문인데 그렇다 해도 여전히 반대되는 상태로 서로 마주칠 가능성은 크다. 서로의 눈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잠시 다른 이야기였던 것 같지만 사실 같은 이야기였다. 서로 잔뜩 긴장한 채 마주한다는 상태야말로 제2 원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의식이 강렬하게 깨어 온 에너지가 모인 상태이니까. 이런 상태에서 행하는 일들은 당연히 무의식적으로 행하던 상태와 확연히 다르다. 물론 다른 제1 원, 제3 원의 상태에서도 무언가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 문제는 어느 하나에 우리가 치우쳐 살고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실재하지 못하게 되므로 습관화된 에너지를 바꾸는 연습을 하라는 게 저자의 요점이다. 나머지 원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 자세히 설명하지만 제2 원에 대해서만 대충 적어보았다.

 

 우리에게 흐르는 세 가지 에너지를 파악하고 치우침 없이 또한 실재하는 제2 원에 머무는 연습이야말로 행복한 나로 돌아가는 연습이다. 사실 세 가지 에너지 이야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러지 않아도 이미 느낀 적이 있을 테고 이를 바탕으로 저자의 실행법을 연습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호흡법 등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 보인다. 배우뿐 아니라 모두에게. 번역 때문인지 개념 때문인지는 모르나 집중이 조금 흩어지기는 했지만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한 번에 읽기보단 나누어 읽는 게 맞는 책이었다.

 


 

이보게,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하지는 말게. 그 사람의 입장에는 한 번도 서보지 않았잖은가.

 

-엘비스 프레슬리.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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