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위한, 나를 위한, 모두를 위한 감정코칭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존 가트맨.최성애 박사의
존 가트맨.최성애.조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2월

 부모가 되니 아이를 이해하고 싶어서 육아서를 조금씩 찾아 읽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말보다는 울음으로 먼저 표현하는 시기의 아기와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의사소통의 이면에 내재한 서로의 감정표현에 관심이 부쩍 생겼고 그러던 차에 만난 책이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이었다. EBS 다큐프라임의 절대 팬으로 방영 예정이라는 말만 듣고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세 명인데 존 가트맨은 감정코치(emotion coach)라는 신개념의 교육을 개발하여 전 세계 양육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라 한다. 이 방법을 국내에 도입하여 실제사례를 책에서 알려주고 치료하는 사람이 최성애와 조벽이다. 어쨌든 우리는 이 세 사람의 저자에게 감정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를 선물 받게 된다.

 

 감정코칭 5단계로 구분해 설명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굳이 구분할 필요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일단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시작이다. 즉, 아이의 현재 마음상태를 이해하는 일이 우선이다. 억울한 것인지, 화가 난 것인지 등의 상태를 파악하고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공감하는 것인데 이때 하지 말아야 할 부모의 행동은 앞선 추측성 말이나 아이를 무시하는 태도 등이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고 마지막으로 문제까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게 감정코칭 5단계이다. 특히 실제 사례를 들어 알려주기 때문에 막연하게 생각할 필요없이 적용할 수 있고 이해하기도 쉽다. 

 

 또한, 부모가 먼저 감정에 솔직해야 아이를 올바르게 살피고 감정코칭 할 수 있는 등의 여러 가지 유익한 내용이 많다. 그렇다면 왜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일까. 이유는 이렇다. 초감정은 무의식중에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초감정을 우선 이해해야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유아기 때 주로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나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시기에 생긴 초감정으로 평생을 시달리거나 힘겨워 할 수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지금의 내가 하는 생각이나 행동 중 어딘가 불안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초감정을 먼저 찾아내 이해해야 한다. 그에 대한 내용은 본문 85쪽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아이 때 감정코칭을 제대로 받는다면 아이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충 짐작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느꼈지만 어떠한 심리학에서보다 흥미롭고도 쉽다는 게 장점이다. 돌도 되지 않은 아이를 위해 읽고는 있지만, 아직 몸으로 아이와의 충돌을 느끼지 못해서인지 아이들의 실례도 좋았지만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게 하는 점이 강하게 와 닿았다. 결국, 이 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면서 동시에 부모를 위한 감정코칭이었다. 나를 돌아보고 배우자를 돌아보게 하여 서로의 벽을 말랑거리게 하여 무언가가 통하는 벽이 되게 해준다. 현재 아이와 씨름 중이라면 역시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아이와 부모 사이의 벽을 해제하거나 말랑하게 하거나. 모든 변화의 시작은 부단한 작은 노력의 성과이다.

 

 아이의 자아존중감을 찾아주고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려면 부모가 먼저 자신의 틀을 깨야 한다. 비난이나 경멸, 무시하는 일은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간단한 감정코칭임에도 결국 부모가 자신의 내면을 찾고 바로 볼 때 비로소 감정코칭이 가능하다는 단순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가만히 아이를 안고 서로의 심장 뛰는 소리를 느끼며 눈을 맞추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