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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왜? - 상상초월 아들행동설명서
오야노 메구미 지음, 정난진 옮김 / 팜파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태생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한다. 한동안은 남자와 여자로 길러지는 양육법에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그 의견에 어느 정도 수긍은 하지만 그렇다고 차이를 무시하고 똑같이 양육할 수는 없다. 근본적인 성품을 알고 이해해야 대처할 수 있다. 더구나 엄마와 아들은 다른 성을 가져서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다. 사랑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도대체 아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이런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이다. '상상초월 아들행동설명서'를 읽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아직 우리 아들은 돌도 되지 않았지만, 형님 아기를 키울 때 함께 살았기에 여자아이와 정말 다르다고 날마다 생각한다. 기본적인 아기들의 특성은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행동패턴은 성격 등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아들이라서, 딸이라서일 때가 흔했다. 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특성은 앞으로 아들이 커가면서 직면할 생각을 하니 솔직히 웃음만 나온다. 물론 닥쳐보면 힘 빠지고 어이없겠지만, 지금은 그렇다. 벌써 체력의 한계가 드러난다고 하던 나는 앞으로 점점 힘, 고집 등 모든 것이 세지고 커갈 아이를 보며 잘 이해해서 익혀두어야겠다.
보통 남자아이는 산만하고, 위험한 행동을 골라 하고, 무뚝뚝하고, 지저분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책에도 그런 특성에 대해 나오는데 그것이 그들의 특성이니 받아들이라 한다. 무조건 혼을 내도 다음번에도 똑같은 행동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특성이 아들의 성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했고 좋았다. 또한,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과 감정표현에 서툰 이유 등도 알려준다. 그래서 쉽고 재미있다. 현재 어느 정도 한참 자라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라면 공감하고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좋았던 점은 아들뿐 아니라 남편도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다큐나 다른 책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해 본 적은 있지만, 이 책에는 소소한 일에 대해서도 나와 있어 실생활에 흔히 있는 일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남편에게 책에서 나온 아이의 행동과 남편(책)의 해결책을 말해주고 당신도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남편에게도 많이 물어야겠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일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물며 나와 산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남편을 이해하기도 아직 쉽지 않다. 게다가 남편과 같은 성의 아들 또한 새로운 과제이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그것도 이왕이면 즐겁게!
그렇다고 무조건 참지만 말라고 하는데 특히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다. 아들이 사춘기가 되었을 때 어느 엄마가 아들의 방에 곽티슈를 주며 하는 소리가 있었는데 대범하다고 할까. 정말 시원시원한 성격의 엄마였다. 이 엄마는 남자 형제들 속에서 자라서 아들의 특성을 잘 이해했다. 무턱대고 혼내지 말고 한 번쯤은 왜 그랬을지 아이의 처지에서 돌아봐야겠다. 이제 아이 키우기에 입문했지만, 아이나 아들 혹은 그 무엇이든 관계를 맺어간다는 일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육아서였다. 남자아이의 본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어 좋았다. 어서 커서 함께 산책하러 나가고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물장난도 하고 싶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 추억이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