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위스퍼 - 행복한 엄마들의 아기 존중 육아법 베이비 위스퍼 1
트레이시 호그, 멜리다 블로우 지음, 노혜숙 옮김, 김수연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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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읽고 싶은 육아서에 들어 있었다. 미리 읽었어도 좋았겠지만, 아이가 8개월이 된 지금 읽어도 괜찮았다. 오히려 아기가 태어나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고 할까. 그래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책 분류대로라면 우리 아기는 천사 아기+모범생 아기+씩씩한 아기라 예민하거나 심술쟁이(사실 심술쟁이라는 표현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아기가 일부러 심술을 부리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뭐 어디까지나 구별하기 위한 저자만의 분류겠지만.) 아기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니 조금 수월했을지도 모르지만, 아기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우리 아기는 너무 활발해서 체력이 부실한 내게는 힘겨웠다. 이렇듯 부모라면 알만할 것이다. 다만, 정도의 차이라는 것을.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아기를 존중하라는 것이 첫 번째다. 정말이지 공감한다. 아기가 뭘 아느냐고 하지 마시라! 아기는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느낀다. 낯선 세상에 와서 적응하려면 얼마나 힘들지 헤아려야 한다. 그런데도 아이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서로 힘들기 마련이다. 그 적응시간을 줄여주는 책이 <베이비 위스퍼>다. 물론 어떻게든 아기와 부모는 서로에게 적응한다. 그러나 몸이 회복되지 않은 엄마는 하루라도 빨리 아기와 교감을 나누고 싶어한다. 왜 우는지 이유를 몰라 쩔쩔매며 에너지 소모를 하다 결국 탈진하는 일은 정말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레이시 호그가 말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E.A.S.Y를 생활화하라는 건데 E는 수유를, A는 활동, S는 수면, Y는 엄마를 뜻한다. 자세한 것은 책에 설명되어 있는데 나름의 규칙을 정해 계속 진행하면 아기는 그 생활에 적응하고 미리 예측할 수 있어서 아기와 부모가 모두 편안한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기의 욕구를 채워주고 엄마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할 여유가 생기니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육아다.

 

 그러나 꼭 규칙대로 아기에게 강요하거나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다. 아기는 공장에서 규격화된 무언가를 만드는 일과 전혀 다르니까. 그래서 융통성이 필요하다. 다만, 어느정도의 틀을 잡아두고 시간분배를 조정하라는 것이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이미 아기가 아니다. 어른도 그런 생활은 힘들다.  

 

 내 경우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으로 오지 않고 조리원에 2주를 더 있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친정엄마가 산후조리를 도와주시며 아기도 함께 봐주셨다. 정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걸 보니 힘들었던 시간은 역시나 지나간다는 걸 기억해야겠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아주 조금은 비켜갈 수도 있을 것이다. 임신 때 미리 읽어도 괜찮을 거 같다. 아기를 존중하고 원하는 것을 해주면 서로 웃는 시간이 더 많아지리라.

 

 지나고 보니 책에서 말하는 아기의 신체언어나 표현이 내 아기에게 100% 맞는 건 아니지만 참고할만하다. 일단 부모로서 하나의 확고부동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엄마가 되면 별거 아닌 일이나 아기의 행동에도 의미를 부여해 판단력이 흐려진다. 그래서 좋다는 육아법에 휘둘리지 말고 나만의 육아법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물론 좋은 육아법을 참고한 후 내 아기에게 맞게 한다면 더 좋겠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러 요령이 어떤 엄마와 아기에게는 기막히게 잘 맞을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방법에 대한 의견은 각자 적용 후 판단할 것이지만 트레이시 호그의 아기 존중법은 모두가 배웠으면 한다. 기억에 남는 또 한가지는 아기에게 존중의 둘레 그리기였다. 보이지 않는 원을 그려 아기의 사적인 공간을 보호하는 방법인데 의미심장하다. 자는데 누군가 갑자기 달려들어 안고 흔들면 기분이 과히 좋지 않을 거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기가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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