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전쟁 - 세계 최강 해군국 조선과 세계 최강 육군국 일본의 격돌 우리역사 진실 찾기 2
백지원 지음 / 진명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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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전쟁 하면 6·25전쟁(한국전쟁)이 떠오른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조일전쟁까지 두 개의 전쟁을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조일전쟁이란 우리가 교과서에서부터 임진왜란으로 배운 전쟁을 뜻한다. 조선시대에 일어났고 7년이란 긴 시간의 전쟁으로 17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동양전쟁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할 정도이며 동아시아 국제전이 바로 '조일전쟁'이란 말을 의미한다.   

 조선, 일본, 명까지 가세했던 대규모 전쟁이 임진년의 왜구의 침략으로만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견해를 펴내며 당시의 조선과 주변 나라 등에 대해 하나씩 풀어두고 있다. 전쟁이 일어난 원인과 시대적 배경으로 당시 일본의 상황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배하게 된 역사적 사실까지 올라간다.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자면 저자는 역사학자가 아니다.대학 졸업 후 남미로 이민 갔다가 현재는 미국에서 역사클럽 활동을 하고 있고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란 정도이다. 책은 두 번째로 내며 이전에 낸 책 <백성 편에서 쓴 고조왕조실록, 왕을 참하라>에서도 파격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호기심과 새로운 시각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면서 솔직히 조금 놀랐다. 

 다름 아니라 저자의 글투때문이었다. 물론 글의 내용도 내가 알아 온 내용과 다르지만, 그것은 놀라움이기보다 다양한 시선의 접근에 가까웠기에 흥미로웠다. 저자의 글에서 당시 왕이던 선조의 앞에는 자주 '등신 같은 선조'란 말이 따라붙었으며 이 밖에도 상양아치니, 무식한 네티즌들이니, 왕을 애라고 표현하는 등 직접적인 개인적 감정을 드러낸 다소 과격한 느낌의 단어들이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물론 글은 개인을 반영하니 글투가 모두 소설 같은 문학작품처럼 아름다울 필요까지는 없지만 예는 지켜주며 객관적인 느낌 유지를 위해 어느 정도의 감정은 드러내지 않는 게 예의 혹은 미덕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말하는 미덕이란 무조건 미화시키고 덮자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의 주장을 펼칠 때 감정이 아닌 객관성에 따라야 하며 그러려면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굳이 개인적 글투를 유지하려거나 표하려면 이런 방식이 꼭 아니어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개성적인 글투는 좋지만 실로 안타까웠던 이유는 친구와 만나 소주 한잔하며 정치욕을 하듯 꺼리낌 없는 여과되지 않은 반응은 독자인 내게 단점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럼에도 이 책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책의 발단이 된 원인이 확실하며 그에 대한 설명이 조목조목 진행되기 때문인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려준다. 받아들이는 건 독자의 몫이겠지만 정말 괜찮은 소재(아이템)였다. 예를 들자면 행주대첩은 실은 행주에 돌을 날아 이긴 게 아니라 조선군의 최신화기가 동원되었었다는 점 등이었다. 드라마에서 왜구의 조총 앞에서 무력하게 쓰러지던 조선군의 모습이 다가 아니었던 것이다. 전쟁 초기에는 물론 조총의 등장에 놀라워했으나 이듬해부터 자체적으로 왜구의 조총보다 성능 좋은 최신 총기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작은 사실들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자료조사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더 말하면 이순신 장군의 해군 상승 신화의 전설(8장)에 대한 객관적 내용도 좋았다. 어떠한 역사든 승자의 기록이며 존경심과 여러 가지가 더해져 신화적 성격을 띠어 후세로 전해지는 게 그런 과정에서 걸러지고 재창조되는 것에 대해 떠올리게 했다. 의병의 활약 부분을 통한 부분도 인상깊었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진 수많은 이름 모를 이들... 이 책으로 그중에 기억하게 된 이들도 있었다.  

 가장 많이 왜곡된 역사 부분이 조선사라고 한다. 그만큼 벗겨 내야 할 부분이 많아 재조명을 꾸준히 해아하겠다. 저자의 탄식처럼 우리나라의 역사교육 문제도 더는 버려둬서는 안되겠다. 이 책을 더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문장을 조금씩 다듬어서 개정판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실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만큼 역사를 재조명해서 역사책이 활발하게 나오는 일은 기쁘나 대중에게 외면받지 않으려면 일단은 독자에게 불편함보다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 눈에 더 들어오길 바란다. 사실 그런 부분을 빼고 보자면 제법 괜찮은 내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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